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도전해 보는 것은 괜찮아

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뭐든 해보는 것은 괜찮아

by 최승호

한 달째 문화체육센터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어느 반으로 신청해서 들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중급반으로 신청을 해서 배우고 있다. 중급반은 주로 평영을 배우는 단계이다. 수영 영법에는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이 있는데 9년 전에도 기초반부터 시작하여 상급반까지 4개월 동안 단계별로 올라갔다. 그런데 상급반에 가자마자 접영 웨이브에서 막혔다. 도무지 리듬을 찾지 못한 채 자연스레 포기하게 되었다. 수영 강습뿐 아니라 뭐든 꾸준히 해야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중급반 한 달 동안 강습과 자유수영을 하면서 나의 문제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자유형은 호흡 문제, 배영은 예전에도 힘들어했던 것 같다. 몸에 힘을 빼고 편하게 물 위에 떠있으라고 하는데 도통 몸에 힘을 빼는 방법을 모르겠다. 그나마 평영은 자신이 있어서 다음 7~8월은 상급반으로 신청을 했다. 예전 같았으면 자유수영 시간에도 자신 있는 평영만 죽어라 했을 텐데 이제는 자유형과 배영도 평영만큼 하고 싶은 마음에 죽어라 물을 먹어가며 하고 있다. 배영을 하면 수영장 천장에 내 모습이 보인다. '아, 9년 전에 배영 제대로 배워둘걸', '아, 25m가 이렇게 멀었나 자유형, 평영 할 때는 금방 갔는데 배영으로 갈 때는 왜 이리 깃발이 안 보이는지' 그 짧은 순간에 별 생각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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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영법을 배우기에 앞서 요즘은 문화체육센터 강습 등록 경쟁부터가 치열하다. 5~6월 처음으로 등록에 성공했고, 7~8월 상급반도 어제 당첨이 되었다. 이렇게 소중한 게 당첨되었으니 내게 주어진 수영 강습과 자유수영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예전처럼 배영, 접영을 포기하지 않고 올해 안으로 꼭 4가지 영법 모두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끔 해보려고 한다.


'다 못해 Do 괜찮아 Ing'를 기획하고 글을 쓰기로 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진짜 뭐 하나 제대로 잘하는 게 없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뭐 하나에 꽂혀서 잘하는 게 없으니 이것저것 도전해 볼 수 있구나.'는 생각이 든다. 도전하고 시도해 보면서 못하는 것을 파악하고 꾸준히 해서 전보다 나은 결과를 얻었을 때 더할 나위 없이 높은 성취감을 이룬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영장에 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다. 일단 수영장에 가서 입수한 뒤 아직은 25m 왕복하면 숨이 차는 단계이지만 벌써 한 달 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선생님께서도 '평영은 되었으니 배영만 조금 연습하셔서 상급반으로 가시면 된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앞으로 수영대회를 나갈 것도 아니고, 지금 함께 다니고 있는 아내와 취미로 다닐 정도로만 배워놓는다고 생각하니 스트레스도 없다. 또한, 내가 어느 정도 수영을 해야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때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자꾸 생각이란 걸 한다.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엄청난 차이에 대해. 무언가를 못한다는 것은 일단 해보려고 시도를 한 것이고, 도전을 했다는 것이다. 안 하는 것은 내가 그것에 대해 잘하는지 못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수영으로 예를 들자면, 수영 영법을 못하는 것은 일단 수영장에 가서 물속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물속에 들어간 행위 자체만으로도 일단 시도를 한 것이다. 반대로 수영을 안 하는 것은 수영 강습 신청조차 안 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수영을 하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난 어렸을 때 계곡에서 물놀이하다가 죽을 뻔한 고비를 세 번이나 경험해서 이 세상에서 물이 제일 무서워. 바닥에 발이 닿아도 무서워서 안 해"라는 말을 지인들에게 많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초등학생 때 계곡에서 발을 헛디뎌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돌을 밟고 목숨을 건졌던 기억이 있다.


한동안 물을 무서워했다가 군대에 가서 전투수영을 하면서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냈다.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일단 시작을 하고 꾸준히 하다 보면 한걸음 한걸음 성장하는 본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3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안 해본 것들이 정말 많다.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해보고자 한다. 뭐든 못해도 괜찮지만 안 하는 것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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