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먹어도 괜찮아

먹은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면 돼

by 최승호

지난주 아내와 3일 연속으로 러닝,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함께 했다. 3일 연속이라니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아내는 내가 먹는 것을 좋아하고, 쉬지 않고 먹는 모습을 매일 본다. 아내가 나에게 "와, 더 들어가?", "아직 배가 안 불러?", "진짜 잘 먹는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최근에는 러닝에 빠진 나에게 진심으로 한마디 했다.


아내 : 달리기 위해 먹는 거야? 먹기 위해 달리는 거야? 달리기 위해 먹는 것치곤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나 :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다른 것 같은데, 유튜브 보니까 달리기 2~3시간 전에 탄수화물 섭취 등 몸에 에너지를 비축해 두려면 잘 먹어둬야 하는 거 같아

아내 : 그거 상관없이 그냥 원래 잘 먹는 것 같은데?

나 :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흡사 '닭이 먼저야? 알이 먼저야?'라는 질문을 받은 것 같았다. 최근 러닝 관련 유튜브에서 러닝 전후로 영양분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을 본 것은 많다. 그런데 아내가 의아해하는 것은 6일 연속 햄버거를 먹는 것도 '잘 먹는 것'에 포함되는지였다. 정확히 지난주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6일 동안 점심 저녁 할 것 없이 햄버거를 총 10개를 먹었다. 하루에 2개 먹은 날도 있다. 중요한 것은 햄버거만 먹은 것이 아니다. 평소처럼 고기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먹어가며 중간중간에 햄버거를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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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km를 뛴 일요일에 먹은 햄버거를 찍지 못했다. 평일 내내 햄버거를 먹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평소에도 주 2회 정도는 햄버거를 먹는 것 같다. 클린한 식단을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햄버거가 나름 탄단지 구성이 탄탄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햄버거가 칼로리가 높다고 하는데 칼로리 좀 높으면 어떠한가. 맛있으면 그만이고, 맛있게 먹고 그만큼 더 움직이면 된다.


뭐하러 그렇게 먹고 이 더운 날씨에 많이 움직이냐면서 차라리 덜 먹고 덜 움직이겠다고 한다. 운동을 안 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운동뿐 아니라 독서, 필사 등 뭐든 개인의 선택이다. 일단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관두면 된다. 아직까진 '맞다' 싶어서 꾸준히 유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이렇게 마음껏 먹고 운동을 했다. 운이 좋게도 아직까진 아픈 곳 없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매우 건강하다.


날씨가 하루 종일 덥다. 해가 떠있을 때에는 주로 실내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요즘엔 피부에도 부쩍 관심이 많아져서 야외 활동 시에는 선크림을 필수로 바르고 있고, 가급적 햇빛을 많이 쐬지 않으려고 한다. 엊그제 토요일에는 새벽 05:30에 기상하여 05:50~07:00 10km 러닝을 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뜨거웠다. 해는 뜨고, 나는 뛰었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뒤, 19:30~21:30 일몰 무렵 축구를 했다. 8km를 뛰었다.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집에서 나가는 게 일이다. 일단 도착해서 몸을 풀고, 운동을 하면서 땀을 빼면 그만큼 좋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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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축구를 하고, 집에 와서 아내와 야식으로 모둠순대를 먹으며 쉬고 난 뒤, 일요일 오전 러닝을 하려고 했으나 전날 어쨌든 10km 러닝, 8km 축구를 한 탓인지 회복이 되지 않아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고 푹잤다. 다시 오전, 오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 독서까지 모두 마친 뒤, 분리수거 명목하에 집을 나섰다. 밤 10시 30분임에도 덥긴 더웠다. 매번 10km를 뛰어야지 하면서도 혼자 뛰다 보면 나약해져서 5km만 채우고 귀가하기 일쑤였다. 근데 또 반대로 '옷과 신발이 이미 땀범벅이 되었는데 겨우 5km 뛰고 들어갈 것인가. 조금만 더 뛰어보자'라고 다짐하며 집과 반대방향으로 뛰었다. 최대한 반대방향으로 가야 한다. 어떻게든 되돌아가야 하기에 나 스스로 나름의 전쟁을 치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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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 앞 천변은 어떠한 길로 뛰어도 어림잡아 거리 계산이 가능하다. 얼른 해가 지고, 아이들이 잠들기를 바란다. 오늘도 가능하다면 10km를 뛰어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햄버거는 먹지 않았지만, 월요일부터 짜장면, 탕수육, 라볶이를 먹었기 때문에 뛰어야 한다. 그래야 또 먹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달리기 위해 먹는다기보다는 먹기 위해 달리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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