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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Nov 13. 2023

10%의 성공과 90%의 실패가 공존할 2024년

어제 저녁에 애정하는 라멘을 먹으러 팔로알토 downtown에 갔다.


그런데, 라멘집까지 가는 길을 걸으며 "팔로알토 다운타운에 다시 사람이 많아졌나? 아니, 오히려 줄었나?" 헷갈렸다.


어느 골목/바에는 사람이 북적이는데, 또 다른 코너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상이 몇 번 반복되었기 때문에다 (참고로 과거의 팔로알토는 토요일 저녁에 어디든 붐볐다). 주차장도 어느 구역 주차장은 붐비는데, 어느지역은 한적했다.


1~2시간 있어보니 '아, 전반적으로는 과거 대비 여전히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붐비는 곳과 붐비지 않는 곳의 gap 이 매우 커졌구나' 라고 결론지을 수 있었다.


유사한 경험을 한국에서 도 했었다.


중요한 식사 자리가 있어 매우 오랫만에 애정하는 '모수' (우리나라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예약을 하려 헀는데 예약이 정말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경기 아직 살아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 대다수의 미슐랭 레스토랑 및 별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인 파인다이닝들은 과거 대비 예약이 매우 용이해졌고, 예약없이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졌다고 한다. 


확실한 스타는 여전히 예약하기 어려운데, 애매한 스타와 파인다이닝은 손님을 잃고 있는 것이다.


꼭 미슐랭이 아니어도, 맛/가격/서비스가 모두 훌륭한 식당은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훌륭한 곳) 계속 줄을 서고 사람이 붐빈다. 그런데 맛 또는 가격 둘 중 하나가 아쉬운 식당은 손님이 과거 대비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단골이 많은 곳은 더 잘되고, 단골이 없는 곳은 더 안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년의 소비 행태는 상대적 과소비 (21년~22년 상반기) --> 합리적 소비 (22년 하반기~23년 상반기) -->절제된 가치소비 (23년 하반기)로 흘러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산가/중산층 모두 확실히 좋은 것에만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명품도 1~2등을 제외하고서는 실적이 빠지고 있고, 마트 내 음식들도 확실히 좋거나, 적당이 좋은데 가격이 착한 제품 위주로만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위의 현상이 2024년을 대비하는 스타트업들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1) 우리 제품은 유저가 생각하기에 압도적으로 좋은가? 

2) 우리 제품은 가격 대비 가치를 확실히 많이 전달하고 있는가? 동시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affordable 한가? (이왕이면 저렴한 축인가?)

3) 우리는 단골 유저가 많이 있나?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되나?


1)~3) 중 하나라도 '확실한 yes' 가 나오지 않으면, 2024년은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결국 제품력, 운영력, 사람력의 조합으로 (제품이 일단 확실히 좋아야 하는데, 제품의 부족함이 일부 있다면 운영력으로 보완하고, 운영력으로 커버되지 못하는 부분은 사람의 힘으로 메꾼다) 1)~3) 중 하나라도 Yes 를 받지 못하면 2024년은 도태의 한 해가 아닌, 망할지도 모르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내년 스타트업 경기는 내가 어제 느낀 팔로알토의 거리와 비슷할 것 같다. 

어디는 잘 되는데, 대부분은 잘 안되는. 

잘 되는 회사의 소식과 잘 안되는 회사들의 소식이 공존하는.

스타트업 경기 풀렸나 싶으면서도, 스타트업 경기가 힘든 소식이 들려오는.


과연 우리 회사는 셋 중 1개 이상의 yes를 받을 수 있을까? 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그렇다" 라고 확실하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Big Tech 도 마찬가지다. 내년은 진짜 뚜껑 열어봐야 한다.


위와 같은 극단적 불확실성 속에서 살고 있지만, 내년을 예측하려는 노력 보다는, 당장의 제품력/운영력/사람력의 조합을 더 강화하는 데에 200%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링글로 비유해 보자면, 올 11~12월은 '링글의 2024년 전망/계획을 수립하는 데에 시간 쓰기 보다는, 10분이라도 더 현재의 유저 대상 서비스 품질/경험 개선 및 유저와의 협업을 통한 신규 유저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4년, 어렵고 난해한 한 해가 될 듯 하지만... 그래도 2024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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