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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7시간전

한 끝 차이인, 원망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

과거 MBA 지원 후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을 때, 특히 스탠퍼드 지원 후 웨이팅 리스트까지 갔다가 마지막에 불합격(Ding) 이메일을 받았을 때, '나는 충분히 자격이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는 안되는 걸까? 내가 운이 없나? 하나님은 왜 나를 도와주지 않으시는 걸까?' 하고 원망했던 적이 있다.


다만, 그 다음 해에 심기일전해서 다시 지원했을 때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재지원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1) 스폰서십 지원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2) 회사를 퇴사하고 MBA에 입학할 수 있었으며, 3) 그 과정에서 Pre-MBA 인턴십(데브시스터즈)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해 미리 배울 수 있었고, 4) MBA 입학 후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감사의 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내재화된 습관이 하나 있다면, 일이 생각대로 잘되지 않을 때 원망보다는 감사를 하는 것이다. 원망은 '나는 자격이 충분하다'는 전제에서 비롯되는 마음이다. 반면, 감사는 '나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데…'에서 비롯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망의 끝에는 사실 다음 단계가 없다. 원망은 자기 위안조차 되지 않는 마음이다. 하지만 감사는 '일이 생각만큼 잘 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오늘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졌고, 내일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질 것에 대한 감사'를 내포하고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아직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를 가치 있게 여기는 마음가짐이다.


오늘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다시 한번 원망보다는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고 묵상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많은 죄를 짓고 살면서 구원의 자격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인데, 그럼에도 하루의 끝에 일을 찾지 못한 사람에게 1데나리온(하루 품삯)을 주며 포도원으로 초대하는 주인의 마음처럼, '함께 가자'며 손 내밀어주시는 은혜를 느끼며 원망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다. 원망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남은 2024년을 잘 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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