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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돈 Oct 31. 2023

시계, 시간, 세월

중학교 입학기념으로 받은 선물이 손목시계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유리가 자꾸 깨져서 종종 수리를 맡겼던 기억이 난다. 초시계 기능으로 장난도 많이 쳤고..


바늘시계든 전자시계든 가끔씩 틀리는 시간을 맞춰 줘야만 했다. 정시에 울리는 라디오 시보가 매우 요긴했다. 116이었던가? 전화를 걸면 정확한 시간을 10초단위로 불러 주는 서비스도 있었다.


“지금 시각은 오후 2시 48분 20초입니다. 삑.”


방송국에 입사해서 참 좋았던 것 중 하나가 곳곳에 걸려 있는 극도로 정확한 시계. 그 시계를 기준 삼아 수시로 시계를 맞췄고, 혹 방문객이 있으면 오신 김에 정확한 시간에 시계를 맞추고 가시라고 권면하기도 했다.


라디오가 뭔지는 알아도 라디오라는 물건을 직접 구입해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세대, 다이얼을 돌려 전화를 거는 것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세대와 함께 오늘을 산다. 휴대전화에 딸린(?) 시계가 그렇게 정확한데 아직도 배터리를 교환해 가며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내가..


시보가 울리고 나는 뉴스를 읽는다. 4분 59초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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