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꿈이 담긴 로켓 폭발, 이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 및 시사점
[시작: 제조, 그리고 서비스 업에서의 현 실리콘밸리를 이끌고 있는 창조적 영혼]
2016년 현재의 실리콘밸리 생태계는 스티브잡스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제조업 & 서비스업에서 동시에 혁신을 이루어낸전무후무한 사람이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 제품라인을 창조하였을 뿐 아니라, app 을 기반으로 한 Mobile ecosystem을 창조하여 수많은 Start-up 들이 play 할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하였다.
스티브잡스의 죽음 후, 실리콘밸리는 또 다른 영웅의 등장을 기다려왔다. 아직까지는 제조업/서비스업 모두에서 엄청난 창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 각 각 에서 스티브잡스 급의 "wow" 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 창업가가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제조업에서의 엘론머스크, 서비스업에서의 마크 주커버그가 두 주인공이다. 스티브잡스 사후, 현 실리콘밸리는 Facebook 과 SpaceX/Tesla 에 의해 “불가능에 도전하는 영혼”이 공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시 글의 논점을 살짝 벗어나서....) Apple, Amazon, Google 등을 왜 언급하지 않는지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Apple 은 스티브잡스 사후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조적 영향력"은 확실히 줄어든 느낌이다. 스탠포드의 젊은 엔지니어들은 Apple 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Amazon 정말 어마무시한 회사이지만, 불가능에 도전하는 영혼이라기 보다는, 인력을 쥐어짜서절대 무너질 수 없는 엄청난 제국을 만드는 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아마존이 온라인쇼핑과 AWS이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넓혀나가는 방식은 실로 무섭다. 동시에, 새로운 축인 아마존 에코는 기존의 쇼핑-AWS를 스마트홈으로 연계하여, 제 3의 축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Google 은 새로운 도전을 영위해 나간다는 느낌 보다는, Amazon 을 견제 (Google cloud, Google home 등) 하며 검색 및 Big Data / AI / VR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필사적 노력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다시 글어찌 되었든, 창조적 창업가인 마크 주커버그와 엘론머스크가 아직 회사 경영을 리드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SpaceX/Tesla는, 실리콘밸리에서"무한도전"의 영혼을 이끌어나가는 핵심 축임이 분명하다.
[전개 1: 엘론머스크, 창조적 제조업으로 인류의 영원한 존속을 꿈꾸다]
엘론머스크는 아이폰을 창조한 Steve Jobs 사후, 놀라운 제품으로 사람들에게 wow (와우!!!) 라는 탄사를 불러 일으키는 유일한 사람이다.
무탄소 자동차를 꿈꾸는 테슬라는, 디자인-성능-기술 측면에서 아이폰를 처음 마주했을때의 충격 그 이상을 구현했다. 자체가 너무 이쁘고, 내부 디자인은 100% 실리콘밸리적이며, 자동차 성능은 휘발유차 이상의 승차감과 가속력을 구현해냈다.
SpaceX 의 로켓은, NASA 가 정복하지 못한 (정복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을 개척 중이다. "로켓의 상용화 & 고성능화"를 통한 인류의 화성 정복을 꿈꾸는 엘론머스크는, "재활용 가능한 로켓"이라는 창조적 개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비행기가 1회용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인류의 0.1%만이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로켓은 1회용 교통수단입니다. 1회용 교통수단은 틀렸습니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만들어, 전 인류가 이용 가능한 우주 운송 수단이 등장해야 합니다"
얼마 전, SpaceX가 쏘아올린 로켓이 바다 위 착륙 지점에 다시 착지하는데 성공하여, 또 한 번의 wow!! 탄사를 자아냈으며, 미국의오바마 대통령까지 해당 영상을 트윗하며 미국의 국력을 자랑했을 정도로, 엄청난 업적을 이루어 냈다.
동시에, 그가 개발한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인류를 우주정거장에 보내며, 미국 정부 및 다양한 민간 회사로부터 로켓발사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NASA 의 영역에 SpaceX 가 접근해가고 있는 것이다.
