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문고 축구부 역사 II (2023 하반기~ 2025 상반기)
* 2023년 하반기
사상 첫 전국대회 결승 진출 그리고 사상 첫 전국대회 준우승은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상문고 축구부는 금석배 준우승 이후 제천에서 벌어진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 연이어 출전했다. 첫 경기는 패했지만 이어진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고 다섯 대회 연속 조별예선 통과 기록과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팀 사상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4강에 오르게 되었다. 준결승전에서는 아쉽게 패하고 말았지만, 이어진 두 개의 전국대회에서 2위 그리고 3위를 차지한 것은 애초 모두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말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금석배 준우승과 대통령금배 3위 사이에 마무리한 전반기 주말리그 성적은 5승 2무 2패, 경인리그 2권역 10팀 중 3위였다. 초반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이기지 못한 아쉬움이 살짝 있었지만, 리그 후반부를 연승으로 잘 마무리하며 사상 여섯 번째 왕중왕전 진출권을 따냈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이동현 선수는 다섯 골을 몰아넣으며 리그 전체에서 14골을 기록, 권역 득점 랭킹 1위에 올랐다.
녹다운 방식으로 첫 경기부터 토너먼트로 진행되곤 하던 왕중왕전은 형식이 바뀌어서 조별리그로 예선을 치렀다. 중경, 전주 영생, 수원FC U-18 등 초강팀과 한 조에 속해 치열한 승부를 펼쳤는데 2무 1패로 아쉽게 조별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 산하팀이 두 팀이나 속해 있는 조에서 네 팀의 모든 경기가 한 골 차 이하 박빙의 승부였던 가운데 정말 간발의 차이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르는 아쉬움을 쉽게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우리가 운이 좋아 전국대회 2등, 3등을 차지한 게 아니라는 명백한 사실을 그야말로 온전하게 입증해 주었던 대회. 자랑스러운 우리 상문의 후배들입니다! 사랑합니다!"
다섯 팀이 경인리그 2B 권역에서 벌인 후반기 주말리그는 4무의 기록으로 참 애매하게 마무리됐다. 애초 저학년 위주로 리그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결국 시즌 6관왕에 오른, 후반기 첫 상대 영등포공고가 이어질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고학년 주전 선수들 간 대결을 요청해 왔다고 한다. 영등포공고와는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1:4, 대통령금배 준결승전에서 2:4로 다 패한 바 있다. 하지만 후반기 주말리그 첫 경기에서 양 팀 주전 선수들이 당당히 맞선 결과 두 팀의 경기는 3:3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0:2로 뒤지던 경기를 3:2로 뒤집어냈고 잘하면 이길 수도 있었던, 초강팀을 상대로 한 정말 멋진 경기였다.
10월 말, 딱 11명인 3학년 선수들이 자신들의 바람에 따라 교체 없이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하면서 후반기 주말리그 마지막 경기이자 시즌 마지막 공식 경기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고등학교 축구부 생활 3년도..
여느 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3학년들의 대학 진학 결과도 여느 해보다 훌륭했다. 특별히 이동현 군은 K리그2 FC안양과 계약해 졸업 후 프로로 직행한 상문고 사상 두 번째 선수가 됐다.
* 2024년
2024년 상문고 축구부의 출발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광양에서 벌어진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 대회에 출전했는데 D조에서 벌인 예선 세 경기에서 1무 2패,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해 버린 것이다. 다만 다수의 프로 산하팀을 포함해 물이 오른 강호들이 총집결해 치러진 대회로 왕중왕전보다 어려운 대회였다는 안팎의 평가에 위안을 삼는다.
경인리그 4권역에서는 5월까지 7경기를 치러 3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6월 중순 기준 9팀 중 3위로 대체로 준수한 성적이지만, 1위부터 5위까지 승점 1점 차로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그 다섯 팀 중 우리만 그사이 한 경기를 더 치러서 승점을 추가할 기회가 부족해 순위 경쟁에 불리한 형편이라는 사실. 이길 경기를 비긴다거나 적어도 비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친 것이 매우 아쉽다. 이 와중에 큰 성과라면 영등포공고와 무승부를 또 기록한 일이다.
