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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Dec 03. 2022

중국이 민주주의를 외치기 시작했다

10년동안 직접 겪어본 중국의 변화



중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변화


나는 2008년도와 10년 후인 2018년도에 중국에 있었다. 2008년도에는 1년동안 중국 연길의 연변과학기술대학 그리고 베이징 칭화대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다. 그 당시는 중국에서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딱히 불편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페이스북이나 구글 또한 초창기였기 때문에 그렇게 필요성을 못느꼈다보다. 나 또한 그렇게 느꼈을텐데 아무래도 중국 학생들 또한 자신들의 자유가 억업받는다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중국의 10년 전과 후


하지만 10년 후 2018년 중국에 다시 돌아갔을때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져있었다. 중국 대학생들에게 중국의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 때 자국에 비판적인 내용이 나오면 피하던 것과 다르게 공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지난 10년동안 중국은 경제발전으로 인해 소득 수준이 높아졌고 해외 여행과 유학의 기회가 많아졌다. 해외에 나가면 정말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을 볼 수 있을만큼 지난 10년간 중국 자신도 모르게 세계화에 앞장선건 중국일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에서는 유학생들이 해외의 선진 기술만을 배워오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해외 생활을 하다보면 베어오는 것이 그 나라의 문화이고 그 나라의 철학이다. 또한 그 나라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 사회의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겪고 보고 자연스럽게 내 나라와 비교하게 된다.


또한 10년 전과 비교하면 국가에서 차단한 사이트를 들어가는 기술들이 대중화되었는데 바로 VPN의 사용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의 해외 사이트들을 막으면서 중국 내에 해가 되는 정보를 막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었지만 이미 암암리에 자료 및 영상들은 해적 사이트에서 받아 볼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은 VPN을 사용하여 우회 접속하여 해외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008년도만 하더라도 VPN의 존재조차 모를 때였다).


이렇게 되면 학습과 비교가 가능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이 매우 쉬워질 뿐만 아니라 외국의 영화 및 영상등을 보며 중국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얼마전 중국 사람들이 월드컵 때 다른 국가들의 응원단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영상에 충격을 받아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대해 대규모 항의를 하였다. 저 사람들은 자유로운데 우리는 왜이리 억압을 받고 있는지 항의하였고 정부에서는 월드컵 중계에서 해외 응원단의 모습은 삭제하였다.


마지막으로 10년 전과 비교하여 중국의 개인당 GDP가 4배 이상 늘었다. 2008년도에는 거의 4000달려였는데 2021년은 1만 2천달러 정도가 되었다. 소득으로는 중진국으로 들어온 것이다. 실제로 내가 느낀 2008년의 중국은 가난했고 물가도 매우 저렴했다. 하지만 2018년도에 돌아갔을대 물가도 3배정도 오른 것이 느껴지고 좀더 잘살고 여유가 있는 국가로 변모하였다고 느꼈다. 예전과 다르게 대학생들에게도 여유가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 등 자신의 권리들을 추구하는데 이 특히 자유는 사람의 본질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가장 천부적인 요소이다.


국민들의 사회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갔는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쓰이는 위챗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을 10년 전보다 더 검열을 강화해왔다. 특정 단어 예를들어 "위구르"나 "민주주의"라고 치면 그 챗팅방을 경찰이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내가 중국에 있을때 중국 친구들이 이야기해줄 만큼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누가 공유 동영상 사이트에 정부에 반하는 영상을 올리면 바로 삭제되었고 그 사람들은 영구적으로 영상 사이트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국가의 행위를 중국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유학생인 나에게 항상 조심하라고 말해주었고 그들 또한 국가의 검열과 통제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한마디로 언젠간 터질 일이었다.


2018년도 북경에서 덴마크-중국 학교를 잠시 다니고 있을때 중국 친구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다. 그래서 VPN으로 접속하여 그 친구들에게 홍콩의 민주주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 후에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토론도 하고 과제도 민주주의에 대한 것으로 제출하였다 (교수가 덴마크인이라 가능하였다).


다만 이때만해도 사람들은 그래도 두려움과 정부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다. 대학생들은 내 자유가 억압받는 것은 알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를 사랑했고 정부를 신뢰하였다. 어쩌면 애써 그렇게 노력했을 수도 있다. 


10년 전에는 중국 친구들에게 중국에 대한 비판을 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면 중국을 무조건 옹호하였다. 하지만 10년 후에 옥스포드에서 공부했을 때나 북경에서 잠시 중국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할때 중국의 민주주의와 시진핑의 3연임, 표현의 자유 억압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고 내가 가지고 있는 평소 국가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였다. 


민주주의의 방아쇠가 된 코로나 


2019년 나는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서 공부를 마칠 쯤 박사를 지원하려고 연구 계획서를 만들고 있었다. 그때쯤 코로나가 전세계에 퍼져나가던 시기였다. 중국은 코로나를 통제하기 위해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통제하였다. 서로 안부를 물어도 사회에 공포에 빠뜨린다는 이유로 제재를 하였고 코로나에 대해 알리려는 언론과 개인을 잡아 가두었다. 중국의 지성사회에서 먼저 이러한 정부의 행동에 대해 비판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나는 이때 코로나와 중국 정부의 대응이 민주주의에 대한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고 그 주제로 민주주의 연구를 하고 싶다고 교수님에게 말하였다. 지금도 나는 코로나 사태가 중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촉발하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 중국의 상황을 보며


요즘 뉴스에서는 놀랍게도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외친다. 얼마전 3번째 연임을 한 시진핑에 대해 퇴진을 외치고 반 공산당을 외친다.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손에 백지를 들고 인권과 자유 그리고 투표 권리를 외치고 있다. 정말 10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베이징 한복판에 레미제라블의 노래까지 등장했다. 내가 생각했던 중국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백지시위를 하는 중국 학생들 (출처 : 서울신문)


이번 시위를 보면서 시민들이 자신의 보편적인 자유와 인권 등의 가치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시민의식이 높아져가는데 중국의 대응 방법은 마오쩌둥 시대외 다를게 없으니 부딪치기 마련이었다. 중국 정부 또한 이번 시위로 예전처럼 억압과 통제로 시민들을 통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중국이 더욱 선진국이 되려면 이제는 낡은 독재의 시스템을 벗어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개혁은 위에서가 아니라 이번에도 아래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중국 대학생들의 이러한 시위를 보면서 중국에 희망이 아직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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