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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Jul 03. 2022

5편 : 군부는 왜 쿠데타를 일으켰는가

2020년 11월 미얀마는 두 번째 민주주의 선거를 치뤘고 아웅 산 수 치가 이끄는 NLD 등 민주진영이 압승함에 따라 군부의 불안이 증폭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이에 따라 2021년 2월 1일 군부는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쿠데타를 일으켜 총선 결과를 무효로 하고 아웅 산 수 치 국가 고문과 윈민(Win Myint) 대통령을 비롯한 NLD 출신 국회의원들을 대거 구속하거나 가택에 연금하였다.


군부가 주장한 쿠데타 근거는 2020년 11월에 시행된 미얀마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것이다. 군부는 정부가 일부 소수민족의 참정권을 박탈, 유권자를 이중등록하고,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2018년, 미얀마 NDI(National Democratic institute)에 있을 때 소수민족들의 선거 현황에 대해 소수민족 국회의원들을 인터뷰하며 조사하였는데 이와 비슷한 조사 결과를 얻었었다.


실제로 소수민족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소수민족이 교통인프라도 잘 갖추어져 있지 못해서 투표소에 못 나가고, 일부는 주민등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참정권도 없다고 하였다.


이는 인프라 및 제도적 문제로 앞으로 미얀마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였지만, 몇 십 년간의 군부 정치 속에서 소수민족 지역 인프라 개선에 관심이 없었던 독재 정권의 문제였다.

미얀마의 국회의사당 


금권 선거 부분은, 대부분 민주진영 국회의원들은 민주주의 운동을 평생 해왔던 사람들이라 금권 선거를 할 만큼 재산을 모으지 못했다.


내가 아는 민주진영의 자녀는 나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평생을 민주주의 운동에 투신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경제적 고난을 겪었다고 말했다. 차라리 독재 정권하에서 공기업까지 지배했던 군부 출신 국회의원들이 금권 선거를 했다면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


사실 이번 쿠데타의 이유는 군부가 자신의 권력과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일이다.


아웅 산 수 치의 군부 세력 약화 정책, 갈등이 증폭되다


아웅 산 수 치는 2015년 첫 민주주의 총선 이후 미얀마의 완전한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위해 군부 세력을 약화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처음 몇 년까지는 군부와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국정운영과 개헌을 시도하였으나 이후 어느 정도 민주진영의 세력이 자리 잡자 군부와의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개헌을 시도하려고 하였다.


특히 아웅 산 수 치는 2020년 3월 군부 의석수를 15년 안에 축소하는 법안을 마련하였고 이에 군부가 큰 반발을 하였다.


이처럼 아웅 산 수 치는 국가 권력에서 군부를 배제 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왔고 나는 2018년도 당시 관련 이야기를 NLD 소속 국회의원에게 듣기도 하였다.


생각해보니 NDI의 국회의원들을 위한 공공정책 수업에서 보통 12명의 민주진영, 3명의 군부 의원들이 모였는데 서로 대화는 하지만 무엇인가 긴장감이 가미된 미묘한 관계에 있었다.


군은 어디까지나 제한된 민주주의를 원했다. 특히 군의 기득권이 보장된 하에서 민주주의 정권과 양립하려고 하였으나 독재와 민주주의는 애초에 빛과 어둠처럼 서로 동시에 존재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아웅 산 수 치와 군부가 서로 미묘한 관계 속에서 줄을 조심히 당기는 상황이었으나 결국 군부는 민주화에서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은 것 같다.


군부는 사실상 쿠데타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경제 개혁 개방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또한 독재 정권하에서 경제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민주주의를 탄압하였고 그것이 정당화되었기 때문에 미얀마 군부 또한 경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쿠데타와 독재를 정당화 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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