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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돈 Oct 20. 2022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간결한 번역은 어렵고 대략 이런 뜻이었을 것이다.

아침에 숙소에서 시각장애인 한 분을 보았습니다. 이상한 일이 전혀 아닌데 분명 익숙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 쪽에서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나름 친절하게 안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쪽이 어느쪽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익숙해지며 온전히 함께 살아가는 일에 오늘 이 자리는 참으로 귀하고 또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재활을 넘어 당당한 성취의 장으로 함께 나아갑니다. 3년만에 다시 돌아온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막식 실황을 울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생방송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도움말씀에 KBS 김권일 해설위원입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 두에인 케일 부위원장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막식 축사를 통해 ‘difference(다름)를 celebrate(기념하다, 축하하다)하자‘고 말했다. ‘다름’을 ‘인정하자’거나 ‘극복하자’ 또는 ‘넘어서자’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다름’을 ‘기리고 축하하자’는 얘기는 분명 생전 처음이 아니었을까? ‘각기 다른 것을 오히려 반기고 적극적으로 즐거워하자!’ 간결한 번역은 어렵지만 대략 이런 뜻이었을 것이다.


대표적인 장애인 스포츠 탁구 경기장은 온갖 다른 것들의 한마당이었다. 선수마다 이동방법도 다르고 소통방법도 다 달랐다.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든 각종 장애가 다 망라돼 있는데 집중하고 즐기는 것은 한가지로 같았고.. 임의로 고른 방송용 두 경기는 모두 재미있고 감동적인 풀게임 명승부였다. 자원봉사자들은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공을 주워다 주었고..


‘찐이야’ 연주에 맞춰 자원봉사자들이 신나게 박수를 치는 동안 긴장을 풀고 한꺼번에 경기장에 입장하는 선수들 모습은 그야말로 일대장관이었다. 다름을 대놓고 누리는 가운데 맛보는 천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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