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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Jul 20. 2023

글로벌 플랫폼을 향한 여정

재주도 부리고 수익도 얻는 회사가 되길.

과거 대학교 수업 때 교수님이 아래와 같은 말씀을 하셨다.


"최근 영국이 제조업 등에서 많이 밀려서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시아의 제조업체들의 상당수에 영국 자본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사실 재주는 아시아에서 넘는데 이득은 자본시장이 발달한 영국 등 전통 선진국에서 많이 가져가고 있다. 고로, 눈에 보이는 실물경제만 보고 세상을 평가하거나 진단하지 말고, 자본시장과 같이 눈에 직접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흐름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 진짜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시 대학생 때에는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는데, 교수님의 한 마디가 비즈니스를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최근 유사한 맥락의 기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요즘 K-콘텐트 등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으며 한국 회사들이 각광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이득은 유투브/넷플릭스 등 콘텐트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는 미국 회사들이 독식하고 있다. 그래서, K-콘텐트가 뜬 만큼, 글로벌 회사로 우뚝 선 한국 회사는 많지는 않다. 고로, IT 업을 볼 때에는 요즘 무엇이 인기있는지 만큼이나, 누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요즘 GenAI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AI 중심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있어, 경색되었던 스타트업 시장이 조금 씩 풀릴 기미가 보이고 있다. 다만, 해당 트렌드에 있어 실질적인 이득을 독식하고 있는 것은 원천기술 및 API 를 보유한 open AI 다"


결국, 자본이던, 플랫폼이던, 원천기술이던, 많은 사람들이 play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놓은 서비스들이, '회사'의 관점에서 글로벌 기업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압도적 플랫폼 또는 기술이 존재하는 업은 해당 산업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한다. 자본도 몰리고 player 도 몰리고 또 기술도 몰린다. 다만, player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플랫폼 기업과 player 회사 간 간극이 점점 더 커지며, 결국 플랫폼이 키워주는 player 가 성장하고, 해당 player 들은 플랫폼이 일부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압도적 플랫폼이 없는 시장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성장하고, 또 player 들 역시 성장률이 더디다. 다만, 이런 시장에서는 누구나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좋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유저를 모으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술을 정비하 나가는 과정에서 임계치를 넘게 되면, 그 때부터 스노우볼처럼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하며 종국에는 업에 지배적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교육업이 아직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플랫폼이 없는 시장이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Big-Tech 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업이기도 하다. 


과거 대학생 때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재주는 한국인이 부리지만 실질적 이들은 강대국(?)에서 누리는 패턴의 성장이 아닌, 재주도 한국인이 부리고 실질적 이득도 한국에서 누리는 사업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염원이 있었는데, 그 꿈이 아직도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음을 종종 느낀다. Ringle 이 지금은 niche 한 유저를 위한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전 세계 유저와 전 세계 튜터를 기술과 콘텐트와 서비스를 매개로 이어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미래를 여전히 꿈꾸고 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이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인고, 시작이 반인 것처럼, Ringle 이 '글로벌 플랫폼' 반열에 오른 회사가 될 수 있길 꿈꿔본다. 


그러기 위해, 누구나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는 학습 서비스부터 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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