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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Nov 03. 2024

프랑스 노랑조끼 시위와 마크롱 리더십

마크롱, 대국민 대화로 떨어진 지지율 다시 끌어올려

2019년 파리에 있을 때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를 가려고 하니 버스와 지하철이 운행을 하지 않았다. 보통 차비를 아끼기 위해 한달 교통 사용권을 구입했는데 거의 몇번 쓰지 못한것 같다. 뉴스를 찾아보니 교통관련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일제히 파업을 했다. 밖으로 나가니 노란조끼를 입은 시위대들이 온 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프랑스 시위의 상징인 노란조끼 시위였다. 4년전에는 마크롱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였지만 이번에는 연금개혁으로 생겨난 노란조끼 시위였다.


4년 전 노란조끼 시위는 마크롱의 친시장 친기업 정책으로 인해 불만이 쌓여있던  노동자들이 유류세 인상으로 불만이 터지면서 시작됐다. 그들은 유류세 철폐와 불평등 해소 등을 외치며 마크롱 정권을 압박했다. 결국 마크롱은 유류세 추가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그 직 후 마크롱의 지지율은 빠르게 떨어졌다. 2018년 11월에 25%를 기록하였고 마크롱의 개혁 정책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동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마크롱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선다. 2019년 1월부터 3개월간을 국가대토론(Le Grand Débat national)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을 돌면서 노란조끼 시위대를 포함한 마크롱 정권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단체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마크롱은 현 정부의 친시장 친기업 정책들이 촉발한 불만들을 가지고 있었던 이해당사자들을 만났고 야유와 봉변을 당하면서 일일이 그들을 설득했다. 이에 노동개혁과 부유세 폐지 등 반발이 큰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만나서 설득하면서 지지를 얻었으며 덕분에 냉담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고 여론을 개혁에 우호적으로 돌렸다.


그 결과 국민대토론 전 25%으로 떨어졌던 지지율은 국민대토론 직후 27%, 2019년 8월 이후 34%까지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마크롱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오른 직후 마크롱은 집권 후반기 최우선 국정과제인 연금개혁에 시동을 건다. 프랑스의 국민 연금은 적자가 매우 심해 안정적인 운영이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프랑스의 연금은 42가지로 구분돼 있는데 각 직업군마다 연금 수급 연령과 액수가 나눠져 있었다. 마크롱은 42가지로 나눠 운영되는 복잡한 퇴직연금을 연금체계를 일원화하고 연금수령 가능 나이를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상향 조정하는 개혁안을 추진했다.


마크롱의 연금 개혁이 발표되자 프랑스의 모든 국민들로부터 비판이 쏟아졌다. 프랑스 대혁명의 나라답게 모든 시민들이 대통령의 결정에 저항하며 집 밖 광장에 모였다. 도시의 인프라들이 마비되었다. 특히 3개월 동안 교통이 마비되어 학교를 못간적이 부지기수였다.


특히 연금개혁에 있어서 기존보다 불이익을 보는 대상은 보건 의료, 교통 분야 종사자들이었다. 이들은 다른 직군보다 법적으로 5년 일찍 은퇴하여 연금을 57세 정도부터 수령한다. 특히 지하철 공사 직원들은 하루 종일 열악한 지하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빠른 은퇴였다. 이들은 50 중반에서 은퇴해 연금을 수령하면서 사는 것을 꿈꿔왔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마크롱의 개혁 이후 이들의 은퇴연령이 거의 7년이 미루어지기 때문에 강한 반발을 불러왔던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리 지하철 공사 직원들의 파업 때문에 교통이 마비가 된 것이었다.


개혁의 성패는 지도자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그 당시 노란조끼 시위와 마크롱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느낀 점은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내 의견에 동의하고 지지하는 시민들만 국민들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리더라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국민들이 현재 지지하지 않는 정책을 밀어붙여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도 생기고 더 나아가 온 국민이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라면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설득해 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념을 갖고 국민들과 소통하고 설득한다면 국민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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