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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Apr 12. 2017

상대방이 오해없이 정확히 이해하도록 소통하는법

컨설팅 회사에서 배운 커뮤니케이션 방식: "상대방의 관점에서 시작하라"

부제: 커뮤니케이션의 본질,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상대방의 머리와 마음에 그대로 전달하는 것 (내가 인지하는 메세지의 강도/방향/시점과 상대방이 받아들인 강도/방향/시점이 일치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 


대다수 사람들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내 기준에서” 정확히전달하는 것에 집중한다. 


그런데,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내가 전달하는 메세지가, 상대방에게는 다소 다르게 들리고 해석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같은 단어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의미/강도가 조금 씩 다르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람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인지구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열심히 내 메세지를 전달했지만, 상대방의 머리와 마음속에는 내 의도와는 다소 다른 메세지가 각인되어 있는 경우가 꽤 많다. 


보통 이런 경우에 발생했을 때,.


“나는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어” 

"상대방이 내 의도를 정확히 캐치하지 못했어!! 상대방이 잘못들었어"


등등 남탓을 하게 되지만... 사실 상대방의 정보 습득 메커니즘을 미리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방에 부합하는 스토리라인과 문장/단어로 전달하지 못한 내 책임이 더욱 크다. 


예를 들면, 컨설팅 회사에다니는 컨설턴트가,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사장님에게 보고를 했는데, 사장님이 컨설턴트의 메세지를 살짝 다르게 이해하시고, 그의 의도와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실행하여 예상치 못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생각해보자. 이에 대한 사장님의 불만제기가 있을 때, 


"사장님이 그 때 잘못 이해하셔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 때 저는 정확히 이렇게 이야기 했었습니다"


라고 주장하면, 진짜 컨설팅 바닥에서 되출당할지도 모른다 ㅠ.ㅠ 


컨설턴트의 의무는, 고객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도 있지만, 그 솔루션을 상대방이정확하게 인지하도록 전달하는 것에도 있다. 그래서 컨설팅 회사에서 CEO 대상 최종 보고서 작성 시에는,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철저히 review 를 진행한다. CEO 는 전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CEO 가 바라보는 관점이 1도만 달라져도 결과는 전혀 다르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각도 1도만 틀어서 앞으로 걷기 시작하면, 수 만km 이후에는 전혀 다른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처럼). 결국 CEO 가 받아들이는 문장의 뉘앙스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강도와 일치시키기 위해, 스토리라인/단어/문장 등을 철저히 두 번 세 번 검토한다.


그래서, 컨설팅 회사에 다니면서 익힐 수 있었던 커뮤니케이션 스킬 중에 하나는,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상대방의 관점에서 정확히 전달하는 법이었다. 상대방의 성향 및 정보 습득 로직을 이해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스토리와 단어/문장으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법.


예를들면 Client 사 중 A사는 연역법의 논리 구성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보고서 두께는 20장을 넘으면 안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고, client 가 부연설명을 요청할 때에만 간단한 fact 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보고를 진행하였다. 동시에 명확한 position taking 을 선호하였다. 시나리오 분석 등 보다는, “그래서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의견과 그 이유를 요구하였다.


반면, B 사는 귀납적 논리 구성을 좋아하였다. 보고가 시작돠면, 우선 최종 결론을 어떻게 도출하였는지의 전  과정을 쭉 설명드려야 했다. (정보는 이렇게 수집했고, 누구와 어떻게 인터뷰 진행했으며, 결론은 각 사 임원과 한 번 이야기해서 검토받았고 등등). 기본적으로 의심이 많은 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의심은 업의 본질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한 번 설비 투자 하면 수천억이 들기 때문에, 투자의사결정 할 때에 굉장히 꼼꼼히 검토해야 하는 업). 그리고 결론을 내기에 앞서, 분석 과정에서 얻은 Fact, Information, Data, 시사점 들을 쭉 설명해 드려야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이 친구들 정말 열심히 조사했고, 봐야하는 것들은 다 봤고, 고려해야 할 것들은 다 고려했으며, 결론적으로 시장을 정확히 알고 있네..’ 라는 신뢰를 얻은 후, 결론을 이야기 해야했다.


그리고, B 사의 경우, 최종 결론의 경우에도, 단호한 입장 정리 보다는, 시나리오 분석에 기반하여, 이런 경우는 이렇게, 저런 경우는 저렇게 식의 결론을 선호하였다. 그래서 결론을 적을 때,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보다는 ,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대응하시는편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될 확률이 높으니, 이 경우에 대해우선적으로 대비해 놓으십시오” 방식으로 대응 방안을 제언해 드리곤 했다. 


