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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Jul 06. 2020

선금을 받는 회사의 Cash Flow 관리에 대하여

선수금은 회계학적으로 부채이기에, 보수적으로 집행해야 합니다 

선수금을 받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의 경우, Cash Flow 관리를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금은 회계학적으로 부채다. 고객분이 선결제하신 선금은, 서비스가 제공되기 전까지는 재무제표 내 '부채' 즉 '가까운 미래에 약속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책무'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후, 서비스가 실제로 제공되었을 때, 매출-비용 matching 원칙에 의거하여 유저가 이용한 만큼만 매출과  매출원가로 인식되며, 그 만큼 부채가 감소하는 것이다. 결국 유저분이 납입해주신 선금은 회사가 유저분께 빚을 진 것이기에 해당 자금은 유저 분들을 위해 안정적으로 집행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업체들은 유저가 납입한 선금을 '회사돈'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해당 자금을 더 많은 유저를 모으기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 듯 하다. 문제는, 유저의 선금을 바탕으로 진행된 대규모 캠페인이 만약 실패하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십, 수백억을 지출했는데, 그에 걸맞는 결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유저는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유명 연예인이 광고에 나오는 것 보니 서비스가 성장하나보네~), 막상 유저가 서비스를 사용해서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할만한 Cash Flow 가 부족하다면? 그래서 유저가 서비스를 덜 이용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렇게 된다면, 회사의 사세는 급속도로 무너지게 된다. 선금을 받는 업은 그래서 Cash Flow 를 매우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특히 대규모 마케팅은 몇 번의 Test 를 거친 뒤에 + Scale up 에 대한 자신이 있을 때 + 이왕 할꺼면 제대로 확실히 모두에게 인지될 수 있도록 (+ 프로모션과 함께) + 대규모 투자를 받은 이후 현금의 여유가 충분할 때 '과감하면서도 보수적으로 (이해상충적 워딩이지만)'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링글도 선금을 받는 구조이다. 수강생 분들은 첫 결제는 보통 1달 단위로 가볍게 진행하시지만, 재결제 시에는 링글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3개월 ~ 1년 권을 구매하고 계신다. 수강생 분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시고 나면, 링글은 수업에 대한 대가로 튜터에게 payment 를 제공하는데, 링글은 외화로 비용을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Cash Flow 관리를 사실 더 보수적으로 한다. 


아무쪼록, 링글이 가장 선호하는 패키지(수강권) 결제 duration 은 3~6개월 권이다. 1년 이상의 장기권 비중이 너무 높아지면, 어찌보면 1년 이상의 장기 retention 고객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좋아보일 수 있지만, Cash Flow 관점에서는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재결제 기준으로만 보면, 40%가 3개월 패킷, 30%가 6개월 패킷, 20%가 1년 이상 패킷, 10%가 monthly recurring 일 때가 가장 좋다 (매 분기 링글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위의 구조일 때가 가장 좋았다는 기억이 있다). 그럴 때 Cash Flow가 가장 건전하게 돌고, 링글 입장에서도 더 긴장하며 voice of customer 를 경청하고, 서비스 수준을 빠르게 개선하는데 (불편함을 빠르게 없앨 수 있는 데) 전력을 다하며, 무엇보다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1개월 단위 결제가 대부분이면, 호흡이 너무 짧아서, 큰 투자를 받지 않고서는 서비스를 제대로 개발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3~6개월 단위의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는 비중이 높을 때, Cash Flow 적인 관점 및 서비스 개발적 관점에서는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유저가 선결제한 서비스를 얼마나 빠르게 이용하시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링글의 서비스 이용 속도는 꽤 빠른 편인데, 선결제한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해 주셔야 (예: 3개월 권을 구매하신 수강생 분들은, 2개월 내 +80% 수업을 완료하셨어야), 재이용(재결제)로 이어질 확률도 높을 뿐더러, Cash Flow 관점에서 빈틈이 생기지 않게 되어있다 (선결제 이후, 수강생 분들이 빠르게 수업을 들어주시면, 선금이 빠르게 집행이 되고, 빠른 기간 내 링글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만이 통장에 남게 되어 방심하지 않게 된다. 선결제 후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기가 늦으면, 재결제율도 낮아지고, Cash Flow 관리 차원에서도 빈틈이 생기기 너무 좋다). 요즘 수업 이용률을 '수강기간의 2/3이 지난 시점에서 +80% 수업 완료' 기준으로 관리하는 이유이다. 


아무쪼록, 요즘 Cash Flow 관점에서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부족한 경험/지식을 바탕으로 한 시사점이나마 몇 자 남겨 보았다. 


핵심은, 유저가 지금한 선금은 회사의 부채이기 때문에, 유저에게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만 '보수적'으로 집행해야지, 회사자금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집행하면 (특히 광고비로 사용하면)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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