‘작년 6관왕이었던 고교축구 최강 영등포공고를 상대로 두 학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우리 상문고등학교! 영등포공고는 작년에 딱 세 경기(2무1패)만 빼고 전경기 승리를 거둔 팀. 그 흔치 않은 2무승부 중 한 경기가 상문과의 경기.’
1년 전 사상 처음으로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했던 상문고등학교. 연이어 같은 대회에 출전하고자 했으나 금석배에 출전팀이 많이 몰리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 강릉에서 열리는 금강대기에 출전하게 되었다.
예선 아홉 조 가운데 여섯 조는 네 팀, 세 조는 세 팀으로 구성됐는데, 우리 상문은 세 팀뿐인 9조에 속해 예선을 치름으로써 다른 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면서 더욱 수월하게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다만 예선 두 경기를 4:0, 3:1로 다 크게 이겼어도 경기 내용이 썩 좋지 않아 다들 마음을 푹 놓기 어려웠다.
16강전에서 주천고를 상대로 3대0 완승을 기록했고 경기 내용도 대단히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팀 통산 아홉 번째였던 전국대회 8강전 상대는 수원고.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던 경기는 전후반 8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내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두 팀의 키커가 모두 실수 없이 골을 넣었다. 같은 순번 양 팀 키커의 킥이 한 개씩 골키퍼에 막힌 것만 빼고.. 골키퍼까지 양 팀 각기 11명이 나섰는데도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키커의 순번이 다시 돌기 시작했고 결국 양 팀 각기 13명의 키커나 나서고 나서야 12:11로 겨우겨우 승부를 가릴 수 있었다. 상문고의 4강 진출! 팀 사상 최초의 2년 연속 전국대회 준결승 진출이었다. 통산 세 번째 전국대회 4강이다.
준결승 상대는 중경이었다. 여러 번 겨뤄 본 상대인데 상대 전적이 썩 좋지 않다. 솔직히 이길 확률을 높게 보기 어려웠다. 저학년부 8강전 상대도 중경이었는데 1:5로 크게 졌다. 중경을 이길 수 있다는 코칭스태프의 얘기를 전해 듣기도 했지만 솔직히 믿기 어려웠다.
경기 시작 후 3분이 채 되지 않아 실점을 했다. 그 뒤로도 지극히 큰 위기를 반복해 맞았다. 비관적 전망이 맞는 거였다. 하지만 전반 종반에 공격 기회를 연거푸 가져왔고 결국 페널티킥을 통해 득점을 뽑아내면서 1:1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 초반 에이스 문현기의 발끝에서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2:1 역전! 이후 만회를 위한 상대방의 맹공이 이어지고 우리는 힘겹게 수비를 해야 했지만 후배들이 내뿜는 자신감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간 2학년 마정윤 군이 멋진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벌써 세 번을 우승해 금강대기에 특히 강하다는 팀을 상대로 3:1로 완승! 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전국대회 결승 진출이다!
‘상문, 금강대기 준결승전 3:1 승리! 팀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전국대회 결승 진출! 계속되는 상문 축구 황금세대! 가자!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으로!
상대가 아무리 잘하고 계속 거세게 공격하더라도 내가, 또 우리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될 것이 되고 만다는..’
선생님, 재학생 응원단을 실은 전세버스가 강릉에 내려왔다.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선수들을 격려하고 관전하는 가운데 결승전이 벌어졌다.
결승전 상대는 전년도 6관왕, 고교축구 최정상의 영등포공고. 상대를 잘 알고 심지어 그 상대에게 흔치 않게 위협적이기도 한 우리가 이번만큼은 절대강자를 넘어설 수 있을 줄 알았다.
경기 초반 매우 좋은 기회를 한 번 놓친 우리에게 그만한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아쉬움!
그러나 우리는 또 한 번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하게 됐고, 팀 사상 첫 2년 연속 전국대회 준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준우승팀 골키퍼로는 이례적으로 김동건 선수가 GK상을 수상했다. 고등학교 생활을 1년 더 남긴 2학년이기까지 했다.
