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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돈 May 05. 2021

1991년 5월 석탑방송잔치

"준비됐냐? 가자. 크게 틀어!"

가자 가자 저 자유의 땅에 억센 팔과 다리로
수천 년 이어온 생산의 힘으로 새 세상 만들어내리
가자 가자 이 폐허의 땅에 푸르른 생명 위해
참자유, 평화, 참평등 위한 새 세상을 위해

죽은 자 아름다운 곳, 산 자 찬란한 세상
피 흘려 이룩한 이 땅 위에 손 모아 선언하나니
땀 흘려 이룩한 이 땅 위에 뜻 모아 선언하나니

이제 우리 이 무너진 세상 다시 건설하리라
우리의 후손이 자유를 누리며 평등을 누리는 세상

지금 흘린 우리 피 한 방울이 아름답게 피리라
참자유세상, 참평등세상 끝내 건설하리라
참정의세상, 참평화세상 우리 건설하리라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민족의 소리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44기.."




"끝으로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의 개국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정말 중요한 상, 제대로 된 공로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수상자는 바로 '이 땅의 노동자'들이며 이분들께는 다름 아닌 '이 세상'을 드리겠습니다."


순간 매우 짧은 정적. 그리고 1 관객이 거의 일시에 쏟아낸 경탄이 순식간에 노천극장 상공 대기권역을 가득 채웠다.    왼쪽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조심스러운 박수소리. 이내 거센 파도가 되고 물결이 되어, 결국은 어색하다 싶을 정도로  시간 온우주를 가득 채워낸, 참으로 웅장했던  소리.  마음.  영혼.


"아쉽게도 오늘 이 자리에 노동자 한 분을 제대로 모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땅의 노동자들께 모두 함께 '이 세상'을 드리는 마음으로 학우 여러분과 함께 '철의 노동자' 힘차게 부르겠습니다. 민주주의 전위 투사 철의 노동자! 투쟁! 투쟁! 투쟁! 투쟁! 투쟁!"


강경대 열사의 죽음 이후 공안정국이 다시 시작된 와중에 발현된, 행사에 맞춰 휴가 나온 현역 육군 병장의 참으로 대단한 용기였달까? 일평생 같은 일을 하고 살지만, 사회자 또는 진행자로서 다시 누리지 못할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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