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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pr 28. 2021

스타트업 기어변속: 6년 만에 5단 중 3단에 진입하다

링글은 2015년 6월 MBA 과정 중 한국 내 법인설립이 되었다.


당시 2015년은, 미국에서 MBA 동기들과 venmo 로 돈을 주고 받으며 (흔히 이야기하는 식사 후 1/n) 쓰며 '왜 한국에는 이런 간편한 송금서비스가 없지?' 생각하던 시기였고, 


우버를 타며 '왜 한국에는 우버가 없을까?' 생각하던 시기였으며, 


마켓컬리가 등장하는 것을 보며 '(당시) 아마존이 유일하게 손을 못대고 있는 품목이 신선식품 카테고리인데, 과연 될까?' 생각하던 시기였다. 


아무쪼록 2015년은 그런 시기였다. 


링글은 2015년 6월부터 2018년까지는 '천천히, 하지만 온전히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던 시기'였다. 


당시, Customer 가 Value 를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서비스 개발 만으로도 버거웠던 시기였다. 5명 이내의 팀으로 제조업 (직접 서비스를 만들다)과 서비스업(Customer 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다)을 동시에 하는 느낌이었고, 에듀테크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았어서 (사실 나도 링글 하기 전에는, '왜 에듀테크를 해? 세상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품목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ㅠ), 최소한의 자본으로 극단의 몰입할 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뭔가 보여주고 싶어도, 경험/역량/자본/인력이 부족해서, 빅뱅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점에만 집중하는 느낌?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라는 미국 속담만 되내이던 시기.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기본기에 집중하는 시기' 였다. 


당시, 링글도 트렌디하고 화려한 것을 하고 싶었고, 빅데이터/머신러닝/AI 다 도입해서 뭔가 io 같은 것을 어딘가에 붙이고 싶었다. 다만, Customer 분들이 당시 원하셨던 것은, '하이테크도 좋은데... 일단 좋은 튜터를 계속 소개해 주세요. 교재도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주세요. 앱이 조금 더 빠르게 편리했으면 좋겠어요. 웹에서의 경험을 앱에서 100%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였다. 


한 마디로, '기본부터 잘해라' 의 피드백이 많았던 시기. 개인적으로 허즈버그의 two factor theory (Herzberg's motivation-hygiene theory)를 좋아하는데, Motivator 를 장착하기 전에, 불만족을 없앨 수 있는 Hygiene factor 부터 잡아라는 피드백이었다.


기본기 강화는 어찌보면 재미없는 과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본기 강화에 몰입하면 할수록, AI/머신러닝/빅데이터의 목표값이 기본기 강화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좋은 튜터 추천, 좋은 교재 개발, 편리한 앱 환경 구축은, '직관적 Front-end, 똑똑한 Back-end'가 있어야만 가능한 기본기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약 15명 남짓 규모의 팀으로, 여전히 서로의 한계를 매일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극단의 노력을 하며, '기본기' 라는 것을 잡기 위해 노력했던 시기.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사자성어를 부여잡던 시기.


2021년은 링글이 또 한 번의 기어 변속을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지금의 theme 은 '빠르고 정확하게' 이다. 


A 라운드 투자, 그리고 팀 역량의 성장으로 인해 '빠르고 정확하게' 라는 상호모순적 가치를 지향하게 되었다. '빠르게 정확하게'를 위해 링글이 노력하는 부분은, '더 잘하는 것' 이다. 더 열심히를 넘어, 더 잘하는 것. 성과라는 결과지표 뿐 아니라, 최소한의 시스템-체계-프로세스라는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 과정을 나가는 데 있어 '최소한'을 강조함으로써, 회사가 가볍지만 본질을 추구하는 여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


"와... 빠르고 정확하게... 래... ㅍㅎㅎㅎ" 놀림감이 될 수 있는 문구일 수도 있겠지만, 본격적 성장을 추진하는 팀은 두 개, 아니 세~네 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믿기에, 앞으로 더 추가될 것 같다.


'빠르고 정확한데, 정교하고 심플하게' 

'코딩은 정교하되 짧게'

'UX/UI 는 자극적이지 않고 심플한데 몰입이 확 되게'

'콘텐트/튜터는 Quantity 와 Quality 를 동시에'

'마케팅은 이성적이되 감각적이게'


내년 또는 내후년의 기어변속은 '누구에게나 쉽고 재밌게' 가 될 듯 하다. 


'누구에게나 쉽고 재밌게' 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어변속인 '빠르고 정확하게' 가 구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말을 부여잡는 시기. 


링글은 다른 회사 대비 기어변속 속도가 더뎠다. 서비스 개발 및 기본기 강화에 5년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다만, 지금의 기어에 '빠른' 이라는 시간적 가치를 처음 넣었기에, 앞으로는 더 빠르고, 더 정교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더 빠르고 더 높이 성장하는, 그 성장이 Customer 분들의 Value 극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을 그리길 희망한다.


2015~2018년: 1단,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기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2019~2020년: 2단, 기본기를 갖추기 (본립도생(本立道生))

2021년~ : 3단,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기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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