6월 말 마무리된 전반기 주말리그에서는 권역 3위를 기록, 통산 일곱 번째 왕중왕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7월. 한 해 전 금석배 준우승에 이어 3위를 기록했던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에 2년 연거푸 출전했다. 2년 연속 두 대회 4강 이상을 바라보았지만, 결과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에 그치면서 5조 3위를 기록,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고, 저학년도 2무 1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일찍 대회를 마감했다.
왕중왕전은 경북 안동에서 벌어졌다. 지난해에는 초강팀들과의 대결에서 잘 싸우고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해 처음 왕중왕전에 도입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이번엔 2승1무로 한 경기도 지지 않고 2조 1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하지만 32강전의 결과는 아쉽게도 1:2로 역전패, 더 이상의 전진은 없었다.
* 2025년 상반기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 열리는 2월의 시즌 첫 대회는 매번 우리에게 쉽지 않아 보인다. 전통의 명문팀들은 붙박이 주전들이 졸업을 해도 금방 비슷한 전력을 갖추곤 하는데 우리 형편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프로 산하팀들과도 경쟁해야 하고 2월 대회는 여러모로 쉽지 않다. 한 해 전엔 같은 백운기 대회에서 1무2패,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1차전 내용과 결과가 대단히 좋지 않았다. 전반 초반에 중앙수비수가 퇴장당했고 무기력한 경기 끝에 0:3으로 크게 졌다. 2차전도 선실점하며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했다. ‘동계훈련 중 대학 1부리그 팀이랑 했던 연습경기에서 4:1로 이겼다더니..’ 다행히 후반전에 골이 터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3:1로 역전승, 다음 경기에서 조별예선 통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만만치 않은 상대와의 예선 3차전. 우리 선수들은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고 후반전에 터진 김태윤의 결승골로 1:0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2승1패의 성적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해 2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되었다.
대성고와 맞붙은 22강전. 팽팽한 경기 끝에 후반 11분 지영우의 프리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우리는 16강에 올랐다. 사상 18번째 전국대회(왕중왕전 제외) 16강 진출이다. 16강전 승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부산MBC배대회부터 치른 일곱 번의 16강전에서 우리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프로 산하팀인 성남FC, 풍생고를 상대한 16강전. 상대의 맹공을 끈질기게 막아내며 오랫동안 참 잘 버텼으나 아쉽게도 종료 직전에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중앙선 살짝 넘은 지점에서 40m 중거리슛으로 극적 동점골을 터뜨렸고 승부는 운명의 승부차기를 향했다. 이후 양 팀 각기 다섯 명의 키커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승부차기. ..
16강전 8경기 중 6경기는 두 팀 중 한 팀 이상 프로 산하팀이 출전하는 경기였다. 다른 두 경기도 이를테면 슈퍼팀으로 불리는 다른 수준의 팀들이 벌이는 경기. 막강한 전력의 프로 산하팀을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펼친 후배들을 칭찬하고 격려한다.
전반기 리그의 시작은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첫 경기부터 내리 다섯 경기를 이겨 5연승을 기록, 팀 통산 세 번째 리그 5연승을 기록했다. 첫 경기부터 5연승을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가운데 서성훈 군은 다섯 경기 연속 득점에 모두 13골을 넣었는데, 초반 네 경기에서는 매 경기 두 골 이상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압도적인 권역 1위로 리그 전반기의 전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군산에서 벌어지는 금석배 전국 고등학생 축구대회를 향해 간다.
2년 전 팀 사상 처음으로 전국대회 4강에 올랐고 내친김에 결승까지 올라 팀 사상 처음으로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그때 그 대회. 1년 뒤 금강대기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역시 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상문고등학교. 이제 그야말로 안팎의 기대를 잔뜩 모으는 팀이 되었다.
조별예선 3경기를 무난히 이기면서 16강에 직행했고 20강에 올라 한 경기를 더 치르고 올라온 의정부G스포츠클럽을 상대로 1:0으로 승리, 통산 10번째 8강에 진출한다. 쾌조의 흐름. 그러나 문제는 8강이었다.
