개혁개방을 통한 북한의 정상화와 남북교류
인터뷰 - Calvin Chua 조선익스체인지 프로그램 매니저
1. 서론
통일을 하려면 이념과 국가 체제가 동질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먼저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여 정상 국가화로 나가야 한다. 정상국가화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고 국제법을 준수하는 국가이다.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EU처럼 경제적 교류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에 시장경제의 자본주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먼저 북한 사람들에 대한 경제와 기업 경영 교육이 필요하다. 사례로 이러한 사업을 하고있는 싱가포르의 대북 NGO단체인 Choson Exchange가 북한에 어떠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향후 남북협력을 할 때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어떤 사업을 할 수 있는지 시사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2. 인터뷰 내용
- 조선익스체인지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조선익스체인지는 싱가포르 20-30청년들이 주축으로 만든 대북 NGO이다. 지난 14년 동안 3,000명의 북한 주민들의 창업을 지원해왔다. 조선익스체인지의 프로그램은 주로 교육에 집중되며 북한에서의 활동과 싱가포르 등 외국에 초청하여 이루어지는 활동 두 가지로 나뉘어져있다.
젊은 기업인 네트워크
먼저 북한 내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으로는 “젋은 기업인 네트워크(Young Entrepreneurs Network)”가 있다. 전 세계의 전문가가 자원봉사로 북한에 가서 북한 주민들을 가르친다. 북한의 기업가와 예비 창업자들에게 단기 MBA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 마케팅, 사업설계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전문가 그룹에는 변호사, 대학 교수, 국제기구 컨설턴트 등 국적과 직업이 다양하다.
Mini MBA
또한, 조선익스체인지는 기업인과 예비창업자 뿐만 아니라 기업경제 관련 북한 공무원들을 싱가포르로 단기 MBA 과정에 초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단기 Mini MBA과정은 3개월 동안 북한사람들을 싱가포르로 초대하여, 전문가들 특강 형식으로 진행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조선익스체인지가 커리큘럼을 만들고 전문가와 교육 장소를 직접 설계한다. 싱가포르에 있는 경영학, 회계학 박사들이 교육을 한다. 회계학, 마케팅, 경영학, 재무 등 경영의 기초적인 부분을 가르친다.
장학생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위탁 프로그램으로서 NTU MBA (Nanyang Business School)에서 2년,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MPP(Master of Public Policy)에서 1년 과정에 학교별로 2명의 북한 공무원을 초청하여 인터뷰를 거쳐 선발하여 교육한다. 선발된 북한 공무원들은 경영과 정책을 세계적인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여성 기업가 지원 프로그램
또 다른 프로그램에는 “여성 기업가 지원(Women in Business)”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북한의 여성 기업가들에게 교육기회를 주어서 경제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사업을 원하고 실제 사업을 하고있는 북한 여성들을 선발하고 있다.
북한 경제에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그 영향력도 많이 커지고 있다. 남성들은 국가에서 정해주는 직업에서 일을 할 때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거나 중소규모 사업소와 국영 기업소에서 일을 하면서 커 나간다. 이런 일하는 여성들을 선발해서 2주일정도 싱가포르로 초대하여 교육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교에 위탁교육을 하지 않고, 조선익스체인지에서 강의 장소와 교수들을 선발하여 가르치고 있다. 강의를 담당하는 분들은 주로 변호사, 기업가, 비즈니스 컨설턴트 등이있다. 또한 교육 과정에는 싱가포르 기업들을 방문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들어있다.
싱가포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북한 사람들은 어떤 반응이었나?
