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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Jan 04. 2023

2022년 나의 스타트업 일지 - 9개의 시사점

2022년 링글 공동대표로서의, 솔직한 고난 삽질 및 극복(?)기


2022년은 대다수 스타트업들에게 그랬듯, 링글에게도 uphill battle (불리한 지형에서 임하는 전쟁) 속 난전의 연속이었다. 



1, 2022년 상반기: Uphill Battle 상황에 놓이다.


2022년 상반기는 3가지 expense 의 증가로 성장 속도 대비 비용 증가폭이 더 컸던 시간이었다. 


1-1. 환율 증가 


링글은 환율 변화에 민감한 스타트업이다. Tutor 분들이 대부분 미국 현지 원어민들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화에 민감한 매출원가 구조를 보유 중이다. 


들어오는 돈은 KRW이 더 많은데 (달러 매출도 있지만, 원 매출이 더 크다), 튜터 비용으로 지출되는 돈은 거의 100% 달러이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그 만큼 매출원가가 상승하여 수익이 저하된다.


2022년 1월 환율은 1,180원/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2022년 하반기에 1,450원/달러까지 환율이 상승했다. 2022년 3월 경에, 환율의 심상치 않은 변화를 감지한 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갈 수 있다 가정하고, 비용구조 개편 및 서비스 가격 재조정을 검토하자"고 팀에 전파 했을 때에는, 나 스스로도 '설마... 그렇게까지 오르지는 않겠지?' 생각하긴 했는데, 환율이 1,450원에 다다랐을 때에는 이미 6개월 전 유사 상황을 예상하며 대비하고 있었음에도 긴장이 많이 되었다. 


적어도 2022년 환율은 링글의 편은 아니었다.


1-2. 마케팅비 증가 


2022년 초반은 스타트업 ecosystem 내 유동성이 가장 넘치던 시기였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저마다 수 십억, 수 백억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높은 빈도로 받았다. 투자 라운드 종료 직후에는, 1년 내 next 투자 라운드 진행을 위해 (어찌보면 더 빨리 유니콘이 되기 위해) 단기간의 노력으로 유저 traffic 을 가속화 할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에 수십억의 버짓을 지출하였다. (특히, 50억 이상의 펀딩 이후에는, 유명 연예인 또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기반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유투브/인스타그램/구글/카카오/네이버/TV/대중교통 내 멀티미디어 매체 등 다수 채널에 진행하는 스타트업이 많았다) 


이렇게, 유한한 채널/지면에 스타트업의 광고 물량이 쇄도하다 보니, 광고 단가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2022년 상반기 애플 iOS 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조로 인해, SNS 내 타겟팅 광고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효율이 상대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스타트업의 퍼포먼스 광고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링글은 연예인/인플루언서와 협업하지 않았고,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지도 않았지만 (퍼포먼스 마케팅만 진행했지만), 유저 1명을 모시고 오는데 비용이 예상 대비 적게는 10~30%, 많게는 50% 이상 증가한 2022년 1~3분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광고비 트렌드 역시 범 스타트업들의 편은 아니었다. 


1-3. 인건비 증가 


링글은 소수정예 기조로 운영을 해 보던 스타트업이고, 지금도 그 철학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유저의 기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더 빠르고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 각 팀 별 인력 추가 선발 요청에 '꼭 필요한 최소 인력 내 선발' 기조를 유지하며 채용을 진행했는데, 결론적으로 2022년 1월 기준 30~35명 팀이 2022년 8월에 약 2배 규모로 성장하였다.


지금 회고해보면, 과거 팀 기조 대비 다소 빨랐던 리크루팅 속도였다. (2022년 초 대비, 2022년 말에 약 60~75% 규모로 팀이 성장했어야 했다) 다만, 2022년 상반기에 다수 스타트업에서 '개발자/PM/마케터 모십니다~' 등등 '채용 광고' 기반 대규모 공채급 채용을 경쟁적으로 진행했었기에, '링글은 타 사 대비 상대적으로 소수 정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라 착각(?)을 했었던 것 같다. 


당시, 링글의 리크루팅 기조 중 하나는 '말로 뛰는 채용 (지인/고객 분들을 찾아뵙고, 좋은 태도/인성을 보유하신 실력자 분들을 수소문하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분들이 링글에 지원하도록 유도한다) 및 '철저한 검증 기반의 선발' 이었고, 나머지 기조는  '유관 경력자 (유사한 일을 많이 해보셨던 분) 보다는, 링글 문화 fit 에 맞고 열심히 문제해결 하는 인재에 대한 채용 (유관 경험이 없을지라도, 해당 업무에 관심이 있고, 배워서라도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시는 분)을 우선시한다' 였었다. 


