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에 방문하시는 유저 분들과 취업, 유학, 이직, 일 잘하는 것 등등 논의 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누군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등등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다.
미국/유럽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빨리 시작하는 환경에서 교육을 받는다. '나'에 초점을 맞춘 사회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개인주의적인 환경이라 표현하고, 누군가는 '1인칭 사회'라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그래서 네 생각, 네 의견이 뭐야?"라는 질문에 어린 시절부터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 사람들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교육 과정에서 많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마주하는 질문 "어떤 대학 가고 싶어? 어떻게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개발자 또는 의사가 되는 것은 어때?" 및 커서도 마주하는 질문 "어떤 회사 취업할래? 결혼은 언제할래?" 등등에 공통적으로 빠진 것은 '나'이다. 한국에서는 내가 누군지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서양권 대비는 부족하다.
그래서, 고민을 가지고 찾아오는 유저 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내가 누군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듯 하다. 특히나 Stanford 관심있어서 오시는 분들은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 에세이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
내가 누군지 잘 아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1) 말과 글이 쉽다. 2) 의사결정이 단순하다. 3) 일관적이다. 4) 사람을 편하게 대한다. 5) 실행력이 좋다.
1) 말과 글이 쉽다.
이 세상에 가장 쉬운 말은 '솔직하게 말하기'이다. 가장 쉬운 글도 '솔직한 글쓰기'이다. 사람들이 말과 글을 어려워하는 것은, '내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애매하기 때문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그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맞는지?' 헷갈려하기 때문이다.
솔직한 내 모습을 내가 객관적/주관적으로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는 순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쉬워지고, 그 때부터 말과 글이 더 쉽게 나가게 된다. 솔직함 속에는 불명확한것도, 부정확한것도, 입증해야 하는 것도 없다.
2) 의사결정이 단순하다.
의사결정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나를 잘 모르는 것'에 기인한다. 이야기 하다 보면, 어느 지점이 지났을 때 "솔직히,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뭡니까? 그거 왜 하고 싶어요? 그런데 왜 안하거나 못하고 있어요?"라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는 기업 관련된 의사결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리더가 본인이 누군지 잘 알고, 회사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회사의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있으면, 의사결정은 하면 되는 것이다. 데이터 많다고 내가 누군지 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 일관적이다
내가 누군지에 대한 솔직한 이해가 생기고,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기 시작하면, 일관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랬다 저랬다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지금 솔직한 나의 상태이면, 일관적이지 않은 것 자체가 지금 내 모습인 것이고, 그 뿐이다.
4) 사람을 편하게 대한다.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게 되는 순간,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편해지고 좋은 의미에서 더 쉬워진다. 나도 솔직하게 말하고, 상대방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상대방에게 이렇게 비춰졌으면 좋겠어'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다. 솔직한 내 모습이 있는데, 그 모습을 인지한 상태에서는... 내가 굳이 이렇게 저렇게 비춰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5) 실행력이 좋다.
내가 나를 명확히 인지한 상황에서는, next step 은 명확하다. 하면 되고, 들으면 된다.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 사이에서 고민 (할까? 말까? 이게 맞을까? 저게 맞지 않을까? 등)은 많지 않다.
내가 나를 솔직하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이 해보고, 많이 피드백 받는 것이다. 일단 뭔가 많이 해봐야 '나라는 사람의 실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드러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아 보면,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조금 씩 조금 씩 알아가게 된다. 이왕이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친구에게 오래 꾸준히 여러번 피드백 받다 보면, 내가 나를 더 정확하고, 더 소중하게 인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소중한 친구에게는 굳이 더 잘 보일 필요도 없고, 굳이 뭔가를 숨길 필요도 없고, 그 친구의 존재가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결심도 좋다. 고민도 좋다. 그런데 그 방향이 '내가 나를 아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 내가 내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 에서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모든게 쉬워지고, 결정이 빨라지고, 그냥 그 다음부터는 하면 되고, 넘어지면 일어서서 또 하면 되고, 그 과정에서 배우면 되고, 그 과정에서 좋은 친구들과 계속 소통하며 내가 누군지 더 깊고 소중하게 알아가면 된다.
소중한 나를 위해, 내가 누군지 잘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