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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Feb 16. 2023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본 요건: '현장감'

숫자 속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요즘 팀에 가장 강조하는 단어는 '현장감'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매장에서 유저가 제품을 구매하고 이용하는 광경을 있는 그대로 계속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 현장감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실제 LG 생활 건강 대표님은 매일 퇴근 후 인근 매장을 방문하셨다고 한다)


서비스를 100%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현장감'을 확보하는 방식은, 유저에 대한 이해를 통계 자료 기반의 숫자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유저의 서비스 가입-결제-이용에 대한 이해를, "유저 한 명 한 명 단위"로, "6하 원칙" 기반 하에 마이크로 레벨로 확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3개월 간, 더 빠른 성장에 대한 돌파구를 어떻게 찾을까 고민하다가, 유저 분들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 시 성함 등은 sanitize 하고, ID 값 기준으로 공부했다) ID 기준 유저 분께서 언제 무엇을 어떻게 (추천을 받아서? 광고를 통해?) 결제하셨는지? 과거에는 언제 무엇을 결제하셨었는지? 그 사이의 수업 기록은 어떠하셨는지? 등을 꼼꼼히 공부하며 살펴보았다. 


지난 3개월의 공부 과정은, 가공된 숫자를 해석했다가 아닌, Raw Data 를 한 줄 한 줄 읽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흔히 말하는 바다를 끓이는 과정? 어찌 보면 아주 매우 비효율적인 과정.


이렇게 3개월을 공부하다 보니, 숫자를 볼 때 '단순 숫자'가 아닌 '숫자 = 유저 분들에 대한 기억들'이 되었고 (즉 숫자가 사람 단위로 보이고 해석이 되기 시작했고), 숫자만 봤을 때에는 애매하기 보이던 않던 '그래서 이 숫자(지표)를 어떻게 성장시키지?'에 대한 길이, '유저 분들이 더 서비스를 잘 이용하게 하는 방법'으로 해석되면서 결론적으로 '지표 성장의 길'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참고로, 과거 BCG 시절, 업의 본질이 보이지 않을 때, 엑셀 한 줄 한 줄 계속 몇 날 몇 일 몇 주를 읽다 보면 (바다를 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 순간이 왔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과정을 거치다 보니 '링글에서 영어 학습을 진행 중인 유저 분들의 감정/현실/상황을 조금은 알 것 같고, 그 패턴이 포이는 것 같아..' 모멘트가 온 것 같다. 


사실 빅데이터/머신러닝의 원리도 같다고 생각한다. 머신러닝 역시 Raw Data 를 컴퓨터가 다 전수로 읽으며 패턴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팀이 함께 현장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요즘은 매일 공부 후 기록한 자료를 팀에 공유하고 있다. 팀은 해당 자료를 때로는 각자, 때로는 함께 공부하고, 유저 한 분 한 분 Care 하는 과정에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현장감을 Align 하고 build-up 하려 노력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팀이 현장감을 잃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고 생각한다.

유저는 앱/웹을 사용하며 신호를 남기는데, 

팀이 오피스에서 하는 고민이 유저가 보낸 신호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즉, 팀의 고민과 현장이 이어져있지 않으면, 유저는 결국 서비스와 멀어지게 되며, 서서히 지표가 무너지게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현장감을 잃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시 '공부' 하고 '질문'하는 것이다.

과거 학교에서 교과서를 한 줄 한 줄 읽으며 시험 공부를 하였듯,

유저에 대한 의미있는 기록을 한 줄 한 줄 꼼꼼히 공부하며 살펴봐야 한다.

핵심은 "요약본만 보면 안되고, 원서 한 줄 한 줄 읽으며 살펴봐야 한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면 의문이 생기는데, 그 때 유저 분과 만나서 소통하다 보면,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보이고, 그런 답이 쌓이고 쌓여 "패턴"이 보이면, 그 패턴을 개발/UX/PM 분들과 함께 서비스에 반영을 해 나가는 것이 Tech 회사가 Product-Customer-Fit 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더 잘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질문하고 대화해야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10년 이상 해온 공부가, 유저의 본질을 이해하고, 지표를 꾸준히 높여 나가기 위한 정직한 지름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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