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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돈 Jul 27. 2023

나의 표상 서기원 아나운서를 기리며

위원님을 일찍이 뵈었고, 짧게나마 함께 일했으며, 많은 것을 이어받아 누렸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많은 순간에도 위원님께서 특별히 인정해 주시고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신, 흔치 않은 인생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그러나 베풀어 주신 은혜에 보답을 하기는 커녕 오랜 시간 도무지 찾아 뵙지도 못하고 죽 지내왔는데, 위원님께서는 오늘 문득 이다음 세상으로 총총히 떠나가셨습니다. 망망한 바다에서 오랜 시간 바라보던 등댓불이 꺼졌습니다.


스포츠 중계방송의 마지막 시인이셨습니다. 격조 있는 음성언어로 세계 스포츠사를 기록하는 충직한 사관이셨습니다. 위원님의 목소리를 만날 때 그 흔해 빠진 공놀이와 뜀박질은 인류의 대서사시가 되었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처음 뵈었을 때 당시 위원님 나이와 지금 제 나이가 많이 비슷합니다. 모진 세월 또 지내고 나면 곧 다시 뵐 수 있겠지요.


심히 죄송합니다. 크게 감사합니다. 누구보다 존경합니다. 여전히 위원님처럼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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