[전개 2: 주커버그, 비전 가득한 서비스업으로 인류의 평등한 소통 & 교류를 꿈꾸다]
마크 주커버그는 스티브잡스 사후 서비스 측면에서 wow 를 만들어내고 있는 인물이다.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여 수평적 세상을 꿈꾸는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라인을 구축하며, 사람들의 삶을 연결하는 전 지구적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벌써 전 세계 10억 이상의 인구가 이들 서비스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들의 삶을 사진-동영상으로 공유하며,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동시에, 전 세계 많은 Start-up 들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만들어놓은 거대한 전 지구적 플랫폼 안에서, 각자의 서비스를 사진-영상등을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면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Start-up 에게 있어, 만약 페이스북이 없었다면... 서비스 홍보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광고집행에 지출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는 혁신적 제품 개발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그에게도 한계가 보였다. 전 세계를 잇고 싶어하는 그는, 처음에는 선진국 중심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었을 뿐이다. 페이스북의 대다수 이용자들은, 어디서든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며, 공유하고 싶은 행복한 일상이 많은 선진국 사람들에 집중 분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진정한 비전 달성"을 위해 이런 한계를 깨려고 한다. 개발도상국가들에 이어, 인터넷이 거의 보급되지 았었던 빈민지역에 있는 사람들까지 Internet.org 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로 연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즉, 주커버그는 Internet.org 를 통해 Basic Plan (개발도상국 내 도시 중심으로, 사람들에게 Free Internet 을 제공하는 대신, 파트너쉽에 소속된 서비스만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약 30여개 국에 전파하고 있음) 에 이어, 태양열로 움직이는 드론 (Project Aquila) 을 통해 도시 외 지역에 인터넷을 공급할 뿐 아니라, 인공위성을 띄워 (Project Amos) 중부 아프리카 전역에 free wifi 를 접속하고자 하는 과감한 (or 무모한) 도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절정 (반전): 주커버그와 엘론머스크의 꿈이 담긴 로켓이 폭발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아프리카에 무료 wifi 를 제공하기 위해 Facebook 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인공위성을 실은로켓이 2016년 9월 1일 발사 준비 과정에서 폭발하고 만 것이다. 폭파된 로켓은 엘론머스크의 꿈을 실현해가고 있는 SpaceX의Falcon 9 로켓이었다.
Facebook 과 SpaceX 에, 아니 주커버그와 엘론 머스크에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은 이 때를 틈타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아직 수익창출 (흑자창출)을 하고 있지 못한 SpaceX에 대한 공격자들의 단골 attack 메뉴는, "주주에게, 14년 간 수익을 창출해주지 못한 기업이 과연 존재의 가치가 있는가?"이다. 사실, SpaceX 의 경우, 로켓 발사 한 번 한 번의 성공 여부가funding 및 비즈니스 모델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금번 폭발 사건은 SpaceX 공격자들에겐 매우 좋은 먹잇감 이었던 것이다.
Facebook 의 경우, "전 세계 사람들을 에서 하나로 잇는 전 지구적 플랫폼 달성"이라는 비전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너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즉, 전 세계 부의 80% 는 상위 20%부자들에게 쏠려 있는데, 구매력이 전 세계 10% 수준에도 못미치는 하위 50% 이하의 사람들을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해가며 새로운 도전을 할 필요성이 있는지가 그들의 비판인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이미 IPO 를 했기에, 주주가치 극대화 관점에서의 ROI (Return on investment)를 고려하면서 비즈니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비판 로직이다.
더불어, 매출 규모로 봤을 때에는 전통적인 대기업 / 제조업체 수준에 못 미치는 facebook 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300조 이상을 달성하는 것에 대해, Bubble 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Facebook 이 보유하고 있는 인력 / 기술 / 데이터 / 고객기반 / 비전이 기업가치에 상당한 portion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커버그의 새로운 도전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거나 실패할 경우, Facebook 공격자들은 “무의미한 투자 + 버블” 논리를 앞세워 공격하는 것이다.