싱가포르에 온 북한 사람들은 북한이라는 우물을 벗어나 세계적인 기업경영기법을 배우면서 깊은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은 싱가포르에서 젊은 창업자들이 많다는 것에 놀란다. 싱가포르 젊은이들이 자기 뜻을 펼치며 열정적으로 일한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직업이 국가로부터 주어지는 북한에서의 수동적인 삶을 보다가 직업을 선택하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세상을 본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특히 싱가포르 경제모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권위적이고, 정치적으로는 단일당이 지배하는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싱가포르가 궁금하였던 것 같다. 이러한 맥락으로 2015년 북한에서 싱가포르 경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였으며, 김정은 또한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관료와 경제학자들을 싱가포르에 보내는 등 경제 개혁개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창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조선익스체인지의 CEO인 제프리(Geoffrey See)는 2007년 북경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을 통해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에 놀라웠다고 한다. 한 북한 여대생은 자신의 꿈이 “비지니스 지도자”라면서 다음에 북한에 올 때 경제서적을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 생각보다 북한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경제와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 이후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3,0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열의를 갖고 교육을 받았다.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 비즈니스 창업으로 연결된 사례는?
조선 익스체인지에서 주관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북한사람들은 본국에 들어가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평양의 소규모 상점부터 중소규모의 기업까지 창업이 이어지고 있으며, mini-MBA과정에서 배운 마케팅, 홍보 기법을 북한에 맞게 시도하기도 한다. 커피숍의 쿠폰이라는게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만 북한에서는 이마저도 새로운 시도로서 나타났다. 고객을 더 끄는 이러한 간단한 방식부터 경영방식이 좀더 고급화 되어가고 있다.
또한 경영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나타나고 있는데 싱가포르에서 Mini-MBA 교육을 받은 북한사람들이 북한에 돌아가 창업 및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다. 일례로 2015년도 말 과학자들이 운영하는 북한의 은정과학지구 (경제특구 중 하나)에 과학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업을 만들려고 했는데, 북한에서 경영기법을 배워온 사람들이 과학자들에게 창업 및 경영 멘토링을 해주었고 실제로 몇개의 기업들이 탄생하였다.
3. 시사점
싱가포르의 조선익스체인지는 북한에 경제와 경영 즉 시장경제를 가르치면서 자본주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북한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이 필요하고 이는 세계와의 경제교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경제성장을 위한 노력이 세계와 정상적으로 교류하고 정상국가가 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업이 생기고 돈이 돌고 사유재산이 인정되고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가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과 제도 또한 시장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에 맞게 재정비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싱가포르의 조선익스체인지가 했던 것처럼 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 조선익스체인지가 주는 한국에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조선 익스체인지의 프로그램 벤치마킹
우리나라에서도 북한 기업가 등에 대한 기업경영과 시장기능에 대한 교육을 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몇년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선익스체인지 팀을 싱가포르에서 만나 프로그램에 대해 조언을 받고 서울시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이 들렸다. 하지만 실행하지는 못한 것 같다. 현재 남북한의 협력이 교착상태라 한국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요구에 화답하고 우리와 진정으로 협력을 할 생각이 있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단 국가 차원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교류를 하려는 민간단체를 지원하거나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교류도 점진적으로 가능하다. 서울시나 강원도, 파주시 등 예산이 있거나 북한에 인접한 지자체가 직접 북한에 제안하는 것이다. 북한 도시와의 1:1 교류도 가능할 것이다.
창업인큐베이팅 센터와 남북합작 MBA
북한과 합작으로 창업인큐베이팅 센터를 개성이나 평양에 세워 북한 내 창업가들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북한에 남북 합작으로 MBA를 가르치는 경영대학의 개설도 고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성공단에 남북자유무역지대를 만들고 그곳에 창업인큐베이팅 센터, 남북 합작 경영대학을 짓는다면 의미있을 것 같다. 훗날 북한 경제가 개방되고 우리의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한다면, 이들을 고용하더라도 선진 경영기법을 배웠기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북 경제교류 및 협력정책은 연속성이 중요
얼마 전 북한을 탈북한 엘리트 청년에게 들었다. 북한 공무원들이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중간에 잘못되면 숙청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 북한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협력이 분리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정치적 상황이 바뀌더라도 북한에 대한 경제 및 교육 협력이 지속되어야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해서는 경제교류 및 협력정책은 최소 10년, 길면 20년이 넘게 지속되어야한다. 북한에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싹트고 물을 뿌리고 자생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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