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과 하나님의 계약

창세기 읽고 쓰기 05 (창세기 15장)

by 최승돈

이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환상 중에 아브람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창세기 15:1)


'이 후에?' 아브람이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후가 아니라 전장에 나가기 전, '이 후'가 아니라 '이 전'에 좀 나타나셔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나님은 왜 이토록 타이밍에 대한 감각이 없으신 걸까? 주님은 정말 완전히 다른 시간대에 속한 분이신 듯.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 (베드로후서 3:8)


이렇듯 하나님의 시간 개념이 우리와 영 다르다는 사실은 우리 수준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니 일단 그냥 외워 두는 걸로 한다.


아브람의 얘기가 시작된다.


아브람이 이르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아브람이 또 이르되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내 상속자가 될 것이니이다 (창세기 15:2-3)


예의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매우 논리적이고 이치에 잘 맞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조금의 물러섬도 없이 으레 그 믿기 어려운 축복 얘기를 사실상 반복하시고.. (로봇이 아닙니까?)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시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창세기 15:4-5)


어떤 사람들은 '믿음'이라는 게 구원의 조건 치고는 너무 쉽고 단순하다지만, 이 같은 상황 속 아브람의 믿음이 그렇게 쉽고 단순해 보이는가?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창세기 15:6)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는다(以信稱義 이신칭의)'는 성경의 핵심적 가르침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구절에 근거한다. 대화가 계속된다.


또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소유를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니라 (창세기 15:7)


좋은 학생은 언제나 좋은 질문을 한다.


그가 이르되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을 소유로 받을 것을 무엇으로 알리이까 (창세기 15:8)


갑자기 주께서는 언약의 의식을 준비할 것을 명하신다. 그리고 시간이 제법 흐른 뒤, 비교적 가까운 장래에 아브람과 그의 자손들에게 일어날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반드시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히리니 그들이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벌할지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 너는 장수하다가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가 장사될 것이요 네 자손은 사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아니함이니라 하시더니 (창세기 15:13-16)


그리고 시간이 또 흐른 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극적인 방식으로 언약에 서명을 하신다. 편무계약의 대표사례.


해가 져서 어두울 때에 연기 나는 화로가 보이며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 그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과 더불어 언약을 세워 이르시되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 곧 겐 족속과 그니스 족속과 갓몬 족속과 헷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르바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여부스 족속의 땅이니라 하셨더라 (창세기 15:17-21)


하나님은 물론 이 모든 약속을 지키셨다. 그리고 약 2,000년 뒤 사도 바울은 이 날의 일을 이렇게 정리했다.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 이는 네 후손이 이같으리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그가 백 세나 되어 자기 몸이 죽은 것 같고 사라의 태가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하여지지 아니하고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 그러므로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졌느니라 그에게 의로 여겨졌다 기록된 것은 아브라함만 위한 것이 아니요 의로 여기심을 받을 우리도 위함이니 곧 예수 우리 주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를 믿는 자니라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로마서 4:18-25)


믿음!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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