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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는 회사는 팀의 책임감/오너십이 남다르다.

by 이승훈 Hoon Lee

잘 하는 회사는 팀원들의 책임감/오너십이 남다르다.


과거 BCG 시절, Client 별 특징이 있었다.


Category 1. 프로젝트 끝나고 3~6개월 뒤에 연락을 하는 client (승훈님, 그 동안 잘 지내고 있죠? 시간 참 빠르네. 그 때 그 내용을 이제서야 하게 되었는데, 그... 보고서에 있었던 내용 말이야.. 다시 설명해 줄 수 있어요?)


Category 2. 프로젝트 끝나고 1~3개월 내로 연락을 하는 client (승훈님, 나 지금 그 프로젝트 follow-up 하고 있어 ㅎㅎ 그 때 그 내용 다시 한 번 설명해 줄 수 있어요?)


Category 3. 프로젝트 진행 중에 계속 연락하는 client (승훈님, 어제 줬던 그 데이터.. 좀 이상한데? 설명 좀 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메세지가 맞는 메세지인가? 나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 같은데.. 같이 논의해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나에게 설명해 준 그 정보, 그거 어디서 받았어요? 그거 공유 가능한가? 팀에게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암튼 이따가 빠르게 논의합시다)


내 기억이 맞다면, 1에도 속하지 않는 회사가 20~30%, 1에 속하는 회사가 솔직히 20~30%, 2의 회사가 20~30%, 3의 회사는 10% 이내였다.


그리고 3에 속하는 회사인데, 그냥 오래 일 시키려고 트집을 잡는 client 와, 송곳같은 질문으로 날카롭게 찔러대는 client 와 구분할 수 있었는데, 그 둘의 특징은.. 송곳같은 질문을 날려대는 client 는 본인이 보고서에 대한 직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었고, 트집잡는 client 는 '무엇이든 최대한 많이 뽑아내라'는 지령을 받은 분들이었다는 것이다.


3의 회사 중 송곳같은 질문을 하는 client 실무진이 있는 회사의 실적은 1) 경기가 좋을 떄에는 매우 좋았고, 2) 경기가 안좋을때에는 위기가 찾아왔지만 잘 버텨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분들은 우리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했는데, 우리보다 industry 및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었기 때문에, 컨설턴트로서 매우 높은 긴장감으로 일할 수밖에 없어서 지적 챌린지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는데, 그 만큼 프로젝트 종료 시 보람/성장도 크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1~2 회사는 설령 수익은 안정적으로 꾸준히 내는 곳들은 있어도, 압도적 성장을 꾸준히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다.


각 회사 별 차이는 구성원의 책임감/오너십에 있었다. 그리고 그 책임감/오너십은 리더십의 꿈의 크기/긴장감/태도에서 전이되어다. 리더가 목표에 진심이고, 업계 최정상에 오르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무리수를 띄우고 (1등 하려면 무리해야 한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최전방에서 뛰고, 회사에서 10년 이상 일하며 핵심 인재가 된 사람들이 중간에서 더 빠르게 실행하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아줬다.


재밌는 것은, 3에 속한 회사가 항상 3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순간 지배구조, 리더십 등이 흔들리면 3에 속한 회사가 1~2로 가는 일은 1~2년 내에 순식간에 일어났다. 3이 3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지한다를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는 메타 등 미국 빅테크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Category 3에 속해야 한다. 협력사/고객사에 더 빨리 회신줘야 하고, 더 자주 찾아가야 하고, 외주사와 협업 시에는 '믿고 맡긴다'는 마음이 아닌 '내가 더 push 해서 우리회사 성과와 직결되는 방법을 더 받아낸다'는 마음으로 속된말로 단 하루도 가만히 둬서는 안된다.


우리회사는 category 1~3 중 어디에 속해있는지? 매일/매주/매달 고민해야 하고, category 3 을 유지하기 위해, 더 큰 책임감/오너십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더 빠르게 달려가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고민하고 제시하고 또 제시하고 또 제시하며 나아가야 한다.


Ringle 은 정작 그렇게 하고 있는지, 반성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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