결국, 같은 메세지에 대해서도, A 사를 대상으로 전달할 때와, B 사를 대상으로 전달할 때에는 전혀 다른 로직,스토리라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했다. 그래야 우리의 의도와 메세지가 정확히 상대방의 머리와 마음에 인지되었다.


이렇듯,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는,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내가 이해하는 방식대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정보습득 방식에 근거하여 상대방 관점에서 메세지를 전달해 나가야 한다.


Start-up 을 하는데있어, 컨설팅에서 배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큰 도움이 될 때가 굉장히 많다.


우선, 각기 다른 직종의 사람들과 소통할 때에 도움이 된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터, 세일즈 분들은 성향과 관점이 다르다. 엔지니어 분들과 소통 시 아주 매우 정확한내용 전달 및 오류 없는 논리 전개에 기반한 소통이 중요했다. 마치 코드를 짜듯, 정확히 촘촘하게 전달해야 했다. 반면, 디자이너 분들은 사람이 정보를 어떻게 심리적/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점 (논리 보다는 감각적/인지적 관점) 에서 이야기 할 때에, 효과적으로 소탕할 수 있었다. 세일즈는 목표 달성 및 impact 관점에서, 그것을 할 때에 어떤 목표를 얼마나 달성할 수 있는지 관점에서 전달하면 효과적이었다.


또한, 내부 직원들을 동기부여 할 때와, 투자자를 설득할 때의 로직은 전혀 다를 때가 많았다.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 시에는 비전에 대한 공감/교감/개인적 이야기 등이 더욱 중요했고, 투자자와의 소통 시에는 비전에 대한 객관적/합리적 소통이 보다 중요하였다. 


그리고, 투자자를 대할 때에도,“문제해결/비전 중심형 투자자”와,“마켓/숫자 중심형 투자자”를 대할 때 전혀다른 로직을 구사해야 했다. “문제해결/비전 중심 투자자”를 대할 때에는, 우리의 꿈이 무엇이고, 왜 이 사업을시작했으며, 이 제품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문제해결을 극대화하는서비스를 어떻게 실행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사람과 자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야 했고,


“마켓/숫자 중심형 투자자”를 대할 때에는 이 아이템의 시장 규모는 얼마나 크고, 그 중에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시장/고객의 규모는 어느정도 이며, 그러기 위해 경쟁사와 어떻게 다르게 play 해야 하고, 그런데  고객의 CAC 와 LTV 는 얼마이고, 현재의 고객 Retention 은 어느정도이며, 결국 이를 통해 언제 break-even 들 당성하고, 시점 별로 어느정도 기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 해야 했다. 그런데, 나의 경우, 1개 버전의 IR 자료만 있어서 약간 고생한 기억이 있다. 


고객과 소통할 때에도, 아직 제품을 써보지못한 고객을 대상으로 Sales 를 할 때와, 제품을 체험한 후에 구매의사결정을 고민하고 있는 고객 대상의 Sales 와, 이미 결제한 고객들대상으로 retention 을 높이기 위한 Sales talk 은 전혀 달랐다. 전자는, 왜 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느니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서비스의 이미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으로 이야기 해야 했고 (나무 보다는 숲을 설명하는 방식), 중자는 고민하는 포인트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확신을 주는 방식으로 소통해야 했으며, 후자는 고객이 제품의 기능을100%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세히 묘사하는 방식으로 설명해야 한다 (숲 보다는구체적인 나무 하나하나를 설명). 


아무쪼록,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상대방의 성향, 정보 이해구조 등을 파악한 상태에서, 상대방의 관점에서 메세지를 오해없이 마음과 머리에 심어주는 것이다. 내가 인지하는 메세지와, 상대방이 인지하는 메세지가 강도, 방향, 시기 측면에서 일치될 수 있도록, 상대방의 관점에서 전달하는 것이다. 


매번 실전에서 적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가끔은 내가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지를 간과한상태에서,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방식을 관성에 의해 고수해서 중요한 미팅을 그르칠 때가 있다.


상대방과 대화하기 전, 상대방의 성향, 상황, 정보습득 로직을 이해하자. 그리고 나서, 상대방의 관점에서 소통을 시작하자. 


최근 소통 과정에서, 이런 저런 반성이 마구마구 드는데, 예전 컨설팅 시절 배웠던 교훈을 생각하며 정리하 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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