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해내도 괜찮아

자다 깨다 런 우중런 어쨌든 행복런

by 최승호

8월의 목표 중 하루도 빠짐없이 1km라도 달려보기를 나흘간 성공하였다. 나흘째 되던 날 아들이 밤 10시가 되도록 잠들지 않아 내가 먼저 자는 척을 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1시간가량 자버렸다. 눈을 떠보니 23:00. 폭우가 내린다고 하였으나 다행히 달리지 못할 정도의 폭우는 아니었다. 어차피 비에 젖으나 땀에 젖으나 옷과 신발이 젖는 것은 같다.


달리기 겸사 분리수거 겸사 후다닥 챙겨 나오니 23:10. 짧게라도 워밍업을 하고 뛰는 게 맞지만 어차피 천천히 뛸 예정이니 워밍업은 분리수거로 대체했다. 일요일 밤 11시가 넘었고, 비도 내리니 달리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자다 깨서 급하게 나오느라 에어팟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평소처럼 밤 9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나왔다면 여유 있게 집에 가서 에어팟을 가지고 나왔을 텐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일단 뛰자.


4개월 간 매일 뛰는 코스이기 때문에 1km를 뛰려면 어디까지 뛰어야 하는지 몸이 기억을 한다. 바닥은 물로 가득 찼으나 어차피 다 젖었기에 신경 쓰지 않고 철퍼덕철퍼덕 뛰었다. 아무도 없었고, 어둠과 빛 그리고 빗줄기뿐이었다.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비몽사몽으로 나왔고, 몸도 제대로 풀지 않았지만 기분이 좋았다. 혼자 속으로 '오늘도 해냈다. 그리고 이제는 해낸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그도 그럴 것이 일요일 밤 11시에 누가 자다 깨서 달릴 것이며, 심지어 비까지 내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6km 러닝

주변에서 종종 나에게 '에너자이저'라고 한다. "뭐 하러 굳이 그렇게까지 사는지? 안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라며 말이다. 에너자이저가 되고 싶으나 자세히 말하면 '선택형 에너자이저'가 맞겠다. 기본적으로 가정, 육아, 건강관리(운동) 분야에 한정하여 내가 잘하고 싶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야만 한다. 이러한 모습이 뭐든 열심히 하는 '에너자이저'의 모습으로 비치는 것 같다. 사실은 9할이 허당인데 말이다.

추가 1km 쿨다운 러닝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오늘만 해낼 예정이다. 운 좋게 잘 해내는 날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그냥 해낼 예정이다. 꾸준히 하다 보면 잘되는 날도 종종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정성 들여 핑계 대고 합리화하느라 시간 버리지 말고, 일단 해내자. 꾸준히.

어제 오전에는 아이들과 서울로 그래비트랙스 페스타에 다녀왔다. 그래비트랙스 스타터를 처음으로 사서 귀가했는데 첫째 아들이 6시간 내리 만지작거렸다.

초등학교 1학년도 이렇게 한 가지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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