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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Dec 16. 2022

마이크로를 챙기는 것과, 마이크로 매니지의 차이

마이크로를 아는 것과 마이크로 매니지 하는 것은 다르다.

리더는 마이크로는 숙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마이크로 매니지는 하면 안된다 생각하고, 다짐한다. (But 쉽지 않고, 스스로 반성한다)


유저 분들을 뵐 때마다 '유저 분들은 결국 디테일에서 큰 불편함을 겪고 계시는구나' 느낀다. 회사에서 무심결에 보내는 푸시 메세지, 흐름을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고 만든 버튼 등에서 유저 분들은 큰 불편을 느끼시고, '이 서비스 계속 이용해야 하나...' 고민하신다. 회사는 서비스를 바라볼 때 주로 구조적 관점 & 설계도의 관점에서 보지만,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은 한 화면, 한 버튼, 한 메세지에서 때로는 기뻐하시고, 때로는 좌절을 느끼신다.


동시에 스타트업을 7년 이상 운영하며 느끼는 것은, 회사의 큰 이슈는 결국 사소한(?) 디테일을 놓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방문-가입-탐색-결제 과정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실수 하나가 심각한 오류를 일으키고, 그 오류를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건은 사고가 된다. (스타트업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오류, 사건은 굉장히 많다)


보통 사람들은 '오류는 시스템으로 잡아야 한다' 이야기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시스템으로 모든 오류를 잡아내는 것은 Big Tech 회사에서도 불가능하다. 일례로, 메타/구글 조차도 유저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Big Tech 회사들도 연 단위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더불어, 유니콘으로 통칭 되는 조 단위 회사를 감사(Audit)하는 친구들이 하나 같이 하는 이야기가, '이 회사... 문제가 너무 많은데? 어떻게 유니콘이 되었지?' 이다. 이는 실리콘밸리, 한국, 이스라엘 모두 동일하게 목도되는 현성이다. 


다만, 실수를 최소화하며 성장하는 조직들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사 모두가 디테일을 중시하고, 이를 꼼꼼히 챙기는 문화의 장착'에 있다. '개인은 불완전하지만, 팀은 완벽에 가까울 수 있다 (다른 표현으로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팀은 개인의 실수를 상호 보완해 나가는 집단이다) '는 마인드셋을 가지고, 서로 상대방의 업무에 대한 관심 및 이해를 가지고, 상호 cross-check 하며, 느낌이 쌔~ 할 때는 (뭔가 실수의 냄새가 나는데?) 빠르게 소통하여 이슈를 reporting 하고, 협업하의 문제의 본질을 찾아나가는 업무 문화가 '디테일이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낸다. 


"아는 만큼 보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 속 교훈이, 마이크로를 잘 챙기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리더는 서비스/회사의 마이크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전사 모두가 (개발자도, UX 도, 사업조직도, 오피스 출입을 관리하는 팀도..) 디테일을 잘 챙기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어야 한다. 


단, 마이크로를 챙기는 조직으로 향하는 과정에 주로 발생하는 실수는, 그 노력이 마이크로 매니지로 귀결된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 매니지는 마이크로를 챙기는 조직이 되기 위한 답이 아니다. (오히려 오답에 가깝다) 마이크로/디테일은 전 구성원이 '자발적 문제 의식'을 가진 상태에서 '상호 간 check and balance' 를 자발적으로 해 나가는 과정에서 관리될 수 있는 영역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마이크로 매니지 사례는, 1) 문제 단위가 아닌 상세 Task 단위의 소통 (그 일 하셨어요? 어떻게 하셨어요? 보여주세요), 2) 인격체 단위가 아닌 모든 목격 단위에 대한 피드백 (말은 왜 그렇게 하세요? 행동은 왜 그렇게 하세요? 일은 또 왜 그렇게 하세요?), 3) 분 단위 소통 (저 그런데요...? 저 있잖아요.. 저 그런데 말이죠..) 등이다. 마이크로 매니지는 오히려 자발성 및 동기부여를 제한하여, 마이크로를 놓칠 확률이 더 커진다. 이에, 디테일을 챙기는 조직은 위와 같은 마이크로 매니지보다는, 문화 및 전사 협업을 통해 잡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 반성이 많이 되는 것 보면, 마이크로 매니지는 누구나 빠질 수 없는 함정인 것 같다. (마이크로를 보다 보면, 마이크로 매니지하게 되는 경우 많다)


하지만, 마이크로 단위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불편함을 느끼시는 유저 분들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창업의 본질적 목적이기에, 팀 전체가 마이크로를 잘 챙기되 마이크로 매니지로 흐르지 않고, 제품 개발 문화와 습관으로 내재화 될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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