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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A만 존재하는 삶.

by 이승훈 Hoon Lee


도전적 Plan A를 추구 시, Plan B도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답이 없기도 하다.


다만, 내 삶을 되돌이켜보면, 나는 중요한 마일스톤에 있어서는 'Plan A 추구형' (Risk 를 감수하고 Plan A 만 파는 형) 이었던 것 같다.


대학교도 그랬고, 첫 취업도 그랬고, MBA 도 그랬다. Plan B 에 대한 준비/고려 없이,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을 정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all-in 했었다. 참고로, 객관적인 나의 실력으로는 '실패 확률이 매우 큰 도전'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야할 이유가 있단 말이다'는 집념으로 밀어붙였었고, 그래서 plan B 없이 plan A에만 집착(?)하며 끌고 갔었던 듯하다.


물론, 돌아가는 과정도 있었다. 대학교에서는 전과를 했고, 취업은.. Associate 선발 과정에서는 운 좋게 한 번에 잘 했지만, 컨설팅 준비 과정에서 전력 컨설팅 사 인턴 지원 시 탈락의 고배를 정말 많이 마셨었고, MBA 는 재수를 했다(MBA 재수하는 사람 많지 않다). 그래도 운 좋게 어찌저찌 원하는 곳에 가까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이다. 펀드레이징할 때, 그리고 앞날을 설계할 때, Plan A 를 포기해 본적은 없다.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될 지언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 및 운이 따라주지 않는 역풍의 시간을 때려맞을 지언정, Plan A 를 포기한적은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생각하는 것은 비전/전략을 세우고 업데이트 하는 과정은, '상황에 맞게 재정의하고 맞춤 설계하는 것'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비전은 지켜나가는 것이고, 실낯같은 희망이라도 그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 ' 이라는 생각이 든다. BCG 다닐 때에는 비전/전략을 'client 의 니드를 반영하여 상황에 맞게 잘 정의하고 설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창업을 해보니 비전/전략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기도 했다. (대리인으로서 client 회사의 비전/전략을 세우는 것과, 내가 공동창업자와 함께 세운 회사의 비전/전략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의 차이일 수도 있다) 과연 그 고집이 이번에도 통할까? 고민이 들 때도 있지만, 반대로... '이번에라고 다르겠어? 고생 좀 많이 하다가 결국 목표대로 되겠지. 늘 그래왔듯이' 라는 근거없는 생각으로 수렴할 때가 많고, 그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고 쭉 끌어 나가고 있다.


Plan A 만 존재하는 삶의 비전/전략은 위험하고 위태롭다. 하지만 매우 단순하기도 한다. '나는 무조건 올라갈 수 있는 높은 곳으로 간다.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달성 전략의 핵심은 될 때까지 한다' 이다


이번에도 그 방식이 통하길, 창업 후 11년이 지난 지금도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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