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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ug 30. 2023

판매 채널을 일원화 할 것인가? 다각화 할 것인가?

제조사 입장에서 자사 제품을 자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하는가? 아니면 다양한 판매채널에 보급하여 판매하는가? 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Ringle 은 Ringle 수업권을 Ringle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일부 B2B만 제외) Ringle 은 선물하기에도 입점하지 않았고, 타 종합 교육 업체 내 사이트에 입점하지 않았으며, 가끔 제안이 오는 온라인 쇼핑몰 내 교육 섹션에서의 판매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1) 가격 혼선 방지 (가격 무너짐 방지), 2) 유저 대응/관리력 강화, 3) 불완전 판매/구매 방지, 4)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 중, 과거 커피 유통시장을 봤을 때 느낀 시사점의 영향이 크다. 


커피 제조사는 믹스커피를 다수 유통 채널에 납품한다. 그리고 유통채널 별 (Mom & pop, 대형 할인점, 백화점 등) 납품가/용량이 다르다. Mom & pop 에는 소형패키지 상품을 상대적 높은 단가에 납품하고, 대형 할인점에는 대형패키지 상품을 낮은 단가에 납품한다, 제조사 나름의 1) 유저 별 제품 구매 경험 제공 전략, 2) 판매채널 관리 방식, 3) 시기 별 가격/수익 최적화 전략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커피 시장에서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시장 가격이 무너지는 사태가 있었다. 제조사에는 할인점에 대용량으로 패키징한 상품을 최저가에 납품을 하는데, 할인점에서 재고처리를 위해 마진을 포기하고 대용량 커피 초저가 할인 행사를 진행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도매상들이 해당 제품을 대규모로 받아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통해 도매상에겐 본인이 제조사로부터 받았던 납품가 대비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받는 'black market' 채널이 생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방을 돌며 mom & pop 에 제조사 납품가 대비 더 낮은 가격에 커피를 공급을 하게 되고, mom & pop 는 결국 제조사가 아닌 도매상에게 납품을 받게 되면서 가격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던 것이다 (할인점에서는 너무 저가에 제품을 팔고, 의도치 않은 도매상이 제품을 받아가고, mom & pop 은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받지 않는데 제품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악순환...) 


위와 같이 제조사가 각 채널 별 가격/제품/물량에 대한 control 을 잃는 순간, 소비자에 대한 관리력/통제력을 함께 잃게 된다. 제조사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싶은 가격, 구매경험, 메세지 등이 있는데, 판매채널 다각화 과정에서 secondary market 이 생기고 가격이 무너지게 되면, 소비자 중 제조사가 원치 않은 채널에서 희망하지 않았던 가격에 선호하지 않은 방식의 구매 경험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증가하게 되면서,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판매 채널을 현명하게 다각화하면, 유저 경험을 통제하는 상태에서 제품을 더 빨리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Ringle 은 유저 대상 직접 상담을 통해 최선의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싶고, 그 과정에서 쌓은 신뢰/라포를 바탕으로 유저의 제품 이용 중에도 '링글 Best Practice 이용법 공유' 을 통해 수업을 더 잘 듣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고 싶다. 그리고 재결제 또는 프로모션 관련, 회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최적 시점을 정하고 싶고,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offer 를 다수 유저에게 동일하게 제공함으로써, 그 누구도 손해보지 않고 재수강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위와 같이 유저 경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양한 채널과의 협력 기회를 찾고 make it happen 하기 위해 자원/시간을 쓰기 보다는, 그 시간에 1) 제품을 더 잘 만들거나, 2) 유저와 더 잘 소통하거나, 3) 타겟 유저에게 더 잘 소구될 수 있는 홍보를 하는 등 일을 해 왔다. 


덕분에 Ringle 수강권이 secondary 채널에서 거래되는 일이 거의 없고 , 자사 채널에서 유저와 직접 소통하며 서비스를 빡세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직접 판매 모델의 단점은 확장/성장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인데, 제품 quality 을 더 높임으로써 더 빠른 입소문 제고 등 통해 단일 판매 채널 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는다.


결론적으로, 회사의 철학/전략에 따라, 그에 부합하는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전략적 고민 없이 판매 채널을 넓혀 나가는 play 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에 제품/시장 지배력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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