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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May 17. 2017

"유료화 시점"을 고민하던 시기, 팀을 살린 조언

Start-up 을 하는데 있어 "멘토"의 힘 

Ringle 초창기, 성파님과 two-men-team 이던 시절, 홈페이지 없이 Google Hangout, Gmail, Doodle, 카카오톡에 의존하여, 1:1 화상 수업을 Test 하던 시절이 있었다. (카카오톡/두들로 수업 일정을 받고, Gmail 로 교재를 전달하고, Google Hangout 으로 영상 수업을 제공하고, Google 설문 기능 및 보이스톡을 통해 수업 피드백을 받았던 시절) 


당시 고객 분들께는 수업을 무료로 제공드리고, Tutor 들에게는  수업료를 pay 를 하며, "최적 수업 모델" (수업 1회 시간은 몇 분이 적당하는 , 교재는 어떤 형식이어야 하는지, 수업은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고객이 가장 영어를 적극적으로 구사할 때는 어떤 상황인지 등) 을 Test 하던 시절이었다. 30~40명의 Tester (주로 전 직장 지인들 or 지인들의 친구들)를 대상으로 4~5개월 정도 Test 를 진행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 정도면 어느정도 서비스의 구색을 갖춘 듯 하니, 곧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Tester 중 78~80% 정도가 유료화해도 Ringle 을 이용해 보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시기였기에, 더더욱 빠르게 유료화 전환을 해보고 싶었다 (당시는 펀딩도 받지 못하고 자비로 버티던 시기였는데, MBA 학비에 생활비까지 지출하여 거지 행색을 하며 살던 시기였기에... 유료화가 절실했다 ㅠㅠ)


그 무렵, MBA 봄 방학을 맞이하여 잠시 한국 방문했다. Tester 고객 분들을 만나며, 유료화 전환을 위한 최종 준비를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마침, 사업 멘토이신 데브시스터즈 이지훈 대표님께서 잠시 시간을 내주셔서,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고 근황을 설명드렸다. 


"대표님, 이제 유료화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오,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고객 1명이라도 정말 100~150% 시킨 경험/기억이 있나요? 고객 분들이 우와~~ 이거 진짜 좋다! 라고 감탄할 정도의 서비스 Quality 까지 지금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하나요?"


"아직 그렇게 감탄한 Test 분은 없었습니다. 대다수 Tester 분들이 '이 정도면 괜찮네. 유료화 전환해도 계속 이용할께요' 정도이지 '우와~~~ 이런 서비스 만들어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정도는 아닌 듯 합니다"


"그럼 유료화를 하기 보다는, 앞으로 1~2달 동안, 정말 전력을 다해서 Tester 분들이 모두 진심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정도의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해보세요. 1~2달 이후 그 분들이 감동을 느끼실 때 정식 유료화 서비스 런칭하세요. 1~2달 이후에도 Tester 분들이 여전히 감동 못하시면 다시 한 번 전력을 다해 업그레이드 해보세요"


대표님의 조언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정말 1명이라도 100% 만족 시킨 기억이 나지 않았다. 1명의 Tester 라도, 진심 감사함을 표현한 기억도 없었다. 


조언을 들은 이후, 관성적으로 유료화를 준비하긴 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날수록 대표님의 조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더 크게 자리잡았다. 그리고, 성파와 미팅을 할 때 대표님의 조언을 공유했는데, 성파도 진심으로 공감했기에 '1~2달 간 더 버텨보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즉, 유료화를 하려면 가격, 결제모듈 등등을 고민해야 했는데, 그 고민 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객이 40분 동안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서비스적 요소를 보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Ringle 을 창업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서, MBA 1학년 마지막 쿼터 동안 (약 8주), 30명 Tester 를 대상으로 전력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계속 받으면서, 서비스를 실시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갔다. 지금의 Ringle 의 핵심 feature 들은 사실 그 시기에 시작된 것이 많다.


2년이 훌쩍 지난 2017년 5월, 카이스트로 강연을 하러 가는 버스 안에서, 창업에 대한 강연 자료를 준비하다가  대표님이 해주신 조언이 문득 떠올랐다.


그 때 그 조언을 듣지 못했다면, 그래서 유료화를 성급하게 진행했더라면, Ringle 은 지금보다 더더욱 후퇴한 모습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도 가야할 길이 멀고 멀지만..)


그리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2가지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사업 경험이 있으신 & 나를 잘 알고 나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멘토.


2. 고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80% 만족이 아닌 150% 만족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정신.


오늘 카이스트 강연에서 이런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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