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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민함도 문제지만

by 최승돈

“오늘은 한가한가 보지?”


입사초기에 햇수로 4년 동안 일요일 낮 생방송을 했다. 이 와중에 잠깐이라도 꼭 들러 보겠다고 일 마치고 꾸역꾸역 교회에 가보면 실컷 일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늘 한가득이었다.


‘그러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주일에는 교회에 오지 말고 꼭 출근해서 일을 하란 얘기? 아! 참 민망하지만, 난 일을 하고 왔다니까.. 그런데 사람이 또 좀 한가하면 안 되나?’


별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하는 거 안다. 대부분 나쁜 뜻이 없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은 묘한 악의를 느끼게 되기도 하고, 또 비슷한 일이 쌓여 큰 상처가 되기도 하는 것이..


말을 통해 상처를 받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몸의 상처는 아물고 나면 이내 잊히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오래되어도 쉽게 아물지도 않고 쉬 잊히지도 않는다. 오히려 세월이 흐르며 쌓이고 또 쌓이기 마련이다. 아마도 약이 따로 없어서 그럴 것이다.


악플은 온라인에만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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