이에, 신규 채용 인력 1명 당, learning curve 가 올라오는 데까지(인건비 대비 더 큰 impact 가 나오는 시점까지) 약 6개월~1년을 예상하고 선발하였고, 결국 채용 후 6개월 정도는 인당 생산성이 저하되는 구간을 감내해야 했었다. 링글팀은 이를 investment 구간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팀 규모 상승으로 인해, 인당 생산성 감소 구간이 2022년 2분기와 3분기, 약 6개월 간 이어졌고, 이 시기 동안 매출 증가 폭 대비 인건비 증가 규모가 더 증가하여, 회사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회사는 가치 높을 Investment 라 생각하지만, 회계 장부 상에서는 Expense 일 수밖에 없다. 


1-4. 상반기 요약 


2022년 상반기는 결론적으로 링글의 7년 역사 중 비용 증가 속도/관리 측면에서 쉽지 않았던 시기 top 3 안에 드는 기간이었었다. (매출의 성장 속도 보다 비용의 증가 폭이 더 빨랐다.


아무리 2021년 200억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었고, 현금이 여전히 들어오고 있었음에도, 2022년 비용 증가 속도를 보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한 순간 잘못 판단했다가는 & 2~3달 정신 팔고 있다가는, 2023년에는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생각 했었다. 



2. 2022년 하반기: Uphill battle 속 게릴라 전투 진행


2022년 하반기는 단기 전략과 중장기 전략의 철저한 구분 기반으로, 턴어라운드를 만드는 데에 주력한 시기였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반전을 만든 시간이기도 했다.  


단기 목표는 "2023년 1월 말 까지는, 현재 규모의 팀이 self-sustain 할 수 있는 매출/수익을 '이벤트/챌린지' 등 비제품적 노력 기반으로 만들어 내자. 이를 위해 팀의 50% resource를 투입하자"


중장기 목표는 "2023년 6월을 타겟으로, '학습'에 초점을 둔 제품/기술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2023년 하반기부터는 차별적 (희망컨데 압도적) 제품력 기반 글로벌 시장에 더 빠르게 진출 & 글로벌 선도 사업자 지위를 만들어 보자. 이를 위해 팀의 another 50% resource를 투입하자"


결론적으로, 현 팀 규모를 유지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채용을 일부 추가한 상황에서), 인당 생산성 기준 규모에 부합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어 BEP 상황으로 복귀하고, 이후 제품력 기반 차별적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여 글로벌 확대 기반 더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었다. 즉, 인당 생산성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분모(팀원 수)를 낮춰서 인당 생산성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분자(실적)을 증가시켜 인당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력을 강화하는 전략이었다. 


말은 그럴싸 한데, 실행 및 실제 impact 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난이도가 높아고, 지금도 하루 하루 긴장하며 전략적 실행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2-1. 이벤트/챌린지 중심의 단기 성과 개선 


증가한 팀 규모, 무너지는 마케팅 효율, 요지부동 환율의 압박 하에서,팀이  self-sustain 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단기적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1개 밖에 없었다.


"팀의 learning curve 도달 시점을 최대한 단축하여, 2022년 11월 ~ 2023년 2월 내로는 BEP 달성 가능 실적을 팀 간 강도 높은 협업 기반 어떻게든 만들어 내자. 이를 위해 유저 분들께서 빠르게 학습 효율을 느끼실 수 있는 방법인 1) 챌린지 (다 함께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많이 수업을 듣고, 챌린지 리워드 등 받아보세요), 2) 이벤트 (오프라인 컨퍼런스에 참여하시고, 동기부여 받아보세요) 를 과거 대비 더 열심히 진행하자" "우리가 발품 더 팔고, 연락 더 하고, 더 독려하고, 더 Care 하고, 더 노력하여, 유저 분들께서 더 수업 많이 하시고 더 배울 수 있도록 독려하고, 결국 회사의 성장도 만들어 내자" 였다.


