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경제
군주는 백성의 기업을 빼앗아 그 산업에서 쫓아내지 못할지니 군주가 자기 아들에게 기업으로 줄 것은 자기 산업으로만 할 것임이라 백성이 각각 그 산업을 떠나 흩어지지 않게 할 것이니라 (에스겔 46:18)
하나님 말씀 가운데 사람은 그 사람의 삶을 유지하고 지속하게 하는 기업/산업/재산/일자리/생계유지수단/생산수단/역할 등과 뗄 수 없는 한 묶음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이 같은 것을 빼앗기고 이와 같은 것들로부터 분리되는 일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들 또 다른 살 길을 찾지 않느냐? 결국 다 잘 먹고 잘 살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과연 그러한가? 설사 순식간에 굶어 죽지는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성경이 얘기하는 방식의 삶, 또 성경이 제시하는 수준의 삶이 아니다.
약자가 고통받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도 체제는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온 세상 가득하다. 교회가 이러한 일에 앞장을 서고 있기도 하다. 한때 장점으로 가득했던 체제란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많은 단점으로 빛이 바래기 십상이다.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 체제를 그래도 유지하는 것이 낫겠다는 상황 판단에 따라 피지배자 다수가 여전히 체제 유지에 동의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헤게모니다. 하지만 단점이 도무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고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헤게모니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사실. 줄기차게 체제의 덕을 보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무리 목을 놓아 ‘체제 수호’를 외쳐대도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새롭고 강력한 흐름이 형성되기도 한다는 게 오랜 역사가 증명하는 세상의 이치가 아닐 수 없다.
언제든 중요한 것은 소수 기득권자와 지속적으로 그를 위해 복무하는 비인격적 체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고루 귀하게 지으신 모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적인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