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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ug 23. 2023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스타트업 본질은 변함이 없다.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고, 본질에 집중하자.

10년 전 대비 지금 스타트업 운영 난이도가 더 어려워진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보여서(?) 더 어려워진 것 같다.


10년 전은 SNS가 광고판이 되기 이전이다. 당시 페이스북 등 SNS 에서는 '내 지인과 연관된 소식' 위주로 노출되었기에,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SNS 에서 '활동적'으로 보냈다. 그래서, SNS 에 뭔가 올리고, 지인들이 감사하게도 like 를 눌러주면, 광고에 많은 돈을 태우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노출되던 시기였다. 시간/노력에 비례하여 자사 서비스에 대한 노출도를 높일 수 있었던 시기였다.


당시 규모가 있는 Tech 회사들은 스타트업 대상 무료 이용 offer 를 많이 했다. 일단 무료로 쓰고, scale-up 하면 그 때부터 pay 하라는 곳들이 많았다. 그래서, 자금이 특히 부족한 사업 초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서비스를 운영해 나갈 수 있었다 (다른 예시이긴 하나, 당시 wework 도 4인실 가격으로 8인실 이용을 6개월 정도 offer 했었고, law firm 들도 1~2시간 무료 상담을 많이 해줬다) 


위와 같이 여러 회사들이 무료 offer 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IT 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소위 대박을 친 회사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스타트업에 좋은 자본이 많이 몰리기 시작했고, 좋은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서비스를 더 저렴한 가격에 offer 하면서 반사 이익을 받는 스타트업들도 많이 생겼다.   


결론적으로 10년 전은, 마케팅도, 서비스 개발/운영도, 투자도,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발품 팔면, 저비용-고효율로 운영하며 성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던 시기였다.


반면, 지금은 SNS 에 포스팅을 열심히 올려도, 광고비를 태우지 않으면, 노출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광고비를 집행해도, 광고 소재가 '효과적'으로 노출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직접적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는데 비용은 공중파 광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약 10년 전 TV 등 주력 매체 대비 서비스를 저비용-고효율로 알릴 수 있었던 디지털 채널들이, 이제는 비싼 채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개발/운영비도 과거 대비 더 많이 든다. 인건비는 올랐고, SaaS 서비스 비용도 과거 대비는 많이 올랐다. 


투자의 경우도, 1) COVID-19 기간 중의 시장의 비정상적 성장, 2) 코인 등 '이상한 패턴'의 자산 출현, 그리고 3) COVID-19 이후 미국 연준의 비정상적 금리인하 등이 스타트업 eco-system 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급감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그래서, 요즘은 투자 받기 어려워졌다. 


과거 대비 어려워진 환경에서 고민하는 스타트업 대상, '변화된 디지털 매체 환경을 반영하여 자금을 집행해야 한다' '직접비를 줄여야 한다' 등 조언/제안들이 많아지고 있다. Big Tech 들도 스타트업들의 자사 서비스 이용률을 최소 현상 유지는 하게 하기 위해 방문 및 컨설팅 제안을 해주기도 한다.  


다만, 바뀐 시대에 적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스타트업을 하는 본질적 이유'를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제품을 더 빠르고 더 잘 만들어서, 더 많은 유저의 이용성을 확보하고, 그러한 use case 를 더 열심히 뛰고 여기저기 소개해며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본의 힘 및 대규모 조직의 힘이 아닌, 소수의 사람이 모여 더 빠른 의사결정 및 한 발 더 뛰는 실행력으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타트업만의 경쟁력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환경이 급변하고 어려워질 수록, 스타트업의 본질적 활동에 더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소수의 팀으로 제품 더 잘 만들고, 여러 use case 를 효율적으로 소개하며 유저가 이를 더 잘 사용하게 하는데 집중하자. 결국 유저는 스스로를 돕는 서비스를 돕고, 유저가 돕는 서비스에는 항시 사람이 몰리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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