제품 고도화는 단기간의 노력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지만, 이벤트/챌린지 기반 initiatives 실행은, 장기간 반복되면 효과가 떨어지지만, 단기적으로는 유저 분들의 서비스 이용 개선 및 학습 참여도 증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action 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지난 7년 간 성실히 꾸준히 해온 부분이기도 했다)


더불어, 제품 고도화는 1년 plan 바탕으로 2022년 7월부터 차근 차근 진행하고 있었기에, 제품 팀에 '단기간 내 제품 개선 기반 성과를 만들어 내 주세요' 라는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이러한, 이벤트/챌린지 진행 기반의 노력이 더 빠른 성과 증가 라는 impact 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은 9~10월 부터였다. 유저 분들의 아래와 같은 피드백이 더 많아진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링글 제품 내 아쉬움이 100%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을 목표로 제품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계시다니.. 기대는 할께요), 팀이 진행 중인 챌린지/이벤트는 수업을 한 번 더, 두 번 더 듣게 만드는 힘이 있긴 하네요. 기존 유저 대상으로 이렇게 노력해 주는 스타트업이 드물기에, 링글 팀의 노력을 보며 저도 동기부여 받고,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노력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영어 학습의 본질적 힘듦인데, 링글팀이 저를 위해 노력해 주심이 느껴져서, 저도 저를 놓지 않게 되네요" 


다행이도 2022년 12월 한 달 성과가 작년 12월 대비 2배 이상 나오는 등, 2022년 하반기의 특정 시점부터는 증가된 팀이 self-sustain 할 수 있는 성과가 불리한 지형 속 사투 속에서도 나오고 있다. 



2-2. 제품/기술 개선 기반 제품 사용성 증가는 '1 year plan' 을 바탕으로 실행


서비스(앱/웹) 개선을 단기적 관점에서 진행하면, 기능은 많아지는데, 제품은 복잡해 지고, 사용성은 나아지지 않으며, 에러가 나는 페이지가 더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짐을 지난 7년 간의 링글 창업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것이 모토이기에,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을 부여잡고 제품을 천천히 but 제대로 개선에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나는 유저의 학습 효율 개선이 '에듀테크 사업자'의 본질적 역할이라 생각하고, 제품이 학습에 맞닿아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매일 들어가서 학습할 만해야 하고, 유저를 멈춤 없이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관리하는 장치가 '진단' '추천' '보상' 기반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믿는다. 


그런데, 2022년 여름, 링글 앱/웹을 '유저의 영어 학습 효율' 관점에서 들여다 봤는데 그 구조 및 설계에서의 문제들이 보였다. 결국, 구조 및 플로우에 개선 필요 영역이 있는 상황에서, 신기능 추가 및 기존 페이지 업데이트는, 도리어 제품을 무겁게만 만들고, 사용성을 더 안좋게 만들 뿐이었다. (팀의 노력이 제품에 무리/부담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에, '학습 개선' 이라는 하나의 큰 theme 을 바탕으로, 전사 팀이 약 3개월 간 '더 나은 학습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앱/웹의 구조 정의'부터 함께 하며, 전사 참여 기반의 기획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더불어 전사 Product 미팅을 co-founder 가 직접 주관하며, 각 부서 별 프로덕트 개선 요청에 대해, 전사 우선순위 기반 재조정 해 나가며, 1) 이벤트/챌린지 기반 단기 성과 개선 , 2) 앱/웹 구조 개편 및 기술 고도화 기반 중장기적 제품 업그레이드 이라는 theme 을 중심축을 잃지 않기 위해 진심 노력했다.


약 6개월 간, 기 수립된 우선순위 기반 Product 개선 initiative 를 관리해 나가면서, 매일 매일 각 사업부서와 논의/협의/토의/토론해 나가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팀의 resource 를 회사의 전사 전략에 최대한 부합하게 투입해 나갈 수 있었고, 비효율을 상대적으로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진단 엔진'에 대한 베타 테스트가 제한된 유저 중심으로 시작되었고, '새로운 보상 기반의 수업 강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테스트 역시 진행되며, 제품 고도화 프로젝트의 아웃풋이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는, 앱/웹 구조 개편을 전제한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며, 금년 7월 부터는 본질적으로 재편된 앱/웹 기반으로 더 정교한 진단/추천/보상 기반 '제품력의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 내며 글로벌 성장하는 모습'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3. 지난 1년을 돌이켜 봤을 때 아쉬웠던 점, 그리고 9가지 시사점


지난 1년을 돌이켜 봤을 때 아쉬웠던 점은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큰 삽질 기반 교훈은 아래의 9가지가 아닐까 한다. 


3-1. 예측은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2022년 초반, 링글 팀에서 '환율이 1,500원이 될 수 있다'는 가정 하, 환율 상승 시 대응 전략을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생각한다. 

