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오가며 느낀, 코로나 19 side effect 지속기간 차이
강남에서 출퇴근하며, 사람들의 유동성이 예전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느낀다.
미국에 있을 때, 외출을 조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는 전염성이 강한데, 걸려도 치료받기 어렵다' 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중증 환자가 아니면 병원에서 받아주지 못하는 분위기여서, '걸리면 안된다'는 간절함이 매우 강헀다. 더불어, 요즘은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분위기지만, 3주 전만 해도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매우 드물었기에, 사람이 많은 곳 자체에 가는 것이 매우 불안했다
그런데, 한국에 있어보니,
1)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기에, 나도 쓰고 상대방도 쓰는 분위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 (마음 속 불확실성이 제거)
2) 언제든 진단 받을 수 있다
3) Positive 가 나와도, 일단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는 무의식적 뇌의 프로세스 때문인지, 밖에 외출할 때의 마음가짐이 미국에 있을 때 대비 확실히 다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병원/공중 보건 체계 등을 대폭 개선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에, 미국의 경우, 사람의 유동성이 회복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여파가 남아있지 않을까)
특히, 걸려도 치료받기 어려운 환경은, 사람을 극단적으로 Risk Averse 하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확진자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어도,
지금 우리나라와 같이 빠르게 유동성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위의 나만의 관찰/느낌을 바탕으로 2가지 시사점이 머리에 멤돈다.
1. 이럴 때 일수록 더 조심해야겠다.
스페인 독감의 경우 1차 peak 보다는 2차 peak 이 더 심했는데, 왜 그랬는지 요즘 알 것 같다. 감염자가 줄수록, 격리 때문에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람들이 일거에 터져나와 더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데, 이런 순간이 확진자 2~3명이 수 백명에게 다시 감염시킬 수 있는 환경인 것 같다.
보스턴에 처음 갔을 때, 미국 사람들이 레스토랑에 빼곡히 앉아서 식사하는 것 보고 '여기는 정말 한 명 확진자 생기면 전멸이겠다' 는 생각을 하며 자체적으로 조심했었는데, 왠지 그 때 생각이 요즘 강남거리를 걷다 보면 든다. 1~2달은 스스로라도 더 조심해야겠다.
2. 미국/유럽의 remote work 상황을 더 길게 봐야겠다.
정치적 push 로 인한 shelter in place 는 오래 가기는 어렵다. 빠르면 5월 중순, 늦어도 6월 중순에는 레스토랑/체육시설 등에 내려진 영업금지 명령이 순차적으로 해제되겠지만,
미국 회사들/학교들은 당연히 remote work, remote study 를 더 길게 유지할 것이고 (remote 해도 성과가 나온다)
사람들 역시 '걸리면 치료받기 쉽지 않다'는 환경을 잘 알기에 조심스럽게 외출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미국/유럽의 경기회복은 더딜 것 같고, 특히 오프라인 경제 회복은 한국 대비 더더욱 더딜 것이며,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대안을 찾거나,
아니면 일부 소비 니드를 줄이거나 할 것 같다.
미국/유럽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side effect 의 지속기간을
꽤 길게 보고,
해당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 결정하고 행동해야 할 것 같다.
아무쪼록,
빠르게 감염에 대한 불안함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이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