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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Oct 24. 2023

Scale-up 어려운 업에서 7년을 버티게 해준 조언

링글 처음 시작 할 때,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조언을 해주셨다


"1:1 영어회화업은 빠르게 scale 하기 어려운 업이다. 벤처금융이 좋아하기 어려운 업이기도 하다. 빠르고 투자 받고 싶다면 하지 말고, 좋아서 하는 것이면 열심히 해봐라"


당시에는 Scale-up 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잘은 몰랐고, Start-up 생태계를 잘 알지는 못했기에 그 말 뜻을 100%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왜 1:1 영어회화 업이 빠르게 Scale-up 하기 어렵다 말씀하셨는지 이해가 된다.


1) 제품이 표준화되기 어렵고(튜터와 유저의 1:1 수업은 수업 quality 를 표준화하기 어렵다), 2) 유저/튜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관리 Cost 가 많이 들고, 3) Two-Side Market 이어서 인력이 더 필요하고 (튜터도 선발해야 하고, 유저도 모집해야 하고, 튜터앱도 있어야 하고 고객앱도 있어야 하고 등), 4) 제품력만으로 홍보하기도 어렵다 (1:1 영어회화 업은 제품 위주 마케팅이 아닌, 사은품 중심 마케팅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제품력 만으로 인지도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교육은 게임/콘텐트와는 달리, 사람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성향이 크기 때문에, '꾸준한 반복 학습'을 유도하고 '실력 증진'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5)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했고, 6) 잦은/정교한 유저 소통/관리력, 7) 유저의 동기부여를 위한 이벤트/챌린지 기획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튜터 인건비로 인해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어렵기에,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8) 더 소수의 팀으로 위의 모든 것을 운영해야 하는 고난이도 챌린지가 있었다. 


창업 초반에, 위와 같은 1:1 영어회화 업의 본질적 어려움을 미리 알았더라면... 과연 링글 창업을 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조금 더 오래 고민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도전했을 것 같긴 하다. 조금 더 천천히 성장하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 더 천천히 투자받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맞는 교육을 성장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여 실질적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30대 중후반을 all-in 하는 일 자체가 그 무엇보다 가치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 Ringle 과 같은 서비스를 만났더라면, 내가 더 많이 성장했을 것 같기 때문에.. 과거의 나를 위해서라도 더 만들어 보고 싶었을 듯 하다.


시간이 지나 약 1년 전, 선배님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힘이 되는 조언을 해주셨다.


"과거의 1:1 영어회화 산업에는 좋은 Quality의 서비스가 없었다. 투자를 받은 회사들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제품 수준이 크게 발전하지는 않았다. 단, Ringle 은 벌써 7년이나 버텼고, 좋은 투자도 받았고, 제품력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서 보기 좋다. 계속 버티면서 좋은 교육 서비스를 잘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해당 업을 독점하는 순간이 올 것 같다. 제품력의 격차를 계속 벌이고, 브랜드를 쌓고, 유저를 지속 모으면 어느 순간 크게 성장하는 구간이 오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곧 오기를 바라고, 그 때까지 계속 좋은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


좋은 제품 만드는 좋은 회사로 계속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선배님의 이야기가 큰 위로가 되었었다. 그리고 창업을 시작할 당시의 초심, '문제해결적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 유저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세계적 회사로 도약한다'을 리마인드 할 수 있었다.


참 어려운 업이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라는 미국 속담에 어울리는 업일수도 있겠다. 업을 평정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another 7~8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팀이 하루 더 열심히 잘하면 더 많은 유저가 더 각성하고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싶다.


좋은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선배님의 말씀이,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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