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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문제가 아니라, 40대가 문제다.

by 이승훈 Hoon Lee

20대가 문제가 아니라, 40대가 문제다.


'젠지가 문제다'는 이야기가 많이 돈다. 지금의 20대는 일을 열심히 안하고 자기 주장만 강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20대는 항상 문제였다. X 세대는 '허파에 바람들어간 세대 (염색하고 찢어진 청바지 입고 다니는...)'였고, 밀레니얼 세대는 위아래가 없고 버릇이 없으며 나약한 세대였다. 즉, 젠지가 문제라기 보다는 20대는 키워드만 다를 뿐 항상 문제로 여겨지는 세대였다.


다만, 내가 20대일 때 본 20대, 30대일 때 본 20대, 40대일 때 본 20대는 사실 거의 유사하다. 그들 중 일정 비율의 인재들은 여전히 자기 개발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성장시켜 줄 기회를 찾으며,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강도 높은 준비를 하고 있다. 20대의 경쟁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태도/역량 측면에서 유사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문제는 40~50대이다.


할아버지 세대의 40대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후대에게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인생을 바치신 분들이다 (주 6일 근무는 기본이었다)


아버지 세대의 40대는 IMF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모으기 등 자산도 기부하고, 구조조정의 여파에서도 어떻게든 버텨내며 위기 극복을 일군 분들이다.


그런데 지금의 40대는, 솔직히 할아버지가 희생에서 물려준 유산, 아버지가 헌신에서 물려준 유산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세대가 아닐까 싶다. 세대를 위한 헌신 보다는, '나 하나만 잘살자'에 급급하고, 도전 보다는 유지에 집중하는 세대가 아닐까 싶다.


20대의 경쟁력은 변함 없으나, 40대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40대가 '20대 문제 많다. 나 때는 안그랬는데' 하는 것도 문제 아닌가? 라는 생각 많이 한다.


미국은 Yahoo 를 이긴 Google, Google 을 이긴 엔비디아 등 새로운 세대가 '도전 정신'으로 만든 기업들이 계속 왕좌를 물려 받으며 시장 전체를 키우고 있다. 교육도 '의사가 되라' 보다는 '새 시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은 과거에 만들어진 기업이 오히려 미래를 건 도전 및 혁신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세대에서 만든 기업은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고 편협한 사고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는 내가 속한 40대가 20대 보다 과거 대비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세대처럼 보인다. 실패할지언정, 도전하고 개척하는 30~40대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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