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승돈 Oct 27. 2021

성경을 읽다 보면 난감해지는 게 맞다

창세기는 멋진 장면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대서사시가 아니다. 역사의 첫 순간부터 죽어 마땅했던 전인류의 이름, 그 명단의 시작이다.


Genesis is not a great epic full of dazzling spectacles but the beginning of the list of all the human beings doomed to death.


본받아 마땅한, 훌륭한 사람들. 숭고한 도덕과 놀라운 지혜. 이와 같은 것들은 성경을 제대로 읽지 않은 사람들의 순진한 상상일 뿐인지도 모른다. 하긴 이 같은 상상에 부합하는 부분도 물론 많다. 그러나 이와 같지 않은 부분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접하게 될 때 문제는 숱하게 발생한다.


만들어 놓자마자 거역하고 범죄하는 인간. 당시 인류 전원의 일이었고.. 사상 처음으로 출산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 인간은 살인범. 이후 사람이 늘면 따라서 죄악이 늘고.. 심지어 하나님께서는 딱 한 가정만 남기고 죄다 ‘리셋’해 버리시기까지.. 나중에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아브라함도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고, 이삭은 이삭대로, 야곱은 말할 것도 없고.. 의도했던 것은 아닐지언정, 유다가 며느리를 통해, 여하튼 참 멋쩍은 과정을 통해 결국 대를 이은 것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성경이 오로지 모범과 미담으로 가득 차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결국 난감해지는 게 맞다. 성경은 어지간한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조금씩만 잘하면 결국 다 잘 될 거라는 희망을 주는 행복 지침서가 아니다. 오히려 '모두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걸 시작부터 확실히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혹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건 하나님께서 그래도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이렇듯 살 자격 없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실 생각이 충만하시다는 것. 그래서 그 은혜로운 구원의 계획을 스스로 널리 알리고 싶으시다는 것.




예수 그리스도는 분명 좋은 분이며 훌륭한 분이시지만, 정작 복음의 핵심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분이 진정 '그분'이라는 사실이다.


The gospel has been desperate to declare Jesus is 'HIM', while we've only admitted that he is just good. 


人是說耶穌很好,福音一直是說他是祂。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