예측은 회사의 희망사항을 바탕으로 설계하는 것 보다는 (예: 환율이 잠깐 올라가다가 곧 진정될꺼야 등) , 회사 입장에서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을 극단적으로 가정하는 것 (예: 환율이 2022년 내 1,500원/달러까지 올라갈지도 몰라!) 이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된다. 회사에 불리한 방향을 가정하며 서비스 운영 계획을 만들어 갈 때의 장점은, 실제 위기가 닥쳤을 시 (정말 환율이 빠르게 올라 1,500원/달러 가 되었을 시), 1) 멘붕에 빠지지 않을 수 있고, 2) 준비한 action 을 시의 적절히 실행함, 상대적으로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쳤을 시, 가장 무서운 것은, 멘붕에 빠지고, 판단 능력을 상실하고, 그렇게 1~2개월을 보내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항시 위기 경영 모드여야 하고, '반성'으로 하루를 끝마치고, '문제 해결하고야 만다'는 마인드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3-2. 팀은 상대적 소수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이에, 인재 선발 기준은 팀 규모가 커질수록 더 까다로워져야 한다. (소수정예는 소수가 정예가 되는 과정이다)

창업 후 약 5년 간 20명 팀을 유지할 시절에, 이따금 '아... 담당자가 필요한데, 이번에 지원하신 분이 유관 경력은 있지만 fit 측면에서 뭔가 아쉬워서 일단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은데... 당장 담당자가 없기도 하고, 팀이 선발을 요청하기도 하니, 이번에는 지원자 분을 선발해 보자. 이후 함께 잘 성장하면 되지 뭐.' 며 채용을 결정했던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후회했다. 그래서, '링글 fit 이 아니라고 판단이 되는 분은 어떤 상황에서든 일단 모시지는 말자'는 다짐을 했었다.

그래서, 2022년 팀 규모를 확대해 나갈 때에도, 각 조직 별 인재 채용 시 '소수정예 기조에 맞게 더 까다롭게 선발하고 귀한 분을 모시자' 다짐 했었는데, fit 관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지원자 분임에도 '일단 담당자 채용이 시급하고, 선발 후 잘 Care 하겠다' 말씀하셔서 선발했다가 아쉬움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조직이 커질수록,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은 높아지기 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훨씬 더 크다. TO 가 있을 때 빠르게 선발하지 않으면, 해당 TO 가 다른 팀에 갈 수도 있고, 상황이 변해 TO 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시 한 번 다짐한 것은, "조직이 커질수록 인재 선발 기준은 더 높이고, 각 팀으로부터, '도대체 어떤 사람을 선발하려고 이렇게 까다롭게 판단하는 것이냐' 원망을 일시 듣는 한이 있어도, '링글 Fit 한 사람이다' 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선발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이다. 


3-3. 유저는 사람이지 숫자가 아니다. 데이터를 볼 때에, 통계 숫자 만큼이나, 유저 한 명 한 명의 사용성에 대해 6하 원칙 기반 하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유저의 raw data (언제, 어디서, 어떤 채널을 통해 가입하였으며, 그 이후 서비스 내에서 어떤 action 을 통해 무엇을 얼마나 이용하였는지 등) 를 보기 보다는, 통계 기반 숫자를 보게 된다 (어제 대비 오늘 가입자가 몇 명 늘었지? 어제 대비 수업 수가 몇 개 늘었지? 등) 

단, 통계 숫자 기반 분석 자료는 트렌드를 보여주긴 하지만, 유저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서비스를 잘 이용하고 있고, 서비스를 통해 만족감 및 성장을 얻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지는 않는다. 

Series C 정도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거나, 매일 매일 거래가 몇 천 몇 만 건이 발생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유저 한 명 한 명에 대한 detail 한 데이터는 raw data 를 하나 하나 읽는 수준으로 꼼꼼히 챙겨 보는 것이 좋다. 

유저는 사람이지, 숫자가 아니다. 


