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전환점에 늘 존재하는 것.
커리어/인생을 회고하다 보면, 회고 초반 무작정 팝업처럼 떠오르는 기억들이 점차 걷어지고, 진짜 중요한 기억들이 다시 발견되는 과정에서 '지금 생각해보니..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구나..' 깨달음이 임하며 '내 삶의 전환점'을 뒤늦게 인지하게 된다.
그 전환점들의 공통점은, 1) 힘들었던 순간이었고, 2) 그 순간 우연히 만났던 사람, 그리고 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2)를 기점으로 조금 씩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하며 2)는 조금 씩 잊혀지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뒤 다시 회고를 하다 보면 1)의 힘듬이 떠오르고, 2)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깨달음이 찾아오고, 기억과 마음, 행동에 아로새겨진다.
그렇듯 사람의 성장에는 늘 사람, 그리고 대화가 있다.
그리고, 교육업을 하는 입장에서, 유저의 성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의미있는 사람/대화/기억의 조합을 만들어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
요즘 고민은, 기술이 지속 발전하고 있는 요즘 시대인데... '왜 사람의 성장은 더 둔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일까?' 이다. 이번 대한민국 대선 토론만 해도, 토론의 quality에 실망한 사람들이 찾아 보는 것은 '20~30년 전 노무현/이회창 후보의 토론 영상'이라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요즘 세대의 삶 속에 '기억에 남을 만한 사람, 그리고 대화가 부재하다'는 생각을 꽤 많이 한다.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것들을 끊임없이 반복하다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의 부재'가 발생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우울감이 찾아오면 과거는 지옥이 되고 현재는 벗어나고 싶은 현실이 되며, 미래는 기대감 없이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되는 듯하다.
AI 는 아쉽게도 사람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중요한 순간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그게 기술의 한계이다. 사람은 사람에 반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AI 는 정촉매가 될 수는 있어도, 촉매 이상의 역할을 하기는.. 아직까지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의 기억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그리고 그 기록을 또 다른 성장의 단초로 활용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어떻게 해야 하고, AI 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 고민이 교육업을 영위하는 도전자들의 핵심 질문이 아닐까 싶다.
생존이 급선무인 시대이긴 하지만, 이런 중요한 문제의식 하나, 그리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이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에 대한 꿈 하나는 간직하려고 한다. 그래야 생존을 위해 버텨나가는 시기에도, 왜 '잘' 버텨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 그리고 대화. 우리의 기억 속에 의미있는 기억이 자리잡고 있는지, 그리고 오늘도 그런 기억이 생성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