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한테 정말 미안한 게 있다.”
30여 년 만에 처음 뵙는 고1 때 담임선생님 말씀 첫마디.
“내가 한 번 너를 많이 때렸어.”
정확히 39년 전 일이다. 본관 중앙현관 앞에서 선생님께 상당히 많이 맞았다.
“선생님, 보자마자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40년 가까운 세월 내키지 않는 기억을 가슴에 품고 괴로워하신 선생님께 많이 죄송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선생님을 만나 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행사를 진행하다가 가시기 전 다시 뵙지 못한 선생님께 문자로 연락을 드렸다.
“참 반갑고 기뻤습니다. 아마도 어제 만남 중 가장 뭉클한 만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껴 주신 마음을 곱씹어 헤아리며 선생님께 다시 감사와 위로 그리고 안부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평안하시고 부디 강건하시기를..”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았다'고 하시는 선생님께서는 ‘마음의 큰 부담을 덜어 주어 고맙다’는 절절한 답글을 보내 주셨다.
학교의 변화를 위해 앞장서신 의로운 분이기도 하시지만, 본래 그렇게 여리고 착하신 분이 오랜 세월 지고 오신 마음의 큰 짐이 해소된 듯해 참 기쁘고 흐뭇하다. 정말 그렇다.
선생님께서 지극히 편안하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