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다양한 컨설팅 회사에 종사하는 분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컨설턴트 경험이 창업/스타트업 운영 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많이 물어보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략 컨설턴트로 일했던 6년의 경험이 창업하고 회사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 문제 발생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client 와 일을 하다 보면, 어떤 조직에나 문제는 많이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2. 세상에 풀 수 없는 문제는 없다 생각하는 마인드를 갖췄다.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3. 어떤 소통이던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1:1 이던, 1: 6이던, 2:6이던, 1:30이던 다양한 크기/주제의 미팅을 많이 경험해봤기에, 어떤 자리에서든 소통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즐기기도 한다)
4. 업무 강도에 둔감하다. 창업하면 일이 몰려오는 구간이 있는데, 사실 일은 항시 많았기에 (유별한 client 들은 말도 안되는 기간에 말도 안되는 일을 시키기도 하기에), 일이 많음이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5. 이해관계자 조율이 힘겹지는 않다. 팀 간 조율, 투자자와의 조율, 정부 부처와의 조율 등, 창업을 하다 보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조직과 이야기 하며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컨설팅 시절에 이해관계가 상이하고 서로 사이가 좋은 것 같지만 알고보면 사이가 좋지 않은 다른 임원/조직들 간 조율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6. 큰 그림에서 사고할 줄 안다. 소비자의 관점, 공급자의 관점, value chain 의 관점, 제품의 관점, 시장의 관점 등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며, '우리 회사의 현재 위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사고에 능하다.
7.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6년 간 협업했던 동료들이 창업, 스타트업, VC/PE, 외국계/대기업 학계 등 다방면에 포진되어 있어,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는다.
다만, 컨설팅 경험이 직접적으로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나 스스로를 비판한다 생각하고 기입해 보자면,
컨설팅 경험이 많다 하여 impact 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창업 또는 스타트업에서 impact 을 내려면, 현업을 깊이 알아야 하고, operation 끝까지 돌려봐야 하며, 춘-하-추-동을 2번 사이클 경험은 해봐야 하고, 다양한 실패를 마주해봐야 비로소 실적을 낼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경험이 많다 하여 좋은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컨설턴트는 많아야 4~5명 팀에서 프로젝트 단위로 일한다. 한 명이 못하면, 다른 한 명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조직을 만들고, 내 조직을 키우고, 조직과 align 시키고, 소수정예 기조로 운영하는 것 자체는 회사/스타트업에서 배워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컨설팅 시절의 프로젝트 경험 자체는 스타트업 시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DD 프로젝트 또는 PMI 프로젝트 경험이 창업/스타트업 운영에 직접적으로 주는 도움은 많지 않다.
아무쪼록 컨설팅 경험은 '기초 체력'을 쌓고, '문제 해결 마인드셋'을 키워주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컨설턴트 출신 분들이, 컨설팅 회사에서 쌓은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고, 컨설팅 회사에서 쌓지 못한 경험은 새로운 회사에서의 실행-실행 과정에서 내재화하며 (손에 흙 묻혀봐야 impact 이 나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회사에서 impact 을 내는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 나부터, 링글이 더 크게 성장하여, 컨설턴트 출신 창업자로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