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서툴러Do 괜찮아Ing

서두르지만 않으면 돼.

by 최승호

지난 주말 인천 지역 100인의 아빠단 7기 발대식 행사에 다녀왔다. 100인의 아빠단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알아서 척척 육아를 잘하는 아빠들도 많다. 나 같은 경우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하는 이유가 나보다 훨씬 나은 아버님들의 활동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자극을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미션들을 하면서 아이들과 소통을 한다. 육아 정보도 많이 받고, 미션들을 수행하면서 아이들과 더욱 친밀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발대식 행사에서는 메인 공연으로 샌드아트 공연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술 공연이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술 공연을 많이 봐서 아이들 옆에 앉아서 쉴 예정이었다. 그렇게 발대식은 시작되었고, 샌드아트 공연이 먼저 시작되었다.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으려던 찰나, 옆에서 딸의 눈이 반짝인다.

딸 : 아빠, 지금 저거(샌드아트) 선생님이 직접 하고 있는 거야?

나 : 응, 저기 앞에 화면 옆에서 선생님이 직접 모래로 공연해 주시는 거야. 유튜브 영상 아니야.

딸 : 모래로 글씨를 쓰는 거야?

나 : 응 글씨도 써주시고, 저기 누나랑 엄마, 아기 3명도 그리고 계시네.

아들 : 오, 글씨 엄청 또박또박 잘 쓰신다.

나 : 응, 완전 전문가 선생님이셔


잠시만 감으려던 눈을 감지 못한 채, 20분 샌드아트 공연을 함께 감상하였다. 맨 마지막 멘트가 글을 쓰는 지금도 뭉클하여 아래 사진으로 남긴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아빠의 사랑! 그 자체로 가장 멋지니까요.' 이 마지막 문구를 보면서 좌측의 아들, 우측의 딸의 어깨를 감싸며 "고마워"라고 한마디를 했다.

딸 : 뭐가? 아빠 뭐가 고마워?

아들 : (듣는 둥 마는 둥)

나 : 그냥 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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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서툴러도 괜찮다고 한다. 사실 조금이라고 했지만, 나는 많이 서투르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늘 서투른 모습을 보인다. 무언가를 할 때 늘 서툴기에 아예 시작 단계에서부터 긴장도 많이 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서툴기에 대충 해서도 안 된다. 남들보다 더욱 노력을 해야 하고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결과물이 어느 정도 비등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육아도 운동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간혹 SNS를 보면 아이들과 짧은 시간을 보내도 집중 있게 보내라고 한다. 이럴 때 나는 물리적으로 짧은 시간을 보내기는커녕 일단 어떻게든 함께하는 시간도 확보해 놓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한다. 아마도 서툴기에 가능한 것 같다.


내가 뭘 해도 서툴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한다면 자만하다가 실수를 하고, 겸손한 태도와는 거리가 멀어질 것 같다. 물론, 모든 분야에 능수능란하고 겸손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굳이 남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서 조금은 서툴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내 속도에 맞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만 맞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어렸을 때에는 뭐든 서툰 내 모습에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침 기상 알람을 듣지 못하고 자책으로 시작하던 날, 남들은 쉽게 합격하는 것처럼 보이던 운전면허 도로주행 시험 중 탈락하여 운전석에서 핸들을 놓고 터덜터덜 뒷좌석으로 옮기던 기억 등 스스로에 대해 자책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니 어떻게 다 잘해~', '실수할 수도 있지, 다음부터 잘하면 되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대로만 하면 돼'라는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다. 아마도 독서를 시작하고, 좋은 문장 필사를 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내 삶에 대한 여유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방법을 모두 터득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독서를 시작하기 전과 후로 나뉘는 것은 확실하다.


다른 독서가들에 비하면 책을 많이 읽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틈만 나면 책을 읽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아무래도 집에 아이들이 있다 보니 더욱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독서를 한다. 그렇게 독서하는 척을 하다 보면 좋은 문장들이 보이고 필사를 한다.

딸 : 아빠, 나도 책 보면서 써야 돼?

나 : 아니, 책 읽으면서 무조건 안 써도 돼. 나중에 좀 더 커서 한글 배우고 써도 돼

아들 : (옆에서) 아빠는 맨날 책 보고 엄청 많이 쓰네.

나 : 아빠도 어렸을 때 많이 안 해서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하는 거야~


서툴러도 괜찮지만 서둘러서도 안 되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서툴러도 꾸준히 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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