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남은 “수동적 우연”이 아니라, “주도적 노력”의 결과이다.
이번 주는 여러 일로 힘에 부친 주간이었다.
일과 삶의 중심을 잡으며 살아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특히 사람 관계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운 일이란 것을 절감하게 된다.
‘인간’과 ‘관계’라는 것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층적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만렙’은 실상 성립할 수 없는 이상한 단어이기는 하다.
이번 주의 하루는 일찍 퇴근 후, 내 아이를 하원하고 잠시 놀이터로 데리고 나갔다. 내 아이는 평소 하원 도우미 선생님과 바로 집으로 가기 때문에 평일날 나와 놀이터로 갈 일이 없어서 몹시 흥분해 있었다.
놀이터에는 모르는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그때 내 아이가 그 아이들과 놀고 싶다고 떼를 부렸다. 나는 잠시 놀고 저녁 먹으러 가야 하니 놀이기구 몇 개만 타고 집에 가자고 했지만 내 아이는 싫다고 또래 친구들이랑 놀고 싶다고 떼를 부렸다.
결국 이미 떼를 지어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자, 그 아이들은 먼저 각자 자기소개를 하더니 순식간에 내 아이와 같이 놀자며, 여러 놀이를 한 시간 동안이나 하게 됐다.
평소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내 아이가 어느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 사이에 스며들어 노는, 용기 있는 모습에 뭔지 모를 감정이 올라왔다.
마음, 감정이라는 것은 ‘관계’라는 것으로 인해 자주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잘 가꿔온 마음이 한 사람의 날카로운 말에 산산조각 나기도 하고, 부서질 새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도 그럴수록 더 부딪치고 깨져서 금이 가는 일이 종종 생긴다.
가끔은 그동안 쌓인 상처나 마음의 벽 때문에 망설이느라 무언가를 시작조차, 회복조차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이 때로는 어린아이와 같아야 한다고 느낀다. 금세 다가가고 금세 상처받고 금세 회복하고..
가끔은 금이 간 자리 덕분에 볕이 새어 들어오는 일도 있음을, 그 틈으로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무언가를 들여다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깨지고 더는 손 쓸 수 없을 거 같아도, 금이 가고 깨진 마음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보며 배운다.
결국 아무리 가까운 인연일지라도, 모든 인연과 만남은 수동적 인연이 아니라 ‘주도적 노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