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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Dec 04. 2022

중국에 팔려가는 탈북 여성들의 슬픔을 보며

지난 14년간 본 탈북민들의 슬픔과 우리가 해야 할 일

나는 북한과 통일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다. 첫째, 남북한이 갈라진 현 상황은 민족의 비극이고 기독교인 나로서 무언가 그들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게 있었다. 둘째는 통일을 하면 경제적인 번영을 누리고 우리가 강대국으로서 더이상 주변의 위협과 눈치를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우리가 다른 국가로 인해 다시 한번 슬픔과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되기까지는 10년동안의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두만강에서 북한을 바라보다


2008년도 나는 중국의 연길에서 공부할때 사촌들과 두만강을 방문한적이 있다. 그 당시까지 나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그날도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두만강을 방문한 것이었다. 하지만 두만강에서 북한을 바라보고 있는데 왜인지 모르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 곳에 우리와 같은 민족이 살고 있구나. 그날부터 나는 북한과 통일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중국 쪽 두만강에서 바라본 북한


중국의 시골에 팔려가는 탈북여성들


2013년에 나는 대한민국 공군 학사 장교로 임관하였다. 그 당시 부대에는 외부 강사들이 와서 안보에 관한 교육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하루는 탈북민 여성이 강연을 하러 부대에 방문하였다. 크게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탈북을 한 탈북민이었다. 북한의 함경도 지방에서 살던 분이었는데 굶주리고 너무 가난해서 어느 날 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갈 생각을 했다고 한다. 도강하는 방법을 알아보던 중 한 탈북 브로커를 만났고 그 브로커는 그녀를 도와 강을 건너게했지만 공안에 고발한다는 협박을 하고 중국 시골의 한 장애를 가진 남자에게 팔아넘겼다. 그 브로커는 인신매매범이었던 것이다. 많은 탈북여성들이 그렇듯이 이러한 피해를 입으면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고 북한에 강제 송환 시 북한에서 겪을 심각한 상황을 생각하면서 어쩔수 없이 인신매매범에게 당하게 된다. 


그녀는 중국 내륙의 어느 한 시골 마을의 장애를 가진 남자와 강제로 결혼을 하였다. 사는 동안 시부모의 감시 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녀의 마을에는 그녀와 같은 처지의 탈북여성들이 있었다. 다행히 폭력은 없었지만 다른 탈북여성들은 폭력과 억압을 견디며 살고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녀는 3년 뒤에 탈출하여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강제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2020년 영국의 민간단체인 코리아미래계획(Korea Future Initative)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와 성매매 등과 관련된 '지하 시장'의 규모가 1억 500만 달러로 추정하였으며 아직도 탈북 브로커로 위장한 수많은 인신매매 사기꾼들이 탈북여성들을 속이고 있다.


탈북민이 겪는 차별과 슬픔


그 후 2018년 옥스포드에서 공부할 때 외국에 잘 알려진 탈북민이었던 이현서씨가 강연을 하러 옥스포드에 왔다. 옥스포드에는 유명한 연사들이 서는 무대인 옥스포드 유니온이라는 곳이 있다. 그녀는 옥스포드 유니온의 강단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현서씨는 미국에서 자신의 탈북 스토리를 책으로 출판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옥스포드 유니온 강단에 선 탈북민 이현서씨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의 나이를 물어보면 9살이라고 한다고한다. 왜냐하면 자유의 삶을 산지 9년째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종종 북한 압록강에서 중국 땅을 바라보던게 생각난다고 하였다. 압록강 넘어는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함과 두려움이 공존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17살때 압록강을 건넜고 중국에서 불법체류자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10년동안 북한에 있는 어머니와 동생을 탈북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한국에 왔지만 삶은 고달팠다. 탈북민이라고 말하면 일자리를 구하는게 쉽지 않았다. 

이현서씨를 기다리는 영국 옥스포드 학생들


많은 수의 탈북민들이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한국에 들어오지만 차별로 미국이나 영국 등 제 3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에는 이미 탈북민이 500명이 넘게 정착한 마을이 있다. 


그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헌법에 의하면 북한 땅은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현재 북한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사실이 그러할진대 우리는 그들을 차별하며 밀어내고 있다. 국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우리 먼저 돌이켜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얼마만큼의 관심을 가졌는가? 얼마만큼 그들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였는가?


그리고 정권이 바뀔때마다 탈북민의 생사가 바뀌고 있다. 탈북민이 어느 정권에서는 관심 밖으로 멀어지더니 그들의 인권마저 말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좌파든 우파든 탈북민 인권과 인신매매 등 인류 보편적인 가치 앞에서는 정치의 논리를 들이대지 않아야 한다. 인권과 인류애에 무슨 정치 논리가 끼어들 것인가. 


먼저 우리 스스로 탈북민을 우리와 같은 시민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린 탈북 여성들의 전수조사를 해야 하며 그들을 한명도 빠짐없이 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탈북민이 강제송환이 되지 않도록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탈북민들을 자국의 국민처럼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통일을 이야기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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