3-4. 마케팅은 expense 가 아닌 asset 구축 과정이어야 한다. 마케팅 집행 시 '광고(홍보)를 한다' 보다는 '또 다른 제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의 퍼포먼스 마케팅은 '비용 효율이 저하되고 있는 것을 모두 인지하는 상황임에도, 남들이 하니까 안할 수 없기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퍼포먼스 마케팅이 여전히 잘 통하는 업 or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비용 효율적인 유저 획득 할 수 있는 업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에 비용을 합리적으로 집행하여, 유저 획득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우리 회사가 속한 업이 퍼포먼스 마케팅 효율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 오히려 더 해서 인지도를 확실히 높인다'는 approach 보다는, 최소한만 하고 나머지 버짓은 제품 개선, 챌린지/이벤트 운영, owned channel 구축 등에 투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유저 획득을 위한 자본을 SNS에 헌납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유저의 서비스 이용 효용이 더 커질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는 선순환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광고 잘한다고 기업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제품력/기술력 기반 유저와의 관계 trickiness 가 중요한 상황에서, 마케팅이 곧 제품의 일부가 될 때 회사의 가치가 올라간다) 

결론적으로, 마케팅을 '광고를 한다' 관점보다는, '유저가 보는 보완적 제품을 만든다' 및 '유저를 더 잘 Care 하고 소통한다'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마케팅은 expense 를 지출하는 과정이 아닌, asset 을 build 하는 영역이어야 한다.


3-5. 100명 이하의 팀에서 생산적 협업은, 시스템/프로세스 내재화 보다는, 우선순위가 명확한 상태에서 팀원과 팀원의 소통/관계가 원활하고, 팀원이 성장할 때에 이루어진다. 

스타트업은 큰 기업 대비 시스템/프로세스가 상대적으로 없다. 그래서 더 빠르고, 더 과감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에서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조직이고, 시스템이고, 프로세스이다. 팀원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알아서 잘 움직여야 한다. 

조직이 30명 이상으로 성장하는 시점부터, 회사는 나름의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만들고, 정책을 만들며 조직화 작업에 착수하는데, 초반에는 어설픈 수준의 조직화에 그칠 수밖에 없다. 어설픈 시스템/프로세스는 사실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낫고, 이에 너무 의지하다가는 팀 간 갈등만 촉발하게 한다.

이에,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은 천천히, 곱씹어가면서 진행되어야 한다. 팀 간 '대화/협업' 기반의 자연스러운 시스템 정립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팀 규모가 커질수록, 당연히 사람이 많아지고, 복잡도가 증가하기에, 같은 말을 하루에도 몇 번 씩 반복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게 맞다. 같은 말을 몇 주에 걸쳐 반복하는 것 역시 맞다고 생각한다. 결국 반복하며,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가는 메세지 구성법 및 화법을 배우는 것이고, 사람은 반복해야만 받아들이는 존재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모두는 여러가지 일을 바쁘게 실행하고, 실시간 결정하며 업무처리 하고 있기에, '상대방이 내 말을 잊었을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인 상태에서, 정확하고도 짧으면서도 잦은 소통 기반 협업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핵심은 내 말을 상대방이 기억하고 실행하게 만드는 데에 있지, 시스템/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데에 있지 않다

왜 내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지? 생각이 들면, 오히려 잘 하고 있는 것이다


3-6. 비용은 생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매출은 예상보다 더디게 증가한다. 핵심 지표는 2주 단위로 revisit 해야 한다. 

정신 없이 일하다 보면, 중요한 지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현금 상황을 보는 것 자체가 매우 스트레스 받는 일이기에 '통장은 내일 봐야지' 미루고만 싶은 일이다. 그래서 간과하기 일수이다. (보기 싫은 것은 안보게 되어 있고, '문제 없겠지. 문제 없을꺼야' 헛된 희망만 품기 일수니까) 

중요한 것은 현금 및 지표는 좋은 쪽으로는 매우 천천... 히 움직이는데, 나쁜 쪽으로는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는 데에 있다. (비용은 천천히 감소하지만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매출은 예상 대비 천천히 증가하지만 빠르게 성장폭이 둔화된다)

지표가 안좋은 방향으로 떨어지는 것은, 적정 타이밍에 '사전 감지'하고 적정 관리만 제 때 제대로 하면, 그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노력하면 최대한 버텨낼 수 있다). 하지만, 지표가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하고 나서 (가속이 붙은 순간) 문제를 인지할 시에는, 갖은 노력을 다해도 지표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 뭘 해도 안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이에, 2주 단위로 지표가 안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은지, 객관적/논리적/분석적/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해당 업무는 경영관리팀 내 Finance/Accounting Officer를 꼼꼼하고 보수적인 분으로 모시고, weekly 미팅을 진행하며 가능한 일이다. (Finance Team 은 Creative 하기 보다는, Conservative 해야 한다) 


3-7. 제품은 모두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품 기획 시, 전사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세스/문화를 입혀야 한다. 그래야 문제해결적 서비스가 나온다. 

