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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pr 20. 2021

스타트업 Exit: 빠름 보다는 제대로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의 Exit 은 얼마나 빨리 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IPO 이후 큰 후회를 하신 분들을 몇 몇 봤다. 


지인 중 한 분이 IPO 이후 여러가지 공시 의무가 생기면서 분기/반기/연간 실적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게 되고, '퇴직금을 주식에 넣었는데 큰 손해를 봤다'며 하소연하시는 분들도 생기면서, "IPO 이후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결국, 주식이 공개시장에서 거래된다는 것은 신경 써야 할 일이 x20배 이상 생기는 일인데, 이를 과소 평가하여 생각하거나 'IPO 는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 하에 상장을 진행했다가, '막상 IPO 를 하니,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해도 잡음이 너무 많고, 사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들도 너무 많고.. 그냥 3~4년 뒤에 회사를 더 키우고 시스템을 더 정비한 다음에 할껄' 이라는 후회가 임하는 과정이었다.


MBA 에서도, M&A 또는 IPO 관련 수업에서, 교수님이 강조하셨던 부분 중 하나는 '첫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였다. Exit 은 회사 내 딱 한 번 있을 수 있는 매우 큰 이벤트인데, 1) 서비스가 충분히 고도화 되었을 때, 2) 시스템 및 팀이 정비/준비 되었을 때, 3) Full-potential 의 50% 이상이 가치평가에 반영이 되어있을 때 Exit 을 해야만 후회가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많은 창업자 및 팀이 Exit 의 첫 유혹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Exit 의 70% 이상은 큰 후회를 남긴다는 것이 핵심 메세지였다.


진짜 잘하는 VC 들은, Exit 의 기회가 왔을 때, '더 성장한 뒤에 Exit 하자' 며 창업자를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창업자가 돈이 필요해서 Exit 에 마음을 두는 상황이면, 일부 구주 매각을 해서라도 더 버텨보자' '팀에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면, 한 번 더 투자금을 넣어줄테니,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 때 Exit 하자'고 권유하며, 창업자가 더 길게 볼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쿠팡의 상장은, 수 많은 Exit 의 기회를 참으며 악착같이 빠르게 성장한 회사가, 제대로 Exit 했을 때 맞이할 수 있는 엄청난 Return 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생각한다. 


결국, 창업자가의 필수 덕목 중 두 가지를 뽑는다면, 1) Exit 의 유혹이 올 수 있는 서비스를 꾸준히 만든다 (지표와 서비스 Quality 관점에서 계속 Amazing 하게 성장한다, 2) Exit 의 기회가 왔을 때, 냉정하며 판단하며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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