친구 결혼식 때문에, 2016년 9월 4일 실리콘밸리에 도착한 나로서는, 실리콘밸리 관계자들에게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운이 좋게도 있었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느낀 실리콘밸리 현지 분위기는, “그럴수도 있지 뭐” 이다. SpaceX 로켓이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폭파된 것이 아니라, 준비 과정에서의 실수로 폭파되었기에, SpaceX 에 심각한 기술적 결함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발사된 로켓체가 되돌아와 착륙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면, SpaceX 에 타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동시에 Facebook 의 경우에도, 위성을 띄웠는데 무료 wifi 제공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로켓이 폭파하는 과정에서 위성도 함께 폭파된 것이기 때문에, Facebook 도전이 실패라는 sign 으로는 바라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위성을 준비하는 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면 위기가 올 수 있는대, Facebook 에는 위성이 하나 터져도, 얼마든지 다시 준비할 수 있는 자본 + 기술 +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는 “주커버그와 엘론머스크가 이번에 재수가 정말 없었네” 로 흘러가는 듯 하다.
다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의 일부 언론은, 두 회사의 도전을 “무리한 시도” “현실감각이 없는 무리한 투자” 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로켓 폭파 후, 엘론머스크는 그의 보유 주식의 가치가 약 8천억이 증발해버렸다는 (그가 보유한 총 주식가치 중 약 5~10% 수준) 이유로, 위기에 빠진 남자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다만, 두 회사를 “주식가치 하락” 및 “매출 + 수익” 의 전통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가치 하락 관점으로 봤을 때에는, 전 세계에 만2~3년 사이 50% 넘게 주식이 빠진 기업이 수두룩하게 많기 때문이다.
동시에, 실리콘밸리가 Facebook 과 SpaceX 의 가치를 높게 인정해 주는 것은, 그들이 가진 기술이 미래 사회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바꿔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해당 팀이 정말 실행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더해져있다. 그런데 그 믿음이 근거없는 투자라고는 바라볼 수는 없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말로, 굉장히 냉정하고 차가운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미친 기술로, 세상을바꿔놓는 대신에, 독점적 시장을 구축하여 엄청난 이윤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에 움직인 것이다.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은 "독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사실 정신나간 상상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와 6 25 를 거치며, 세계 최빈국이 되었던 1950~60년대 대한민국에서, 배를 만들고, 반도체를 만들고, 플랜트를 건축한다는 발상은 사실 비현실적이고 정신나가 보이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팀의 의지와 투자자 (당시 정부)의 지원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정치적 부작용이 있었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힘 자체는 전 세계적인 귀감이 되고 있다.
지금의 실리콘밸리에는 그런 정신이 남아았다.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여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무료 인터넷을제공하겠다는 주커버그나…. 탄소없는 자동차 / 대중이 이용 가능한 로켓을 만들어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엘론머스크는 사실 정신나간 사람에 가깝다. 다만,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꼭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는 믿음과, “주커버그와 엘론머스크는 어떻게든 해낼 것이다” 라는 투자자들의 risk 높은 믿음이, 그들에게 자본을 공급하게 해주고, 그 자본이 뛰어난 사람을 모이게 하여 기술 혁신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무모한 도전을, “비즈니스 감각이 떨어지는 투자” “버블” 의 관점에서 바라볼지, “위험하긴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모험” 의 관점에서 바라볼지는, 선택의 문제이다. 어떤 선택이 맞았는지는, 결국 창업자들과 그 팀이 정말 구현해 내는지에 달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1950~60년 대에는 후자의 모험이 존재했기에 한강의 기적 & 현재의 우리나라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실리콘밸리도, 기적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덕분에 현재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말: Open Question]
로켓의 폭발… 그리고 그 폭발을 바라보는 관점…. 을 통해, 많은 것을 판단해 볼 수 있다. 과연 로켓의 폭발의 의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SpaceX 와 Facebook 의 도전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가 머릿속을 멤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