2년 전 금석배 결승에서 맞붙었던 초강팀. 지난해까지 4회 연속으로 우승했고 이번 대회를 통해 5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평택진위FC와 8강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결승에서 만나야 할 팀을 너무 일찍 만나고 말았다. ‘이렇게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이런 강팀을 만나 8강에서 떨어져 버려야만 한다면..‘
초반에 실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전반 4분에 선취점을 내주었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고 나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코너킥 찬스를 통해 서성훈이 동점골을 넣었고 역습 기회를 잡은 유승선이 심지어 역전골을 터뜨려서 전반전을 2:1로 오히려 우리가 앞선 가운데 마쳤다.
경기 종료 12분 전 동점골을 허용했고 경기는 숨 막히는 승부차기에 접어들었다. 양 팀 각기 7명의 키커가 실수 없이 골을 넣었다. 양 팀의 여덟 번째 키커. 상대선수는 돌연 실축을 했고 상문 지영우 군은 기어코 골을 집어넣어서 우리는 결국 고교축구 최대거함을 침몰시키고 3년 연속 전국대회 4강에 진출하게 된다.
경험 많은 지도자들은 큰 승리 이후를 더욱 경계한다. 아무리 마음을 잡는다고 해도 사람 마음이 정말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큰 승리 직후 방심함으로 인해 어이없는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준결승전을 그렇게 형편없게 치른 건 아니다. 잘하긴 잘했지만 매우 잘하는 팀을 이기고 난 뒤 다른 팀과의 경기를 자동으로 이기는 건 아니더라는 것.
정규시간이 1:1로 마무리됐고, 승부차기로 이어진 경기는 골키퍼 김동건 군이 두 골을 막아내는 맹활약으로 인해 결국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두 경기 연속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 이제 3년 연속 전국대회 결승 진출이다. 금석배 결승은 2년 만에..
“작년 금강대기 때보다 두 배 많은 버스를 대절해 타고 응원단이 군산에 내려온단다. 축구로 인해 이 학교가 이만큼 들뜨기는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전국대회 결승 진출은 사실 세 번째. 그러나 앞서 두 번의 결승 상대는 초강팀이었는데 오늘 상대는 충분히 해 볼 만해서? 희망이 크기도 하지만, 혹 이 기회를 놓치면 더 큰 낭패라는 생각이 들어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냥 편하게 우리가 갈고닦아 온 대로 우리가 잘하는 것을 유감없이 펼쳐내자. 상문 파이팅!”
우리보다 역사도 짧고 결승에도 처음 올라온 팀에게 승리를 양보하는 것은 굴욕일 것이다. 하지만 전반전은 우리가 기대한 만큼 경기가 풀려 주지 않았다. ‘흐름이 바뀌어야 할 텐데..' 휴식시간 이후 전반전과는 사뭇 다른 후반전이 펼쳐졌고 우리가 결국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지영우의 코너킥을 서장현이 깨끗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역시 지영우가 재치 있게 앞으로 밀어준 공을 서성훈이 집중력 있게 마무리했다. 2:0. 완벽한 승리였다. 상문고등학교 축구부의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이다!
창단 후 3년 동안 1승은커녕 1무도 기록하지 못한 전패의 팀. 이런 팀을 유지하는 게 도대체 무슨 유익이 있을까 싶었던 상태에서 출발해 급기야 창단 15년 만에 대한민국 고교 축구 정상에 서고야 만 상문고등학교. 이제 열심히 응원하는 친구들과 관심을 갖는 학교.. 주위에 사람이 많다. 선수들은 교장선생님을 헹가래 쳤다.
우승과 함께 페어플레이상도 받았다. 전통적으로 인성이 좋다고 소문난 우리 팀 선수들이다. 주기환 감독, 위현범 코치가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고, 최우수선수상은 황동하, 득점상은 서성훈, 공격상은 지영우, GK상은 김동건이 받았다.
“저는 원래 그저 그런 선수였어요. 이제는 어엿하게 상문고의 첫 전국대회 우승 주역이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지영우, 대한축구협회와 인터뷰 중)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그저 그런 사람들이다. 상문고등학교는, 상문고등학교 축구부는 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참 희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