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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Mar 07. 2024

나 오늘 또 잘못했구나.

창업 후 매일 하는 고민은, '나 오늘 또 잘못 (결정, 행동, 언행, 생각) 했구나' 이다.


위의 고민, BCG 시절보다 더 많이한다. 과거에는 '나 잘했어. 솔직히... 못하지는 않았어. 내일 더 잘하자'라며 마음 추스리는데에 많은 에너지를 썼다면, 창업 후에는 '나 오늘 또 잘못했구나'로 시작되는 고민을 매일 여러번 하게 되는 듯 하다. 


하지만, '오늘 또 잘못했구나. 이게 내 한계인가봐' 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그렇게 생각하고도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혼자 시작했고 지금도 혼자 하고 있으면 '그래 이게 내 한계인가보다' 하고 이따금 받아들였겠지만, 지금은 팀이 있고, 애써 번 돈을 Ringle에 지불하며 서비스를 이용 중이신 유저도 있고, 어렵게 어렵게 모은 투자금을 믿고 투자해주신 주신 분들도 있기 때문에... 웃어 넘길 수 없는 듯하다. 


오늘 또 잘못했음을 인지할 때, 무의식적으로 내재화 된 사고의 흐름은 아래와 같은 듯하다. 


1. 남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만 한다.


핑계거리 찾고 싶은 유혹, 남 탓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중심으로 생각하려 한다. 남 탓하면 팀은 무너지는데 대안은 생기지 않고, 결국 '당신들의 천국'으로 스타트업은 마무리 되는 듯하다. 내 탓하면, 한 번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팀과 함께 만들 수 있다.


2. 포기하지 않고, 더 잘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부정문은 생각의 흐름에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이번에도 안될 것 같아' '이게 될까..? 안될 것 같은데..' 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안되는 것은 없어. 어떻게든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꺼야' '(쉽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되게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더 잘하면 될까?' 위주로 고민하려 한다. 


사실 창업은 진짜 잘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고, 굳이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잘하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이기에, 그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간절하면 절망/포기 보다는 끝까지 탐색을 하게 되는 듯하다.


3. 가끔은 '내일 하자' 하고, 때로는 '오늘 끝내자' 한다.


오늘 보다는 내일 하면 더 좋을 것 같을 때에는 잠시 내일로 미룬다. 아침에 할 때 더 좋은 마음으로 집중해서 잘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때로는  오늘 흐름을 이어서 무조건 끝내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내 상태와 주변의 상황을 잘 고려하여, 내일 이어 할 일과 오늘 끝낼 일을 잘 구분하려고 노력한다.


4. 웃음을 일지 말자.


아무리 '내가 결정을 잘못했나..' 고민하는 순간일 지라도, 웃음을 놓지는 않으려고 한다. 웃을 수는 없어도 남들 보기에 심각해 보이는 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내 힘듬이 남에게까지 전가될 필요는 정말 없기 때문이다. 내 고민을 건전하고 긍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내 고민은 내 안에서 끝낼 필요가 있다. 


5. 솔직하자. 단 표현을 잘하자.


때로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표현할 때가 필요하다. 괜히 아는 척, 괜찮은 척 하는 것이 도움이 안될때가 많다. 


다만 표현을 정말 잘해야 한다. '나도 잘 모르겠어' 라고 표현하는 것과 '아직은 잘 모르겠어. 지켜보며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네' 라고 표현하는 것은 다르다. '아직은' 이라는 단어와 '지켜보며 고민하고 있는데' 라는 표현이 다른 사람에게 풍기는 뉘앙스는, '저 사람 계속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상황에 있구나. 그래도 뭔가 찾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도움되는 것은 무조건 들으려 하는구나' 라는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은 실패의 반복이고, '나는 계속 잘못하는 인간이다' 를 끊임없이 확인할 수밖에 없는 힘듦의 연속이다. 다만, 그래도 잘할 수 있는 기회가 끊임없이 계속 주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잘 버티면 기회는 언제고 찾아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내일은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탐구하고 실행하며 하루하루 버티는 과정 자체가 사실 즐겁기도 하다. 만들고 싶은 것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있는데, 그냥 더 잘하면 되지 무슨 고민이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아무쪼록 오늘도 또 잘못함을 반성하고 있지만, 나를 힘들게하는 생각이 아닌 내일을 위한 다짐이 되길 바라며,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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