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에 따라 근거가 각기 다르기는 했지만, 예전 학생회 조직론은 ’학생들은 원래 투쟁적일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깔고 얘기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청년학생들이 끈질기게 불의에 맞서던 시절, 이와 같은 전제는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을지 모르지만, 사실이기보다 종교적 선언에 가까웠던 대전제는 과거 학생운동이 표방했던 과학적 이론에 그리 부합하지 않았다는 게 옳을 듯하다.
있는 집 아이들 성적이 더 좋기 마련이고, 또 대학 들어간 아이들은 각기 손에 쥔 나름 유리한 조건에 더욱 큰 의미와 애착을 갖고 사는 시기, 청년학생의 태생적 진보성을 떠올리는 것은 더더욱 의미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시편 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