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훈 Hoon Lee Jul 19. 2023

유저 한 분 모시는 데에 걸린 2시간의 의미

1명의 유저를 모시는 데에 2시간.


링글 초창기 때에 1:1 미팅을 통해 유저 한 분을 모시는 데에 소요되었던 시간은 약 2시간이었다.


단, 미팅 시 Ringle 을 주제로 이야기 하지는 않았었다. Ringle 을 주제로 Sales Talk 을 하게 되면, 내 적성에는 안맞았는지 타율이 좋지 않았다. Ringle 을 주제로 한 Sales Talk 기반 미팅은 '공격' (이 유저를 링글 유저로 만들겠어!!)과 '수비' (Sales Talk 에 현혹되지 않고, 진짜 이 서비스가 내가 원하는 가치를 주는지 살펴보겠어)의 교전이 펼쳐지는 형태였는데, 그 과정이 Ringle 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Ringle 은 타 서비스 대비 차별점을 설명하며 우수성을 강조하기에는, 사실 그렇게 시작된 서비스가 아니어서 그런지 전달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Ringle 초창기 유저 분들과의 대화는 주로 Ringle 서비스가 주인공이 아닌 '나'와 '유저'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대화하다 보면, 내가 왜 Ringle 을 만들게 되었는지, 과거 영어 공부에서 아쉬웠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왜 BCG 에서 보완하지 못했었는지, 막상 MBA 와서 마주한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그런데 배운점은 또 무엇이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왜 Ringle 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 하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신 유저 분들께서 대화 마지막 무렵에 '저도 한 번 써봐야겠네요! 체험해보고 이야기 해드릴께요! 말씀해 주시며 미팅이 끝났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보통 유저 분과 1~2시간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유저분을 모시던 시절에는 사실 유저분 한 분 한 분과의 만남이 매우 재밌고 좋긴 했는데, 마음 한 켠에 있었던 고민은 '이렇게 한 분 한 분 모시는데 1~2시간이 소요되면, 어떻게 더 빠르게 성장하지?' 였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가서, 이 미팅 속에 반전이 숨어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나뵌 유저분들 중 체험수업에 만족하시고 링글 유저가 되어 꾸준히 수업을 이용해주시는 찐 유저가 되어 주신 분들께서, 주변 지인 분들께 본인의 30분 ~ 1시간을 쓰시면서 '본인이 링글을 이용하는 이유 및요즘  링글의 장점'을 설명해 주시는 것이었다. 유저 한 분과 진행했던 나의 1시간은, 그 분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닌, 유저 분을 통해 또 다른 유저 분에게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보다 Scale 한 유저 소통 방식을 도입하는 관점에서 웨비나도 많이 진행하긴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하루에 1~2 시간은 미국 오피스에서 뵙게 되는 유저분 또는 관계자 분과 대화하는 데에 투자하고 있다. 웨비나는 웨비나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1:1 미팅 만큼의 cascading effect 는 없기 때문이다. 도리어 Scale 의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웨비나와 1:1을 균형있게 진행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무쪼록, 유저 분과의 1:1 소통은 얼핏 보면 scale 하지 않은 방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1:1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그 기억이 유지되는 소통은 없다고 생각한다. 링글은 창업 이래 지금까지 한 분 한 분 유저분을 어렵게 힘겹게 하지만 의미있게 모시고 있는데, 지금 대비 10배가 커져도 100배가 커져도, 그 기조 만큼은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


유저 분과 소통한 시간은 그 날 소실되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의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오래 오래 그 영향이 지속된다.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형 인재의 특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