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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Jun 13. 2023

대기업에서 참고하는 스타트업의 HR initiative

링글 공모전 비하인드 스토리

얼마 전 대기업 인사팀 분들과 미팅을 했다.

핵심인재 발굴을 위한 이니셔티브 중 하나로 공모전을 진행하려 하는데, 대학생들에게 문의 시 인지도/호감도가 높았던 공모전 중 하나인 링글 공모전의 운영 노하우를 들어보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미팅 시, 아래와 같은 인사이트를 공유해 드렸다.


1. 링글 공모전은 본래 채용을 위한 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링글을 케이스로 한 공모전 진행을 통해, 기존 및 잠재 유저 분들께 스타트업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제 해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2. 그래서, 링글 공모전의 핵심은 '진짜 현재 링글의 고민을 케이스로 제시하고, 상세한 맥락 및 자료를 제시하는 것' 이다. 가상의 케이스는 참여자를 몰입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 진짜 회사의 문제를 제시해야, 참여자도 진심으로 문제해결에 집중한다.


3. 링글 공모전의 핵심 중 하나는, 참여자 분들과의 잦은 소통에 있다. 서류 전형 과정 중 라이브 웨비나를 3~4회 진행하며, 공모전 케이스 제작자이자 링글 공동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자 분들의 질문에 솔직히 답하는 세션을 진행한다. 대다수 회사의 공모전은 공모전 참여자와 회사 구성원 간 교류하는 세션이 많지 않은데, 공모전의 핵심 중 하나는 '이 회사의 실제 문제를, 이 회사의 실제 구성원들과 논의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제한적으로나마 제공하는 데에 있다.


4. 서류 전형 합격 후, 최종 PT 진행 팀들과는, 각 팀과 별도의 check-up 세션을 진행한다. 최종 PT 에서 각 팀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Q&A 기반 돕는 세션이다. 본 check-up 과정에서 참여팀과 링글팀 간 본딩이 형성되곤 한다.


5. 심사위원들은 회사의 중역 및 핵심 실무진으로서, 서류전형부터 최종 PT 까지 모두 참여한다. 즉, 심사위원은 서류를 심사하고, 웨비나를 진행하고, 최종 PT 진출팀과 check-up 을 진행하고, 최종 PT 를 선발하는 end-to-end 전체 과정에 참여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최종 PT 시 맞는 질문을 던질 수 있고, 정확한 심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공모전 종료 시상식 때에는, 공모전 주제에 대해, 현재 링글팀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해 참여팀에게 나름 상세하게 공유한다. 공모전 참여팀이 공모전 진행 중 '링글팀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저들이 생각하는 정답은 무엇일까?' 항시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공모전에 최소 2달 공을 들인 분들을 위한 예의이자, 링글팀 역시 공모전 참여자 분들께 피드백을 받는다는 마음으로, 일부 confidential 한 내용까지 공유하며 팀의 접근 방식을 나눈다. 


7. 위의 과정을 함께한 분들 중, 이 회사 및 서비스에 매력을 느껴 팀에 합류하신 분들이 있는데, 공모전 출신 중 채용 실패는 한 건도 없었다. 공모전이라는 과정 자체가, 링글팀과 참여팀 간 fit 을 맞춰볼 수 있는 과정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공모전 출신 링글팀 분들은 공모전 상금을 뛰어넘는 value 를 만들어 주고 계시다.


8. 링글 공모전은 과거 '농구 대잔치'를 연상시키는 장치가 있다. 바로 대학생과 직장인이 모두 참여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수한 대학생은 직장인과 자웅을 겨루고 싶어한다. 우수한 직장인은 본인의 역량을 검증해 볼 의미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탐색한다. 이 두 집단이 만날 수 있는 장이 링글 공모전이 되길 지속적으로 바라고 있다.


9. 1등 상금이 크면 재야의 고수 분들이 참여하실 확률이 높아진다. 전체 상금 규모 보다는 1등 상금 규모가 확실히 큰 것이, 공모전 출품작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10. 공모전 종료 후, 공모전 수상자들께서 지속적으로 만나소 교류할 수 있는 알럼나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드리면 좋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삶을 사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 네트워크는 평생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11. 링글 공모전은 브랜딩, 채용, 성과 개선 관점에서는, 아직도 그 ROI 가 명확하게 증명되지는 않았다. 다만, ROI 를 고려하고 공모전을 진행한다기 보다는, 기존/잠재 유저 분들의 성장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보고 싶은 마음과, 과거 대학교 시절 공모전에 참여하며 느꼈던 아쉬움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ROI 관점에서 공모전을 바라보면, 공모전은 지속되기는 어렵다.


링글의 공모전이, 대기업 분들께서도 참고하는 벤치마크 사례가 되었다는 점이 뿌듯했다. 더 많은 기업들이 더 나은 공모전을 진행해 주셔서, 학생 및 직장인 분들께서 성장할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와 도전을 제공해 주셨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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