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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PD Aug 01. 2021

인디게임 인식전환 #1

인디게임 차별화 비판

인디게임은 인디게임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도 존재했다. 마치 최근에 유행하는 메타버스라는 용어처럼 말이다. 그리고 여전히 인디게임을 만드는 사람부터 플레이하는 사람들까지 '인디'라는 단어가 가진 모호함에 물음표를 던진다. 그렇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불명확성을 통해 오해와 논쟁을 이어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는 이런 불명확성으로 인한 모호함의 경계에서 철학적 비판을 통하여 느낌표를 던지고자 한다. 우선 기존 인디게임을 정의하던 형이하학적이고 절대적 기준을 버리고 형이상학적이고 상대적인 이념으로 정리하여 인식을 전환하고자 한다.


그럼 우리가 이제까지 인디게임을 규정하기 위해 선봉에 세웠던 단어들을 비판해 볼 시간이다. 그리고 '인디'가 가진 진짜 독립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고민해볼 시간이다.




#1 인디게임 차별화 비판


인디게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다. 하지만 대부분 차별화에 대해서 인식에 차이가 있는 걸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차별화를 다양성 측면에서 '기존 출시된 게임들과의 차이점'이라는 인식을 먼저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먼저 차별화가 무엇인지 사전적인 의미를 정리해보자.

차별-화, 差別化
차등을 두어 구별된 상태가 되게 하는 것. 또는, 그런 상태로 되는 것.

차등, 差等
차이가 나는 등급.

사실 차별화는 횡적 다양성이 아니라 종적 등급의 차별을 이야기해야 맞다. 즉 어떤 새로운 요소들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게임 요소들의 장점을 발전시키거나 단점을 보완하여 다른 게임들과 구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종적 등급 구분이 되려면 결국 상대적이고 객관화된 수치로 소비자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MMORPG는 경쟁사 MMORPG의 오픈월드보다 3배 넓게 만들었습니다.”가 아니면 “우리 회사 게임의 던전 로딩 속도는 경쟁사의 로딩 속도보다 200% 빠릅니다.” 정도가 될 거 같다. 결국 경쟁사 제품의 강점을 뛰어넘거나 약점을 파고들어 상대적으로 역이용하는 마케팅 전략의 비중이 크다.


차별화란 등급이다. 개인의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아닌 소비자를 위한 상대적인 가치 기준이라는 말이다. 어찌 보면 이것은 인디가 가진 이념의 반대로 노를 저어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차별화라는 것은 마케팅의 영역이고 게임의 본질적 재미에는 큰 영향이 없다.


나는 게임 제작의 다양성이 발화되는 것은 차별화가 아니라 제작자의 숫자에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만 명이 만드는 만 명의 게임이 다양성을 만들게 된다. 우리는 인디게임이라는 야생마의 등에 '차별화와 같은 불필요한 멍에'를 얼마나 더 오랫동안 올려놔야 될까?


언젠가 게임 제작이 기술의 점유를 벗어나면 80세 아버지의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게임, 9살 아들 녀석의 무한한 세계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빛을 볼 것이다. 이것이 궁극적인 재미의 다양성을 가진 게임 제작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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