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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리밍 May 26. 2022

쓸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뒤늦게 몰입해서 본 드라마


나의 아저씨

세상에는 다양하게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나의 마음을 참 이상하게 울린 작품이었다.

처음 접해보는 듯한 잔잔하게 기분을 뒤흔드는 묘한 드라마. 어찌 보면 초반엔 어둡고 슬픔과 상실만이 가득한 사람이 주인공인 드라마 설정은 독특하다. 그런데 스며들듯이 묘하게 삶의 아름다운 면을 조금씩 보여준다.


지나치게 서늘하지는 않고, 슬픈 부분은 담담하기 표현해서 그런지 보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작은 울림을 느꼈다. 등장인물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역할을 극 중 배우가 표현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연민의 마음과 감정이입이 되어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극 중 아이유 역할의 이지안은 초반에 살아갈 이유라고는 보살펴야 하는 할머니밖에 없어 보인다. 메마른 것을 넘어서 퍽퍽해진 듯 꾹 다문 입과 무표정, 책임져야 할 한 사람과 빚 때문에 낮엔 회사에서 사무 파견직으로, 그다음엔 식당 일을 해가며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은 본인을 너무 오래 방치할 대로 방치해둔 것이 짙게 묻어 나온다.


그때 극 중 이선균이 묵묵함 뒤에 깊은 배려와 따뜻함에서 처음으로 삶에 대한 한줄기의 빛 같은 것을 느끼는 듯했다. 작은 삶의 희망이라는 것을 보고 살고자 하는 의지라도 생긴 듯 촉촉해진 눈동자를 볼 때면 몇 번이나 울컥하게 했다.


기업의 뒷 이야기(?)와 전반적으로 끈적거리는 인간관계가 이 드라마의 볼거리라면 볼거리다. 이선균의 두 형제 중 첫째 형은 은퇴 후 한심하게 사는 아저씨, 막내 동생은 망한 영화감독으로 예술가 특유의 짜증과 피로감, 공허감이 저며든 연기는 보면서도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상업적인 작품보다 의미 있고 실험적인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은, 얼핏 자유롭고 멋있어 보이지만 가까이 서보면 실상은 신기루 같은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위적인 설정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현실의 민낯을 보여주는 거 같아서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다.




아름다움과 슬픔이 만나는 지점에서 애틋함, 먹먹함 같은 복잡한 감정들이 내 안에서 넘실댈 때면 인생은 슬픔과 상실로 가득하지만  안에서 아름다울  있음을 배우는  같았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내면의 복잡성과 모순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부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어떤 작품을 통해 생경했던 세상을 알게 되고 생각의 폭이 커지는 그런 기쁨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



묵직했던 대사들.

“네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그런 거고,
네가 심각하면 사람들도 그렇게 봐,
원래 그런 거야”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아저씨 때문에 처음으로 살아봤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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