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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되어 지내는 중에

by 최승돈

‘사번은 내가 빠르지만 생일이 나보다 빠른 사람이 있다.'


그건 사실이었고 그래서 호소할 여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같이 입사한 이래 오랜 기간 여러 일에 앞장을 서다 안 그래도 당한 일이 많은 고마운 사람과 이런 애먼 일을 두고 덧없이 다투는 어설픈 인생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이런 일을?'


이런 얘기를 떠올리거나 입에 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원래 내 업무가 아닐 뿐, 애초부터 은퇴할 때까지 이 업무, 또는 이와 같은 업무를 내내 자신의 일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 귀한 수고를, 내 불편함만 가지고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다 좋은 사람들이다.'


믿고 싶은 얘기다. 하지만 임의의 사람들로부터 걸려오는 여러 통의 전화를 매일 받으면서 현실은 우리 생각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우쳐 알게 되었다. 그 많은 사람이 수신료 2,500원에 인격과 목숨(?)을 거느냐고? 연체가산금 70원에도 난리가 나곤 한다. 물론 70원도 헛내면 안 되는 돈이다.


한편, 한시적인 파견 근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일이 꽤 많기도 하다. 그 가운데 ‘그야말로 함께 일하는’ 사무실 동료들을 첫 손에 꼽고 싶다. ‘늘 감사하다’는 마음의 인사를 드리고 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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