스타트업은 제품 1개를 제대로 만드는 일에 최우선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대다수 스타트업은 제품을 좋게 만드는 방법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그리고 '더 빠른 업데이트'를 중요하다 생각한다.

단,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업데이트는, 불완전함을 제품에 계속 덧입히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렇게 덧입혀진 불완전한 업데이트들은, 결국 제품을 누더기로 만들고, 유저의 제품 이용 flow 를 비효율적으로 만든다 (유저가 필요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찾지 못하는 사태를 만들어 낸다) 

더불어, 팀이 커지면 커질수록, 개발팀 및 UX 팀이 SI 업체처럼 일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즉 이유를 모르는 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버그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개발/디자인 단에서 효율화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팀이 커지면 커질수록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속도전' 보다는 '소통전'이 되어야 한다. 모두가 업데이트의 기획을 이해하는 상황에서 & 모두가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담보한 상태에서, 업데이트 영역이 결정되고, 이에 대한 작업 분배가 진행되고, 해당 작업을 하는 분이 why 를 명확히 이해하고 목표를 정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개발/디자인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해결적 서비스 개발을 해 나갈 수 있다. 

위의 내용은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실행이 어렵다. 속도전이 아닌 소통전을 해야 함을 매일 매일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한다. 


3.8. 일단, 열심히 해야 한다. 팀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유저에게 전달될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

스타트업 제품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저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back-end 가 바로서고, Data 기반 의사결정 체계가 자연스럽게 따라와야 하는데, 말이 쉽지 해당 조직/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긴 시간이 수반되는 일이다. (해당 조직을 제대로 갖추는데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돈이 있다고 해서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특히 더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이에, 유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추천 등이 정교하게 진행되지 않을 시, 유저 분들께서 '아 뭔가 비효율적인 상황이 반복되네.. 처음의 wow 요소는 희석되어가는데, 이용이 더 불편해 지는 상황이 증가하네..' 라는 불만은 토로하는 구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때, 제품을 정교하게 만드는 노력만 지속하면 안된다. 제품/기술 고도화 노력을 경주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불편함을 느끼고 계신 유저 대상 '팀이 발로 뛰며 유저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또 죄송한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보상하고 있으며, 유저 대상 행사 등을 지속 진행하여 '제품을 쓰는 즐거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전달해야 하는 것이 충분 조건이다. 

팀이 노력하고 있음이 전달될 때, 유저는 '이탈할까?' 라는 고민을 접고, '그래 다시 한 번 사용해보자. 그리고 내가 피드백을 줘야겠다' 라는 팬덤으로 만들 수 있다.

필요조건(제품 고도화)과 충분조건(유저 Care)이 동시에 만족해야, 유저는 서비스를 계속 이용해 주시고, 결국 서비스-팀-회사가 모두 겨우 겨우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다.


3.9. 성장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숫자가 아닌 유저를 보아야 한다. 이미 유저는 어제도, 오늘도 힌트를 남겨주고 계신다. (등잔 밑이 어둡다)

간혹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성장 목표가 너무 높아서, 여기서 어떻게 더 빠르게 성장을 만들 수 있을지 답이 보이지 않아요. 마케팅에 돈을 더 쓰자니 효율이 무너지는 것이 자명하고, 추천을 더 유도하자니 우리가 의도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추천이고,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은 1) 당장 할 수도 없고, 2) 제품이 좋아진다고 당장 성과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길을 잃었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유저를 본다. '어떻게 하면 숫자(예를 들면 매출, 결제액)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면 솔직히 나도 답을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면 유저에게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 하기 때문이다. 

숫자는 결과값이지 목적값은 아니다. 숫자가 아닌 유저를 볼 때에, 그래서 유저의 raw data 의 바다에 빠져 유저 행동을 하나 하나를 읽고 상상할 때 & 유저 분들 100명을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며 의견을 들을 때,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힌트들을 얻게 되는 것 같다. 

답이 안보일 때에는, 숫자를 보지 말고 유저를 보자. 이미 유저는 수 많은 기록을 통해, 팀에 더 잘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남겨 주고 계신다. 내가 그것을 안보고 있을 뿐이다. 


2023년은 링글을 더 잘하고 싶다. 정말 더 잘하고 싶다. 링글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서비스가 되는 그 날까지, 물러서지 말고 화이팅!! (나아가자!!) 


ps.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에는 더 솔직한 삽질기와 반성록, 생각들을 나눌 수 있도록 (이따금 성공기도 남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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