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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Nov 07. 2016

국내 대기업이 실리콘밸리 조직에 밀리는 이유

Top-down 조직 vs. Bottom-up 조직

요즘 머릿속에 멤도는 키워드는 Top down 과 Bottom up 이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top down 방식으로 수천년을 살아왔다. 과거에는 왕이 존재했고, 왕이 사라진 이후에도 관료제 등의 체계에서 top down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해왔고, 그 안에서 삶을 살아왔다.


Top down 의 끝판왕을 보여준 것은 1970~80년 대 일본의 관료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리더의 지침에 따라 유기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고, 균일한 Quality 의 제품이 오차없이 착착착 생산되는 모습에 전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실 서양은 Top down 방식에는 강할 수 없는 사회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토론을 중시하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사실 위에서 지령을 내리려고 해도, 지령을 받는 사람이 Why 되물어보고, 납득이 될 때 까지 토론을 진행하는 것을 장려하는 시스템 아닌가. 그런데 Top-down 방식의 회사경영 체제에서는 이런 토론이 속도를 늦추고 체계성을 결여하는 장치일지도 모른다. 결국 Top down 시대에 독일을 제외한 서양 국가는 일본에 밀려 제조업을 내어주는 지경에 빠진다. (독일은 일본과는 다른 top down 시스템인데, 깊은 철학을 바탕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사실 일본보다 한수 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2000년 대 중반 까지만 해도 결국 미국이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 생각했다. 제조업이 무너지는 상태에서, 금융업과 자원 기반 산업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업 중심의 경제는 결국 무너지게 되어있다). 그리고 국방력만으로 전 세계 를 유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깡패에 지나지 않고, 결국 명분을 잃는 순간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정치에는 경제력과 명분이 둘 다 너무 중요하다)


하지만 흔들리던 미국에서 Bottom up 방식으로 무섭게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꿔가는 업체들이 등장했으니, Googe, Facebook 등이 그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리더가 지령을 내리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지향하는 대신, 직원들이 스스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해 나가며 빠르게 발전시켜나가는 속도를 다른 업체들은 따라가지 못했다.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 자발적으로 전력을 다해가는 조직의 모습에 전통 기업들은 처음에는 "젊은이들의 패기가 모인, 하지만 곧 경험 부족으로 그렇고 그런 업체가 될 회사"라 생각했겠지만, 그들이 300조 기업 500조짜리 기업을 만들고 세상을 점령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하였다.


이런 Bottom up 조직에서 직원들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자잘이 쪼개진 KPI 가 아닌, 비전이요. 미션이요,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과 사명감이었다. 비전에 대한 공감대, 풀어야 하는 문제에 대한 사명감으로 align 된 똑똑한 젊은이들이 전력을 다해 달려나가는 조직은 그야말로 매 분기 매 해 예상치 못한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그런 회사가 되었다. 더불어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고, 그들보다 더 빠르고 기민한 움직이는 소형 start-up 들을 partner 로 참여시킬 수 있는 Open Platform 을 만들어, 함께 ecosystem 으로 성장해 나가는 Open economy 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Mega Trend"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우리나라 기업들이 여전히 왜 하는지 지금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Outside-in 관점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것은 완전 옛날 방식의 사고이다.  Market study 를 하며, 1) 성장 가능성이 크고, 2) 수익성이 높아 보이고, 3) 자사가 끼어들 수 있는 room 이 있는 방식으로 시장 기회를 찾는 과정은, 이제는 억지스럽고, 자연스럽지도 않다. 미래 시장 기회를 열어나가고 있는 기업들이 bottom up 방식으로 미친듯이 달려나가는 회사들인데, 그 기회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방식으로 outside-in 방식을 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는 Inside-out 방식으로,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미래의 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부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 아니라, 열심히 뽑아놓고 교육까지 시켜 놓은 직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당신은 이 기업에 왜 들어왔습니까? 당신은 이 기업에서 어떤 문제를 풀어보고 싶습니까? 당신은 무엇을 잘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무엇을 잘하고 싶습니까? 우리가 함께 무엇을 어떻게 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 발전에 기여도 하고 회사도 초고속 성장하고, 그로인해 당신도 행복할 수 있고 또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관료제 시스템에서 돌아가는 조직에서, bottom up 방식으로 체제를 개편하고, inside-out 방식으로 미래 사업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여전히 top down 을 고집하고 outside-in 으로 기회를 찾으면, 결국 조금 씩 무너져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또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촛불집회를 보며, 자발성이 만들어 낸 한 목소리의 힘과 열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위대하고 아름다운지 요즘 느끼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무한한 에너지와 힘과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무한한 에너지를 인류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Bottom-up, Inside-out 그리고 Vision/mission-driven 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잠시 "대한민국 위기극복사" 교재를 정리하며 머리를 식히는 도중, 머릿속에 담아놨던 생각을 풀어내며 정리한 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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